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신협지부 양갑제 지부장 29일 자결..."2011년 1월에 꼭 파업해야"

▲ 고 양갑제 지부장.
노조 간부가 회사 측의 노조탄압을 견디다 못해 자결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전국사무연대노조 정릉신협지부 양갑제 지부장이 사측의 노조탄압과 노동조합 와해공작에 저항하다 29일 오후 자결했다.

고인이 자결하게 된 주요한 배경은 신협 사측의 노동탄압이었다. 노조탄압의 선봉에 섰던 상무가 대기발령 상태였다가 최근 업무에 복귀했고, 수습 중인 조합원을 해고하려 하는 등 노동조합 와해공작이 계속됐다. 사측은 10년이나 된 일들을 들춰내 기획감사와 세무감사까지 벌였다.

회사의 표적탄압이 계속됐지만 조합원이 불과 수 명밖에 안되는 노조가 합법적으로 투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릉 신협지부는 최근 들어 2011년 1월 파업투쟁을 비롯한 본격적 쟁의행위를 논의하고 있었다.

김종연 사무연대노조 조직국장은 “지부장으로서 수개 월 동안 진행돼 온 노조탄압과 와해공작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투쟁을 결의했던 동지였다”고 전하고 “지부장으로서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것 같다”며 망연자실했다.

김 조직국장은 “노동자가 자신의 지극히 당연한 권리인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해 온 것이 그렇게 잘못이냐?”면서 노조 자체를 금기시하고 멸시해 결국 젊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회사를 비판했다.

사무연대노조에 의하면 고인은 요즘 들어 부쩍 사측의 탄압이 극심해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2011년 1월에는 반드시 파업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강도 높은 투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노조는 “이제 남아 있는 동지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 사측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노동조합을 인정받고 노동자가 존중받는 신협,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신협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고인의 뜻을 계승하는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 양갑제 지부장은 지난 2006년 11월17일 정릉신협지부 설립을 주도해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신협노동자조직화추진위원장, 2009년 사무연대노조 제2기 임원선거 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정릉신협지부 2대 지부장을 맡아 지부와 사무연대노조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고인은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민주노동당 성북구위원회와 함께 신협 개혁과 지역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늘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개입하며 자신의 사업장을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성실하게 활동했다.

고 양갑제 지부장은 올해 36세이며, 부인과 두 살, 3개월 된 아이가 있다.

2010년 세밑, 자본의 노조탄압, 노동자말살이 또 한 사람의 젊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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