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회적 살인이며 자본에 의한 살인...되갚아줄 것”

▲ 2009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치며 77일 간 점거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동자들. 한국 사회가 그들을 계속해서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사진=이명익기자
쌍용자동차 대량해고가 또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쌍용자동자에서 희망퇴직한 황대원 조합원(39세)이 14일 오전 7시 경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결했다. 쌍용차 출신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4월24일 무급자 조합원의 아내가 10층 베란다에서 투신 자살한 후 8개월도 채 안 돼 발생한 이번 참극은 예고된 살인이자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월19일 희망퇴직자 김현욱 조합원 사망에 이어 한 달도 채 안된 비극이다.

자결 사망한 황대원 조합원은 14일 오전 7시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로 부모님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의식이 없는 상황이었고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끝내 운명했다.

1996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한 고故 황대원 조합원은 왼쪽 다리가 의족인 중증장애인이었다. 장애인 특별채용으로 입사했던 황 조합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칼바람에 무참히 공장 밖으로 내쫓겼다.

황 조합원은 의족을 한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에 적극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77일 공장점거투쟁 이후 생계곤란을 겪다 못해 끝내 희망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희망퇴직 후에도 황대원 조합원은 쌍용차지부 조합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활동했다. 일자리를 찾아 동분서주 했지만 장애인에, 쌍용차 출신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안고 있어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황 조합원은 중증장애인이었다. 절대적 사회적 약자였지만 경찰의 폭력 조사와 검찰 기소를 비켜갈 수 없었다. 희망퇴직을 한 후에는 쌍용자동차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영안실에 누워 있는 황 조합원에게 법원의 벌금 고지서가 놓여있는 상황이다.

쌍용자동차 투쟁과정에서 6명 노동자와 가족이 죽어갔고, 투쟁 이후에도 5명 노동자들이 연달아 자결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황 조합원 사망사건은 개인적 차원의 죽음이 아니며, 사회적 살인이고 자본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하고 “집계되지 않은 통계 속에 많은 동지들이 스러지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번민과 갈등을 하며, 쓰린 소주와 담배에 의지한 채 밤 잠 설치고 있을 수많은 동지들을 생각하면 지금 내는 보도자료조차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쌍용자동차지부는 “이번 황대원 조합원 자결의 직접적 책임 당사자는 회계조작으로 정리해고를 강행한 쌍용자동차 사측과 경찰 공권력으로 무참히 생존권을 유린한 이명박 정부에 있다”면서 “해고가 살인을 넘어 가족살인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끔찍한 상황에 내 몰리고 있는 것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2010년 연말의 살풍경”이라고 성토했다.

노조는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며 제대로 갚아 줄 것이다. 조합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파탄나는 가정이 속출하는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반드시 역전시켜 고故 황대원 조합원이 끝내 보려 했던 공장복귀 염원을 실현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그것이 황 조합원을 비롯해 투쟁과정에서 숨져간 동지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분개했다.

고故 황대원 조합원 시신은 송탄 메디웰병원에 안치돼 있다. 장례는 2일 장으로 15일 오전 발인식을 진행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