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장이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부산시민대책위 결성

▲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동조합에 보낸 해고통보 공문.
한진중공업이 생산직 노동자 40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사실상 노동조합과의 어떤 협의과정도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생산직 노동자를 무더기 해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 이유로 수주 부족으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를 꼽았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사측이 필리핀에 조선소를 세워 그곳 현지법인으로 수주를 몰아주고 부산 영도조선소 수주를 2년 동안이나 일부러 하지 않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회사는 “영도 임금이 높아 수주를 못한다”, “수빅이 없으면 영도는 하청업체가 됐을 것이다”, “영도는 부지가 좁아 채산성이 없다”며 영도조선소를 그동안 했던 것처럼 운영할 수 없음을 강변해 왔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의 지난 10년 간 순이익은 4,500억에 달한다. 한진중공업보다 임금이 높은 다른 동종사는 2009~2010년 임담협을 체결했지만 한중은 최근 몇 년 사이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형식적으로만 했을 뿐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았다. 조선 동종사 중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임금이 최하위인 것은 금감원 자료에도 나와 있다.

노동조합은 “한진자본은 2005년부터 조선경기 호황 속에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수빅에 무분별한 투자를 했다”고 전하고 “한진중공업 기술력과 브랜드가치가 없었다면 수빅은 존재할 수 없었음을 회사도 안다”고 밝혔다.

“영도부지가 좁아 채산성이 없다는 것도 회사가 만든 허구”라고 노조는 강조했다. 2003년 이후 사상최대 실적과 영업이익을 창출한 것은 기술공법, 조합원들의 높은 생산성을 말해준다는 것. 한중의 항진공법은 다른 조선소에서도 기술을 배워갈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한중 조선임원이 생산하는 것과 인천율도공장 넓은 곳에서 건설임원이 생산하는 것의 톤당 생산가치를 보면 뚜렷이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영도조선소 땅이 채산성과 무관함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진중공업 생산직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조합원이며 비조합원인 직장 등까지 포함하면 한진중공업 생산직 노동자는 1,200여 명 정도다.

김상욱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노동과세계>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고 전하고 “400명 노동자를 현장에서 내쫓고 노조를 무력화해 결국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했다.

한진중공업지회에 따르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최근 한중 주식을 5억원어치나 더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종 주가가 내년 30~70%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철회를 촉구하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올 한 해 투쟁해 온 한진중공업지회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진보정당 등은 16일 오전 10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진중공업지회와 상급단체들,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한진중공업 살리기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 오는 20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에 이어 23일 부산시민대책위 결성집회를 갖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오후 5시 경 노동조합에 △생산직 400명 구조조정 △12월20~24일 희망퇴직 신청 △2011년 1월5일 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 및 대상자 해고예고 통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등을 요지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