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사회단체·진보정당, 용역경비업체 성폭력 인권위 진정

▲ 용역업체 성폭력 인권위 진정 공동기자회견. 사진=노동과세계
최근 경산 삼성병원에서 발견된 용역업체 수첩내용이 공개되면서 노동계는 물론 여성계와 시민사회가 큰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문건에는 노조간부 실명과 함께 그 ‘처리방안’이라며 ‘성매매, 강간’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폭력 범죄를 열거해놨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재능교육 등 지난 시기 노조탄압에 동원돼 온 용역업체들의 실제 만행과 더불어 여성 노조간부들에게 추악한 범죄들을 계획한 용역업체들과 그들을 고용한 자본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여성·노동·사회단체·진보정당과 함께 용역경비업체의 여성 노조간부에 대한 성폭력과 노조탄압을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28일 오후 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정에 앞서 용역업체 성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 참가자들은 국가인권에 대해 용역업체들 행각이 노조탄압은 물론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임을 인식해 그 배후와 경위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라고 주문했다.

▲ 신은정 공공노조 의료연대 경산삼성병원분회장. 사진=노동과세계
신은정 공공노조 의료연대지부 경산삼성병원분회장은 “경산 삼성병원이 고용한 CJ시큐리티라는 용역회사 직원이 여성노조간부를 상대로 성폭력을 해서까지 노조를 파괴하려 한 사실을 알고나서 살이 떨렸다”고 토로하고 “대한민국 땅에서 여성으로 살기 힘든데 노동조합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그것도 의사란 사람이 어떻게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저는 두 딸의 엄마이고 요즘도 딸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불안하다”면서 “정말 미운 병원이지만 그들에게 우리는 약속이행을 촉구하고 있으며 조합원들 모두 현장으로 한 치 흔들림 없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자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재능지부 투쟁이 1,286일째로 오래전에 시작됐고, 교육기업기관이란 간판을 달았지만 노동탄압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재능교육 측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폭력과 탄압사례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고 전했다.

유 지부장은 “용역깡패들이 조합원들 귀에 대고 수치심을 유발하기 위해 성적 언어폭력을 자행해 우리 조합원들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였고, 신체적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도 수없이 일삼았다”면서 재능교육에 맞선 끝장투쟁을 다짐했다.

▲ 유명자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 사진=노동과세계
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바로잡는 단초는 이미 수많은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용역업체 CJ시큐리티를 처벌하고 용역업체 허가를 취소하는 것, 경산삼성병원과 재능교육 사측이 노동조합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원만한 노사교섭을 통해 노사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그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오늘 여성계 진정서 접수를 계기로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한 용역업체 성폭력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배후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견 참가자들은 “극악한 탄압 속에서도 꿋꿋이 투쟁을 지속하는 경산삼성병원과 재능교육 여성조합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 사회 모든 여성들을 대표해 연대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여성·진보단체들은 우리 사회 상식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사건을 끝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또 이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반노동조합적인 의식과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도 병행키로 했다.

이날 회견에는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강실 전국여성연대 대표, 이영순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을 비롯한 노동계와 여성계, 시민사회 여성사업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