1시간20분 거리행진 "불법파견 철폐하라!"...현대차지부 2시간 잔업거부

▲ 27일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27일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승리를 염원하는 함성이 울산에서 울려퍼졌다.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27일 오후 2시 울산 태화강역(구 울산역) 앞에서 개최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사측의 교섭을 촉구하며  2시간 잔업을 거부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현대차는 이미 대법원에 판결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판결에 따르라”고 촉구하고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 열의와 열정을 받아안아 승리로 결속시키자”면서 민주노총 전제 조직과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 연대를 강조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당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철폐를 촉구하며 총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투쟁을 지지하며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수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과 전화가 연결됐다. 이 지회장은 “이곳 농성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먹을거리가 떨어져 하루 한 끼는 굶는 상황이 벌어지고, 사측의 단전을 취하고, 원하청을 가르는 선무방송, 보수언론을 동원 등을 비롯해 온갖 방식의 방해가 취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회장은 “하지만 우리 농성대오는 단전이 돼도 우리 투쟁의지로 이곳을 밝히며, 회사 측 어떤 탄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모든 것을 걸고 이곳을 사수해 나중에 웃으며 동지들 곁으로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엄호하며 이곳까지 달려온 동지들이 있어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두렵지도 않”고 말해 농성대오가 굳건함을 상기시키고 “전국에서 우리 투쟁을 응원하고 지지해줘 우리 농성장은 행복하다”고 말해 연대동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지속적인 연대를 주문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사측의 탄압은 우리 투쟁이 그만큼 완고함을, 우리 투쟁의 정당성과 명분이 뚜렷함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깡다구밖에 없으며 비정규직 철폐만을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하고 “걸코 후회없는 투쟁을 끝까지 전개해 승리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27일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금속노조 이경훈 현대차지부장이 27일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 발언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27일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파업을 시작한 지 오늘로 13일째”라고 전하고 “우리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연대다운 연대를 해보지 못했지만 이번 투쟁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가 이뤼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져 인간이 신분으로 차별받는 세상이 계속된다면 우리 전망은 없다”면서 “더 이상 비정규직에게 아픔을 줘선 안되며, 이런 삶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말하고 “지금 1공장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 아름다운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어제 13시간 금속노조-현대차지부-비정규직3지회 등 3주체 회의를 통해 하나의 내용을 만들었고 우리는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강제할 것”이라면서 “사회보장이 제대로 되고, 노동자가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인들도 힘써달라”며 야당 정치인들에게 당부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도 “오늘 새벽 6시 3주체 회의를 마치고 현대차를 나오면서 수많은 통근버스들이 줄지어 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하고 “2만5천명 정규직이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1인당 3만원 수당을 포기하며 잔업 2시간을 거부하는 모습을 처음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결심한 금속노동자 15만 총파업과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통해 비정규직 투쟁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후 3시50분 경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대오가 일제히 행진에 나서 현대자동차 구 정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태화강역을 출발해 효문4거리를 거쳐 현대자동차까지 편도 3차선을 점거한 채 행진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야당 대표자들이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 철폐하라! 정규직회 쟁취하자!”고 적은 현수막을 들고 맨 선두에 섰다. 그 뒤를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와 가족대책위, 금속노조, 민주노총 가맹 산별연맹들, 연대단위 등이 이었다.

행진대오는 “아이에게 비정규직을 대물림하지 말자”, “쟁취! 정규직화”, “울산시민 하나되어 비정규직 철폐하자!”, “현대자동차는 교섭에 나서라”, “우리는 원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정규직화 보장하라!”고 씌어진 피켓을 높이 들고 현대판 노예노동인 비정규직을 없앨 것을 촉구했다.

▲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현대차비정규직노조 가족대책위 소속 한 회원이 피켓을 들고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현대차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이 13일차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또 “불법파견 인정하고 정몽구는 사죄하라!”, “원하청 공동투쟁 비정규직 철폐하자!”,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민주노총 단결투쟁 비정규직 철폐하자!”, “불법파견 사죄하고 교섭에 나서라!”고 구호를 외치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1시간20여 분을 행진해 현대차 구 정문 앞에 도착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울산1공장을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향해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곧이어 진행된 마무리집회에서 이상진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은 “태화강역에서 이곳까지 긴 거리를 걸으며 지난 전태일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때 비정규직 노동자의 연설을 되새겼다”고 말하고 “그는 민주노총이 지금 비정규직 투쟁을 말하는 것이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주노총을 믿고 비정규직을 끝장내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공장 안에서 투쟁하는 저 동지들을 우리가 외면한다면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전체 1500만 노동자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말로만 그치지 말고 실천을,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의 삶을 끝장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만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부지회장은 “최근 사측 관리자들이 김밥조차 막기 시작해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 이경훈 지부장이 식량반입을 돕기 위해 1공장에 들어가 있다”고 전하고 “13일차 비정규직 파업투쟁을 지지엄호하며 우리 지부 정규직 대의원과 현장위원들이 비지회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지회장은 “우리 자식들이 비정규직 굴레를 쓴채 살아가지 않도록, 모두가 동등하게 정규직으로 살기위해 우리는 투쟁할 것이며, 현대차는 조속히 교섭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은미 현대차비정규직가족대책위 대표는 “우리 가족대책위에는 공장 안에 남편을 둔 아내, 아들 둘을 들여보낸 어머니가 계시는가 하면 남편과 사위가 비정규직인 사람도 있다”고 전하고 “울산시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우리도 독하게 마음먹고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울산본부는 7월22일 불법파견 이후 곧 촉발될 비정규직 투쟁을 지역차원에서 어떻게 지지엄호할지를 고민했고, 지역시민사회단체 22개를 모아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아침 출근선전전과 오후 시내 선전전 등을 펼쳐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7년 투쟁 때 정주영 전 회장이 자기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 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굳건히 투쟁해 자랑스런 민주노총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싸워왔듯이, 그 아들인 정몽구 회장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절대 안 된다고 할지 모르나 우리는 이번 비정규직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민주노총 지침을 가장 선두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투쟁하는 이들”이라면서 “저 ‘몽구산성’이 우리를 안팎으로 갈라져도 우리의 연대와 투쟁승리에 대한 결의는 더 드높아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마친 대오는 오후 5시50분 경 현대차 정문 앞 48시간 농성에 돌입했다.

▲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마무리 집회에 참가한 현대차비정규지회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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