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단일노조건설추진위 기자회견...명절휴가비 쟁취 첫사업 추진

▲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전국 15만 단일노조 건설을 선언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전남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결성에 이어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단일노조 건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 조직화와 차별철폐 쟁취를 내건 학교비정규직 전국단일노조건설 추진위가 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조영선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학교비정규직 분과장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학교는 교육기관이기에 모든 일들이 깨끗하고 제대로 됐을 것 같겠지만 학생을 위한 제도들은 계속 나오는 반면 교육주체이기도 한 비정규직 처우개선은 나아지지 않을뿐만 아니라 계약전환 시 용역화까지 이뤄져 고용불안을 겪어야 한다”고 전했다.

조 분과장은 “전국 단일노조로 힘있게 뭉치고 단결해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들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내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국단일노조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의 전국교육기관회계직연합회 대표는 “급식실 조리원 조리사 영양사 등을 비롯해 31개 직종, 더 세부적으로는 50여 개 직종 15만 명이 학교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그 외 파견직, 외주, 단시간 근로한다”고 말하고 “이 나라는 공정한 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제도적 보호장치도 없이 단지 취업규칙만으로 고용관계를 맺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태의 대표는 “학교장은 상시적 고용불안과 처우를 개선할 능력이 없으며 그들로부터 신분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 때문에 10여 년 전부터 노력해왔지만 일부 직종끼리는 해결할 수 없어 학교비정규직들이 전국적으로 하나되는 행동에 나선다”고 선포했다.

박금자 전남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저 역시 16년 간 학교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매년 3월이 올 때마다 재취업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대가는 너무나 불합리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하고 “이제 우리 스스로 발벗고 나서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단일노조를 건설해 자존감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발언을 통해 “12월이면 한해를 정리하고 명절 등 새해를 맞는 들뜬 기분이 되지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비단 학교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이 땅 모든 비정규직들이 계약문제 때문에 시간이 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50여 개 직종을 조직하며 전국단일노조 출범을 앞둔 동지들이 자랑스럽다”면서 “비정규직 없는 학교만들기를 목표로 한 조직과 투쟁은 민주노총이 제안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노동법전면재개정범국본의 투쟁의 한 축이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제2기 전략조직화 사업 일환으로 학교비정규직 조직화도 지원할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어렵게 조직해온 동지들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를 표하며 그 노력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우리 조합원들에게 큰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 단일노조 건설에 나서 세 주체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전국 모든 학교 현장에는 15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땀과 눈물이 어려 있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처우는커녕 고용불안, 저임금, 온갖 차별에 시달리며 학교현장의 유령처럼 살아왔다”고 전하고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일어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은 비정규직으로 살 수 없다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외침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투쟁하겠다는 결의로 타오르고 있다”면서 “기나긴 설움의 세월, 수년 간의 투쟁, 정규직화 쟁취 소망을 담아 오늘 전국 1만 여 학교비정규직 참여를 시작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추진위원회’ 출범을 선포하며, 이는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해 빼앗긴 권리를 쟁취하겠다는 선포”라고 역설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추진위는 “각 직종모임이 15만 학교비정규직 선두에 서서 단결된 실천투쟁을 지역에서 전국에서 힘있게 전개할 것”이라면서 “이 투쟁은 공공부문에서 상시업무임에도 비정규직으로 차별받는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 하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 학교현장에서 고용불안과 저임금 등 온갖 차별에 시달려온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단일노조를 건설해 당당한 교육주체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노동과세계
학교비정규직 전국단일노조건설 추진위에는 민주노총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분과와 전남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교육기관회계직연합, 전국학교회계직조리사회, 전국학교회계직영양사회 등 기존 학교 비정규직 조직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비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온갖 차별철폐, 전면적 호봉제 실시, 전 직종 상시근로, 기능직 공무원화 등 오랜 염원을 쟁취하기 위해 힘 모아 단결키로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건설추진위원회는 현재 상황이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과 간부 양성을 비롯한 획기적 조직확대로 비정규노동운동 토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당면 실천사업으로 명절휴가비 100만원과 고용안정을 쟁취하고, 처우개선안 없는 지역교육청과 교원행정업무 경감에 대응한다.

명절휴가비를 쟁취하기 위해 대교과부 교섭을 벌이고 지역청 추경 편성을 요구하며 학교비정규직 현실을 알리는 10만명 서명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무기계약 전환을 회피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 대응해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처우개선안이 없거나 미미한 지역교육청과 교원행정업무 경감 문제 관련해서도 적극 대응한다.

회견 참가자들은 “말로만 고용안정 무기계약직 회피 웬말?”, “명절상여금이 뭐예요? 학교비정규직 상여금 0%”, “전체노동자 평균임금 216만원, 학교비정규직 근속20년 97만원”, “교장은 가짜사장, 교육감이 진짜사장, 교육감 직계약 전면실시!!!”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을 알렸다.

또 “서러워 못살겠다 명절상여 쟁취하자!”,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라!”, “비정규직없는 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고 구호를 외치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궐기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오늘 기자회견 직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표한 이들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금자 전남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자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운 현실과 학교현장에서의 불합리한 여건들을 토로하고, 민주노총이 학교비정규직 단일노조 건설과 처우 개선을 위한 현장 노동자들 운동을 지원해 줄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도 이에 적극 공감하고 격려하며 총연맹과 전교조 차원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전국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조직을 대표하는 이들은 회견 직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 비정규직의 현실을 공유하는 한편 내년 초 단일노조를 공식출범시키기 위한 조직화를 다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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