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노조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

▲ 22일 오후 전북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열린'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상징의식을 마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22일 오후 전북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열린'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버스노동자도 인간이다!'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수십 년 어용노조 굴레를 벗어던지고 민주노조 깃발을 움켜쥔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비윤리적 버스사업주들을 규탄하며 15일째 총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에 가입한 전북지역 7개 버스사업장 노동자들은 4개월 여 동안 노조탄압 중단, 민주노조 인정, 최저임금 지급, 미지급한 통상임금 지급, 주40시간 노동제 시행, 부당배차 중단, 공정배차 실시, 사고발생비용 노동자 전가 중단, 식사시간·안전운행시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2일 오후 2시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전북고속, 제일여객, 신성여객, 호남고속, 전일여객, 부안스마일교통, 신일여객 등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과, 이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연대단위 성원들은 전북 버스 파업 승리를 다짐하며 악덕 버스사업주들과 어용노조, 그들을 비호하며 불법파업 운운하는 전주시와 전주시의회, 소환장을 남발하는 검경 등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수십 년 어용노조 굴레를 벗어던지고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신 동지들 정말 반갑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민주노조를 세우고 지키는 것이,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이제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고 나가라면 말 한마디 못하고 쫓겨나며 살아온 지난 세월을 딛고, 땀흘려 일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으며 떳떳이 살기 위해 우리가 치켜들어야 할 것이 바로 민주노조 깃발”이라면서 “이 땅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려면 단결하고 투쟁해서 노조 깃발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이명박 독재정권이 아무리 우리 노동자를 짓밟아도 우리는 이 겨울을 투쟁으로 넘기고 내년에 전국적으로 떨쳐일어나 민주노조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고 “그 투쟁을 바로 동지들이 열어젖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사훈 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절박한 요구를 내걸고 파업투쟁을 벌이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우리 정당한 파업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결사항전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도환 공공운수노조(준)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2011년 예산안을 날치기처리한 후 온 나라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 생존권과 민주노조 사수투쟁이 유실되고 있다”고 전하고 “이 자랑스런 투쟁이 중앙언론에는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김 위원장은 “사용자들이 선복귀 후대화 운운하고 시내외버스를 분리해 교섭하자며 내부 단결력을 흔들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어용노조를 탈퇴해 우리와 함께 하고 있기에 우리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면서 “우리 자신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시민들 안전과 생명을 위한 것인만큼 정당하고 합법적이고 당당한 투쟁”이라고 격려했다.

▲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 부위원장이 22일 오후 전북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열린'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민주노총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22일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버스를 탄 전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이명익기자
▲ 22일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전북 버스노동자들이 전주시청으로 행진을 하던 중 한국노총 전북분부 앞에서 함성을 지르며 야유를 보내고 있다.이명익기자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와 오현숙 민주노동당 전주시의원도 전북 버스노동자들 임금체계를 거짓말하며 사실을 왜곡하는 버스사업주들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세우 파견철폐전북공대위 상임공동대표도  잠을 쫓아가며 화장실도 못가며 힘들게 일하는 버스노동자들의 일상적 노동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15일 간 지치지 않고 파업을 잇고 있는 버스노동자들을 격려했다.

버스노동자들은 버스그림이 그려진 대형박스를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통해 비윤리적 경영으로 노동자들을 핍박해 온 버스사업장들을 규탄했다.

전북지역 버스파업 7개지회 비상대책위원장들은 투쟁결의문 낭독을 통해 버스노동자들 열악한 현실을 외면한 채 사용자 입장만 옹호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전북도청과 전주시청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 파업 돌입 전 수차례 교섭 요구를 무시하고, 파업에 나선 후에도 노조파괴에만 혈안이 돼 단 한차례의 교섭도 진행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며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어 버스노동자들은 “우리 파업투쟁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전국에 전북지역 버스노동자 파업소식을 알리고, 민주노총 전 조합원이 나서는 전국적 투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다짐하고 “우리는 총파업투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굳게 대오를 유지해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버스노동자들은 “버스노동자도 인간이다!”라고 적힌 손피켓을 높이 들고 “파업투쟁 승리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 “총단결 총투쟁으로 파업투쟁 승리하자!”, “죽기를 각오했다 기필코 승리한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상관없다 투쟁으로 승리하자!”, “투쟁으로 정면돌파 총파업투쟁 승리하자!”, “민주노조 사수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구호를 외치며 “불법으로 우리 백명을 잡아넣으면 우리는 천명을 조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회를 마친 버스노동자들은 전북고속을 거쳐 전주시청까지 편도 4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거리행진을 벌이며 버스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행진과정에서 버스노동자들은 “우리 월급이 ‘338만원’? 한 번 받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언론과 지자체가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죽이기 위해 거짓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전주시민 여러분, 저희들은 하루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선전물을 전주시민들에게 나눠주며 파업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당한 것임을 호소했다. 이들은 또 7개 회사 모두 성실교섭에 나설 것, 시청과 도청도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전북고속 직전 한국노총 전북본부 앞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수십 년 어용노조에 당해온 세월을 떠올리며 멈춰섰다.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5층 건물 몇몇 창문을 열고 사진을 찍자 조합원들 분노가 폭발했다. “우리의 피와 땀을 빨아먹은 한국노총이다, 어용노조다!”

