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25일 대우자판 본사, 26일 한진중공업 집회예고

▲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사업장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강력한 투쟁을 경고했다. 사진=노동과세계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등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강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가 이들 사업장에 대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강력한 투쟁을 경고했다.

금속노조는 25일 오전 11시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악덕경영진이야말로 정리대상 1위”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회견에서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정리해고 강행 상황을 밝히고 금속노조와 해당지회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김상욱 수석부지회장은 한진중공업 사측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수순과 노동조합의 저지투쟁 상황을 설명했다. 김 수석부지회장은 “회사는 지난 2009년 12월18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노조는 2010년 1월부터 투쟁을 벌여와 지난해 2월26일 구조조정을 중단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상욱 수석은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2010년 12월17일 400명 인원 구조조정을 일방통보했고, 1월5일 희망퇴직 신청자를 제외한 290명 해고를 통보했다”고 말하고 “노조는 각 시청과 정당, 상공회의소 등을 거점으로 잡아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김진숙 지도위원은 6일부터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전개하고, 조합원들은 생활관을 점거한 채 각 문 출입을 통제하며 사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중재단을 구성해 논의하자고 했지만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구정 전 투쟁수위를 높일 것이며, 3월14일 살인적 해고를 강행할 경우 최후의 수단과 모든 방법을 동원해 회사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우자동차판매지회 신계호 수석부지회장은 “어느 사업장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우자판도 경영실패와 무능, 부도덕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며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수석부지회장은 “노사교섭 석상에서 노조는 구조조정을 우선하지 말고 팀을 구성해 경영정상화와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회사는 오늘부터 정리해고를 한다며 우기고 있다”고 전하고 “노조가 볼 때 경영정상화 방법, 해고를 회피할 방법이 충분히 있는데도 사측은 이를 거부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해고당사자 개인에 대한 통보를 유보하고 노사가 머리를 맞대 방법을 찾자는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아 어제 오후 본사 본관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고 어제 밤 용역이 들어와 현재 대치상태”라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때문에 최근에도 또 한 분의 노동자가 자살하는 등 총 12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지만, 쌍용차 매각과정에서 해고자 복직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이런 아픔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한진중공업과 대우자판에서도 여전히 수백명 노동자를 자르는 방식이 재현되고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판 정리해고 실상을 언론에 폭로하고 지회와 금속노조의 투쟁계획을 밝히려 한다”고 전했다.

박유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두 회사 경영진은 현재 자신들 잘못에 대한 책임은커녕 그것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 한다”면서 “이에 금속노조는 이들 두 회사 경영진들이야말로 퇴출 1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지기보다 끝까지 자리지키기에 혈안인 채 경영정상화 숨통을 막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 경영진은 즉각 퇴진해야 하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대상은 조선소를 키워온 노동자들이 아니라 회사를 잘못 경영하는 경영진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이같은 악덕 경영진 출현에는 정부 책임도 막대하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경영진이 무능하고 파렴치하다"면서 살인과 같은 해고에 맞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노동과세계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우자동차판매 주채권은행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며, 그들이 회사와 함께 내놓은 경영정상화방안이 결국 대규모 정리해고였음은 2009년 여름 쌍용차 사태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고 “살인과 같은 해고에 맞서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으며, 한진중공업지회와 대우자동차판매지회의 최근 극한 투쟁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리해고를 하려면 법적으로 긴박한 경영상 사유, 충분한 해고회피 노력, 노사간 협의, 대상자 선정시 객관적 기준 등이 충족돼야 하는데 한진중공업과 대우자판은 그 노력들을 하지 않았다”면서 “금속노조와 지회는 해고는 살인이라는 이 시대 과제를 쥐고 살인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경영진은 무능하고 파렴치하다”면서 두 회사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3일 서울 신문로 세르시움 사업 관련 시공사로서 사업 시행권 양수의무를 불이행했다며 삼성생명에 723억원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 한진은 공사대금 320억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1999년 도산위기에 몰렸던 한진건설을 합병하며 부실한 건설부문 빚 갚는 데만 쓰이고 있는 셈이다.

대우자동차판매도 주력사업인 자동차판매를 등한시하지 말고 건설 등 부실 방만경영에 무리수를 두지 말라고 노조는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그 뒤 회사 경영진은 종업원지주회사로 출범한 국민기업과 같은 알짜회사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무리수를 벌이다 워크아웃까지 회사를 내몰았다. 그 과정에서 회사 경영진은 GM대우와 타타대우 총판권해지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지기까지 했다. 최근 회사와 채권단은 자동차부문과 건설부문을 인적분할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자동차부문 분할회사의 특정회사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원의 70%를 자르겠다고 나선 것이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800여 명 조합원이 지난달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 지난달 28일부터 공장 안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이기도 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이달 6일부터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며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급기야 한진 조합원들은 어제(24일)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김무성의원 부산사무실 앞에서 노숙투쟁을 시작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이달 12일 “2월14일 290명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며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한 상태다.

대우자동차판매도 지난달 30일 노동부에 정리해고 방침을 신고했다. 현행법에 의하면 해고 50일 전 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하고, 해고당사자에게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한 달 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는 반드시 거쳐야 할 이 절차마저 생략한 채 1월31일자로 정리해고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측이 해고하려는 인원은 전체 직원 572명 중 약 70%나 되는 388명이다. 금속노조 대우자동차판매지회 조합원 100여 명은 24일 오후 3시 경 인천 부평 소재 대우자판 본사를 점거하며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오늘(25일) 인천 부평 대우자동차판매 본사 앞 집회를 시작으로 노조 소속 간부 전체를 부산으로 집결시켜 한진중공업지회 투쟁을 지원한다. 이어 만약 1월 대우자동차판매가 정리해고를 밀어붙이고, 2월24일 한진중공업이 대량해고를 그대로 단행할 경우 금속노조 차원의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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