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죽어라고 일한 죄밖에 없다...노동조합을 믿었다...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투쟁하던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법원행정관과 용역들에 의해 현장에서 끌려나왔다.

경찰을 대동한 법원행정관은 27일 오후 1시경부터 약 2시간30여에 걸쳐 85호 크레인 앞에서 저항하던 노동자 40여 명을 끌어냈다. 그들은 지난 1월6일부터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 크레인 중간에서 사수투쟁을 벌이는 30여 명 노동자들에게까지는 접근하지 못했다. 밤샘농성을 벌인 크레인 노동자들은 날이 밝은 28일 오전 10시경까지 크레인을 사수하고 있다.

행정대집행이 이뤄진 27일 85호 크레인 앞 폭력진압 상황을 한진중공업지회 한 조합원이 영상촬영했다. 이 영상에는 한진중공업지회 노동자들이 저항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다.

85호 크레인을 사수하기 위해 크레인에 자신의 몸을 밧줄로 묶고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저항 모습과 외침, 잔잔하게 분노를 표하는 심경 고백, 그리고 법원행정관이 용역을 데리고 들어와 행정대집행 절차를 밟는 모습, 이 모든 광경을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카메라에 담아 전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강력히 저항했다. “우리를 살려달라, 우린 죽어라고 일한 죄밖에 없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조합원들을 격려하며 노동조합을 다시 세워내고 한진중공업을 지키자고 말한다. “저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 오늘까지 꿋꿋하게 버텨온 것만큼 앞으로도 함께하자. 그리하여 우리 손으로 노동조합을 다시 세워내고 한진중공업을 지켜내는데 목숨을 바치자. 저는 끝까지 여러분들 하고 함께 할 것이다. 투쟁!”

법원행정관들이 현장에 들어오기 직전 카메라가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의 심정을 기록한다.
“너무 안타깝고 억울하고 분노스럽다.”
“죽고싶다, 죽고 싶은 마음이다, 이때껏 노동조합을 믿고 왔는데 노동조합에서 정리해고 철회 없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니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고자 복직투쟁을 이어가야 될 지 걱정이다.”
몇 몇 조합원은 말을 잇지 못한다.

크레인 2층에 선 한 노동자가 외친다. “우리는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항거할 것이다. 오늘 부산시민들, 우리국민들이 죽었다, 이 앞을 지나가시는 부산시민여러분, 우리 정말 억울하다, 이렇게 수백명의 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법원행정관이 안전모를 쓴 수백명의 용역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뒤에는 경찰이 있다. 노동자들이 일제히 일어난다.

김진숙은 조선소 현장에서 죽어라 일한죄밖에 없는 힘없는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처사를 규탄한다. “우리 동료들이 우리 형님들이 잘려나가는 걸 어떻게 보겠는가? 여러분들, 우리 좀 살려달라, 우리는 살고 싶다.” 김진숙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역들이 크레인에 접근한다.

법원집행관은 서류를 읽고 노동자들 앞에 마주한 수백명 용역들을 격려한다. “여러분 우리는 오늘 안할 수가 없다. 여러분 뒤에는 경찰이 있다.” 이어 집행관은 크레인 앞에 연좌해 서로의 팔을 감아쥔 노동자들에게 다가서는 용역들을 지휘한다.

“여러분, 한사람씩 붙잡으라.” 이어 크레인 앞에 팔을 감고 누운 노동자들이 한 사람씩 뜯겨 나간다. 한진 조합원 한 사람을 용역 5~6명이 사정없이 잡아채 끌고 나간다. 조합원들은 팔과 다리를 휘젓고 온몸을 비틀며 저항하다 완력을 이기지 못해 결국 한 사람씩 사지가 번쩍 들려 팽개쳐진다.

http://plogtv.tstory.com/43 에 실린 영상을 첨부합니다. 이 영상은 27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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