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안에서 연탄가스 피워 자결...지부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쌍용차가 죽였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조합원과 가족들의 죽음이 잇따라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일하다 희망퇴직한 조 모 씨(36세)가 2월2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씨는 부산시 강서구 화전산업단지 내 GS편의점 옆 도로가에 세워진 본인의 승용차 안에 사망한 채 누워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1주일 째 같은 자리에 차량이 세워진 채 방치된 점을 이상히 여긴 인근 주민이 차 안을 유심히 살펴보다 숨진 조 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차 안에는 재만 남은 번개탄이 있었고, 조 씨는 앞좌석에서 뒤로 누운 상태였다고 전해졌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조 씨가 2월22일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자살로 결론지은 후 부검 없이 유족에게 시신을 인도했다. 조 씨의 시신은 현재 창원시 연세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3월2일 발인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월21일 오후 가족과 만난 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재덕동 소재 자택에서 나갔고 이튿날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가족들은 22일 창원 중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조 씨는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엔진조립부에서 근무하다 2009년 3월4일 희망퇴직 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3살, 1살 된 자녀 둘을 두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노조 조합원과 그 가족들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벌써 14번째 사망이다. 더구나 불과 며칠 전인 2월26일에도 평택에 살던 임무창 조합원이 이미 부인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아이 둘을 남긴 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은 이미 사회문제”라면서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이건 쌍용자동차가 죽였다”고 일갈하고 "공장 복귀의 염원을 실현시키는 것이 조OO 조합원을 비롯해 투쟁과정에서 숨져간 동지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은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했다”고 말하고 “희망퇴직자들의 잇단 죽음으로 남은 사람들의 통곡의 소리가 창원공장 담벼락에 담쟁이 넝쿨마냥 을씨년스럽게 늘러 붙었다”고 토로했다.

지부는 “공장 파업 당시 희망퇴직을 선택한 30대 초반의 김00동지도 이번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살 한 바 있다”면서 “벌써 14번째 사망사건으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이 전염돼 옮겨붙고 있다”고 말하고 “강제적 정리해고로부터 기인하는 살 떨리게도 2009년 5월부터 시작하는 이 죽음의 실체는 쌍용차 사측에 의한 타살"이라고 비난했다. 

희망퇴직자와 무급휴직자 그리고 해고노동자들에게 죽음을 막을 방풍림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씨의 사망 소식을 들은 지부 조합원과 네티즌들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특별위원회 인터넷 카페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쌍용차 사측과 상하이차를 비난하는 항의 글들을 올리고 있다.

'강OO' 님은 “죽음의 행렬이 끝이 없다, 너무도 분하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정리해고가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회사를 살릴 수는 없었는지 안타깝다”고 전했다.

닉네임 '서래짜장'님은 “임무창 동지의 발인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한 명의 동지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말았다”고 개탄하고 “이 죽음의 행렬의 끝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봉우리'란 닉네임을 사용한 네티즌은 "정말 눈이 뒤집힌다"면서 쌍용차를 인수한 후 투자약속은 전혀 지키지 않고 기술과 자본을 탈취해 달아남으로써 회사를 망하게 만든 상하이차를 강력히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