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보신각 앞 첫 촛불...“현대차는 조건없이 교섭에 나서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간접고용 철폐와 정규직화 전환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혀들었다.

‘대법원 판결 수용! 폭력탄압 중단! 간접고용 철폐!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촉구 촛불집회’가 29일 오후 7시30분 서울 보신각 앞에서 현대차비정규투쟁승리를위한공동행동 주최로 개최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울산1공장을 점거하고 파업투쟁에 돌입한지 15일차를 맞은 29일 오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17명이 상경해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5일 현대자동차 자본의 울산공장 시트사업부 동성기업폐업조치를 통해 비정규지회 파업투쟁을 사전에 무력화하려 했고 이에 맞서 노동자들은 1공장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울산·전주·아산 세 지회는 공동투쟁을 벌이며 현대차지부·금속노조 등과 함께 연대고리를 쥐고 정규직화를 쟁취할 때까지 완강히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촛불집회 여는 말을 통해 “오늘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 우리 민주노총 위원장께서 참가해 정규직 동지들의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정을 응원하고 왔다”고 전하고 “완고한 결사의지를 갖고 투쟁하는 우리 비정규직 동지들 투쟁전선을 울산에서 전국으로 퍼뜨리고 서울 한복판으로 확장시킬 것인가가 우리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이 땅 비정규직 문제 근본을 해결하는 투쟁을 울산 비정규직 동지들이 시작했으며 이 투쟁을 모두가 힘모아 승리해야 한다”면서 “오늘 촛불을 시작으로 모든 정치세력, 시민사회단체, 시민대중이 함께 손 잡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투쟁의 정당성을 널리 알리자”고 다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엊그제 황인화 동지 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받고 1시간 이상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고 말하고 “이제 서른두살 창창한 나이의 그는 정이 많고 사람을 좋아해 요즘도 진통이 잦아들면 누구든 붙잡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더 가슴이 아팠다”토로했다.

이어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자신 몸에 불을 지른 그 동지의 고통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면 대법도, 우리 국민의 인식도 우리 편인 지금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 농성조합원들 투쟁에 우리 모두 힘을 실어주자”고 역설했다.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1공장 점거농성 들어간 후 울산을 방문해 3공장 동지들과 간담회를 하는데 각자 자기소개를 하면서 ‘3공장 OO업체소속이다’, ‘3공장 OO사업장 소속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고 “그 동지들에게 ‘우리 이제 당당히 3공장 소속이라고 말하자, 그것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 아니냐’고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자본가들이 직접고용, 간접고용, 특수고용, 불법고용으로 다양하게 고용하면서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지배하고 착취하며 연대를 가로막아 저항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고 “우리 투쟁의 이유와 목적이 분명한 만큼 더 이상 우리 노동자들 고용을 갈갈이 찢어 장난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위원장은 “현대차 자본이 시트사업부에서 노동자들을 개 끌듯 폭행한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공장을 점거한 후 정몽구 회장은 ‘1공장을 폐쇄하는 한이 있어도 양보 못한다’고 하다가 ‘지켜보자’고 하더니 이제 ‘청와대와 전경련에서 신경 안쓰면 좋겠다, 너무 완고해서 어디 말을 들을 수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며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이 강고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이제 비로소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대화하자고 하지만 농성을 풀라는 전제조선을 달고 있는데 농성을 풀면 대화가 진행될리 업다”면서 “한반도에 전쟁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현대차 노동자들 투쟁이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들이 몰아치는 북풍을 울산의 따뜻한 남풍으로 막아내고 우리 조합원들 상경투쟁이 외롭지 않고 고립되지 않게 함께 지키자”고 다짐했다.

한 참가자가 자유발언에 나섰다. “연세대 국문학과 3학년 애숙”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은 “얼마전 스마트폰을 샀는데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농성 노동자들이 보내오는 소식을 보면서 내가 뭘 해야 하나 하는 마음에 너무 답답하기만 했다”고 말하고 “저는 이제 문과대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학우들에게 알려내고 온 국민을 비정규직 노예노동으로 몰아가는 정권과 자본의 음모에 맞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늘 상경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한 동지가 마이크를 잡았다. 우상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회 조합원은 “정규직화의 일념을 안고 정몽구 사장에게 우리 의지를 보이려 상경했다”면서 “1공장 안에서 우리 동지들이 라인을 점거한 채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상수 지회장은 저와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땀흘리던 형이고 아직 결혼도 못한 노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10월30일 비정규노동자대회 때 제가 이상수 지회장 머리를 깎아주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참으며 ‘형, 우리 정규직돼서 형 장가가면 내가 부조 10만원 할게’하고 농담을 했다”고 말하고 “우리 투쟁에 아직 연대가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조합원은 “저는 해고자 신분으로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중에도 하루에 김밥 한 줄로 배를 채우고, 제대로 덮을 것이 없어 비닐 한 장으로 밤을 새우며 농성하는 우리 동지들을 생각하면 자책감이 들었다”며 눈물을 삼켰다.

우상수 조합원은 “우리는 정몽구 회장에 대해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1공장 동지들을 살리기 위해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농성을 결단했다”면서 “1공장 동지들이 고립되지 랂게 하고 살리려면 동지들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오늘 촛불 참가자들은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비정규직 노동자들 농성에 적극 결합해 함께 할 것을 재차 결의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또 오늘부터 서울 보신각 앞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매일 펼쳐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내일 오후 2시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농성에는 민주노총 가맹산별연맹과 각계각층 연대단위가 결합해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서울 투쟁에 함께 한다.

오늘 촛불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고싶다!”, “대법원도 판결했다 정규직화 실시하라!”, “불법파견 사용하는 정몽구를 구속하라!”, “진짯장이 고용해라 간접고용 철폐하라!”, “중간착취 허용하는 파견제를 철폐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비정규직 철폐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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