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대학·지하철·지자체 시설 경비 청소노동자들 상시 고용불안

“급식사무보조인데요, 저희 학교는 2학급 없어진다고 그만두라고 행정실장님이나 영양교사가 그러네요. 내참 서러워서...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비정규직 인생인걸요.”

“급식실 조리종사원으로 5년 근무하다 행정실에서 급식사무원으로 또 5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학생 수가 줄었다고 그만두라고 합니다.”

“오늘 교장선생님이 부르더니 내년 예산집행이 어려워 재계약 안 된다고 합니다. 특수보조원은 요구가 커 인원을 늘리는데 경력이 조금 되면 무기계약 전환 때문에 재계약을 안 하려고 합니다.”

“전 학교에서 4년 반 근무하고 공익에 밀려 무기계약과 상관없이 그만두라는 소리에 그만뒀습니다. 글구 지금 학교로 다시 면접봐서 들어왔는데 작년에 1년 근무하고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모집공고를 냈답니다. 올해 2년차인데 무슨 일이 또 있을지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니 불안합니다 ㅠㅠ”

“이번 3월에 들어와 교무보조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장이 내년 2월에 재계약을 안 해주겠다고 나가라고 합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인사성이 없다며 나가라고 합니다.”

“학교 사서로 7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2007년 9월 무기계약이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새로 온 교장이 인건비를 줄여 다른데 쓴다면서 내년 3월까지 다른데 알아보라며 사직을 종용합니다.”

“방학 중(1월초) 학교 과학인턴교사를 채용하라는 공문이 왔답니다. 현재 과학보조가 있는 학교는 예외이니 1년 후 퇴사를 생각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합니다. 내년에 인턴교사를 채용한다구요. 과학보조는 학교 자체예산으로 채용하는데 그게 불법이래요. 불법인줄 알면서 보조를 채용하더니, 정부에서 돈이 내려오는 인턴교사를 채용하겠다는 겁니다. 부당해고 아닌가요?”

“새로 부임한 교장이 급식실 전원을 물갈이 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급식이 맛없고, 근무성적이 불량하다는 겁니다. 무기계약 전환된 사람도 해당된답니다. 조리원들은 무엇을 결정할 권한도 없고 영양사가 작성한 식단대로 열심히 급식을 준비했는데 왜 우리만 책임져야 합니까?”

“계약당시 365일로 계약해 방학 때도 출근했고, 2007년 무기계약으로 전환했어요. 그런데 올해 3월부터 학생수 감소로 학급수가 3개 반 줄 예정이어서, 275일로 계약을 바꿔야 한답니다. 이렇게 되면 급여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추진위 카페에 올라온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계약해지와 근무조건 변경에 대한 호소 글들이다.

학교현장 50여 개 직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동안 겪어온,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아픈 현실이기도 하다. 학교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수많은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마다 연초가 되면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소용역 노동자들 처지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학, 지하철, 지자체 등 원청의 용역을 받아 그 시설, 경비, 청소 등 일을 하는 노동자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반월당역에서 야간에 청소 일을 하던 여성노동자 2명이 올해 1월1일자로 해고됐다. 8년 간 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승계에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업체가 이들을 강제해고한 것이다.

부산 진구청이 지난해 10월20일자로 청소대행업체인 유창환경과 계약을 해지하는 바람에 유창환경에서 일하던 58명 환경미화원이 졸지에 일자를 잃었다. 이번 사태는 복수노조를 앞두고 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들을 모두 해고한 후 비조합원을 고용하려는 술책이어서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여성연맹 소속으로 대전정부청사에서 청소용역 일을 하던 노동자 116명 전원이 해고될 뻔했다. 노동조합이 나서 교섭을 통해 대량 해고는 막았지만 조합원 3명이 결국 해고됐다.

홍대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2일 노조를 결성하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해고됐다. 한양대 역시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마자 용역업체가 바뀌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지난해 12월 청소노동자들 모르게 용역업체를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입찰설명회를 진행하려다가 노조 항의로 무산된 바 있다.

한국교원대는 올해 초 청소용역 계약과정에서 15명 조합원 전원을 계약해지했다. 동국대 청소노동자들도 지난해 10월29일, 학교가 느닷없이 용역업체를 바꾸는 바람에 90여 명 노동자들이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들은 삭발, 점거농성 등을 벌여 고용보장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해 한양대, 연세대, 성신여대 등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 용역업체 변경으로 해고위기에 놓였다가 점거농성을 벌인 끝에 고용보장을 약속받았다.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는 곧 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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