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상지부장·채길용지회장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17일 오전 11시 부산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산별연맹대표자들과 지역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에서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17일 오전 부산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이 영도조선소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 붙은 '퇴거 및 출입금지 가처분'고시물을 읽고 있다.이명익기자
민주노총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조선노동자들과 희망의 버스 엄호투쟁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17일 부산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내용을 논의하는 한편 한진 문제를 비롯한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대정부 직접교섭, 광범위한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실천투쟁을 다짐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사측에 대해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며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무기한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17일 오전 11시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으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도 매일 30명 씩 순환 단식농성을 벌인다.

민주노총은 17일 오전 11시 부산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산별연맹대표자, 지역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진중공업 사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난주 자발적으로 내려온 희망의버스 시민들을 향해 경총은 외부시력이 개입했다며 비난하며 무고한 시민들을 사법처리하려 한다”고 전하고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이 부산에서 중집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이 외국에 공장을 지어놓고 국내공장 노조를 없애려고 정리해고를 밀어붙인다”고 전하고 “조금 전 집달관이 출입금지가처분 방을 붙이고 갔다”면서 “긴박한 경영상 이유 등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공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사 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한진중공업은 부산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이며 부산시민의 자랑이었는데 지금 용역과 경찰에 둘러싸여 험한꼴을 보이고 있다”면서 “부산시민은 노동조합과 사측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미 한진중공업에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부산지역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17일 오전 11시 부산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산별연맹대표자들과 지역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이 17일 오전 지도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이명익기자
김영훈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60일 넘게 아찔한 고공크레인에서 홀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 트위터로 소통하고 교감해 온 이들이며, 우리 사회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며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 참여한 국민들”이라면서 “이들이야말로 노동자들 생존권과 인권이 처참하게 짓밟히는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촛불이며, 이들에 대한 탄압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처리가 필요한 곳은 오히려 회사의 불법 부당노동행위와 용역업체 불법과 폭력뿐임을 경찰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회사는 충돌을 빌미로 그나마 근근이 진행되던 노사교섭마저 중단했다”면서 “해결방안은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자율교섭을 통해 원점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오늘 이곳 부산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한진투쟁과 희망버스 시민에 대한 연대와 엄호를 중요한 안건으로 다룰 것”이라면서 “지도부는 23일로 예정된 서울 도심 농성 범위와 수위를 높이고 한진문제를 비롯한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대정부 직접교섭과 투쟁, 광범위한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행동전을 의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가는 치솟는데 최저임금은 동결하자는 파렴치한 사용자단체, 천문학적인 적립금을 쌓아놓고 등록금은 낮추지 못하겠다는 사학재단, 자기들이 공언해놓고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정부여당, 노동자를 적대시하고 탄압으로 일관하는 정권과 자본에 대해 우리가 선택하고 집중할 것은 투쟁밖에 없다”고 말한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투쟁 속에 탄생했고 투쟁을 성장해왔다”면서 “이 정권이 민주노총 투쟁을 원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투쟁으로 거침없이 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기자회견에 이어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며 민주노조 사수를 결의하는 무기한 단식농성 결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회견문 낭독을 통해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과 한진중공업지회 채길용 지회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함을 선언했다. 채 지회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2009년부터 시작된 노동자 구조조정 3년 째,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2010년 12월20일 총파업에 돌입한지 6개월 째, 김진숙 지도위원이 1월6일 85호크레인에 오른지 163일 째, 죽음과 절망의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찾고자 우리 스스로를 던져 단결의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회는 어제(6월16일) 오후 2시40분 경, 관리자들과 사복입은 경찰기동대 소속 경찰 5명이 85호 크레인과 동일한 84호 크레인을 사전답사하기 위해 공장에 들어왔음을 전하고 “한진중공업 경영진과 이명박 정부, 경찰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공권력 투입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길용 지회장은 “긴박해지고 있는 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전제하고 “한진중공업은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성실한 교섭에 임하라”면서 “어제(16일) 한진중공업을 찾아와 이재용사장에게 ‘자율적으로 해결하라’고 한 이채필 노동부장관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