곧이어 전북고속 앞에서 버스노동자들은 사측이 동원한 용역들이 사진 채증을 일삼자 함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장시간 저임금에 오랜 세월 착취당해온 이들은 한국노총과 전북고속 사업장 건물을 향해 계란을 던지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1시간30분여의 행진을 통해 전주시청 앞에 이른 버스노동자들은 노동자들 파업사태 해결을 외면하는 전주시청과 전북도청을 강력히 규탄했다.

▲ 22일 오후 전북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열린'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버스노동자도 인간이다'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22일 오후 전북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열린'어용노조 분쇄! 민주노조사수! 버스노동자 총파업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버스노동자도 인간이다'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김종인 공공운수노조(준) 버스투쟁대책위 위원장, 공공서비스노조 평등지부장, 코아백화점노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장은 “올해 내 코아백화점투쟁과 청보환경투쟁을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버스노동자들은 노조를 인정하고 그동안의 착취를 사과하고 노조와 성실교섭에 나설 때까지 파업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격려하고 “우리는 동지를 믿고 한덩어리가 돼서 저놈들이 무릎 꿇을 때까지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파업 15일차를 맞은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4시간 동안의 집회와 거리행진을 마친 후 단위별 마무리집회를 갖고 각 사업장 농성장으로 흩어졌다.

한편 지자체는 보수언론을 부추겨 버스노동자들 파업을 매도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지난 17일자 신문에 “노조 측이 주장하는 기사월급이 실제보다 축소되어 있으며 실제 전일여객 A모 기사의 월평균 급여가 240만원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왔다. 전북도청 교통과장은 TV토론에서 “시내버스 기사는 월 260여 만원, 시외버스 기사는 280여 만원을 받는다”며 얼토당토한 주장을 늘어놨다.

급기야 사측 임원이라는 자는 한 술 더떠 “상여금을 포함해 338만원을 받는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대시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지역언론, 지자체, 사용자단체가 합세해 파업하는 버스노동자들이 고임금 노동자이면서 부도덕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가 공개한 버스회사 사용자 단체들과 한국노총 지역노조 간 체결한 협정서 중 ‘임금협정서’는 2010년 7월1일부터 2011년 6월30일까지 1년 동안 적용하는 임금협정서다. 이 협정서에는 법정 근로일수 22일보다 이틀을 초과해 24일을 근무했을 때 모든 수당을 합쳐 평균근속 6년차 기준 1,762,592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 임금총액 중 4대보험, 세금 등 20여 만원을 공제하면 실제 버스기사들이 한 달 뼈 빠지게 노동한 대가로 수령하는 임금은 150여 만원에 불과하다.

전북 버스 사용자들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또다시 기존의 임금관련 주장을 되풀이 하며 현재 버스노동자들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파업을 풀면 교섭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해 노동자들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버스노조민주화쟁취를위한전북지역투쟁본부는 오늘 결의대회에 앞서 전주경기장 앞에서 전북지역 버스파업 장기화 유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사측은 사실 왜곡과 거짓 선전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해고와 징계를 취소하고 노동조합 탄압 중단, 노조인정, 성실교섭을 약속한다면 버스노동자들은 지금이라도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장은 “사측은 여전히 복수노조여서 교섭도,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없다고 하는데 지역산별과 기업별노조는 복수노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저들의 주장은 파업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또다시 짓밟는 것이며, 파업을 풀면 대화한다는 말을 믿을 버스노동자는 한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공공운수노조(준) 버스투쟁대책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사실을 왜곡해 자신들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파업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파업을 유도해 파업노동자들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라면서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된 점 송구스럽지만 고름을 완전히 짜지 않는다면 더 커질뿐만 아니라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버스 노동자들은 그동안 자행돼 온 해고와 징계를 취소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노조를 인정하고, 성실교섭에 나선다면 지금이라도 버스노동자들은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전하고 “우리 파업이 시민 불편과 노동자들 희생만으로 귀결되지 않고 새로운 대중교통체계와 대중교통 공공성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투쟁본부는 시내버스 파업관련 쟁점이 되고 있는 파업 합법불법 판단여부, 시내버스 운전자 근로시간 및 월급, 청주시와 전주시 임금비교표, 임금협정서, 임금산정내역 등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청주 시내버스에 비해 장시간노동,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회사는 청주시보다 훨씬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전주경기장 앞 결의대회 현장에서 <노동과세계>를 만난 한 버스노동자는 자신의 것이라며 입사 9년 차 버스 기사 월급 명세서를 내밀었다. 2010년 10월에 24일 간 근무한 후 그가 받은 급여는 지급총액 1,746,220원에서 283,520원을 공제한 1,462,700원이었다.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지키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보름 간 흔들림 없이 총파업투쟁을 이어왔으며 자신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 22일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전북지역의 한 버스노동자가 밝은표정으로 함성을 지르고 있다 .이명익기자
▲ 22일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전부지역 버스노동자들이 전주공설운동장을 떠나 전주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22일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전부지역 버스노동자들이 전주공설운동자을 떠나 전주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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