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국가권력 위에 군림하는 기득권 복합체 제압하지 못하면 노동기본권도 없다

- 신자유주의 극복 위해 자유주의세력과 진보진영이 힘 합해야
-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과 노동자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명익기자
신자유주의와 타협한 점 반성,
극복위해 노력해야
 
- 신자유주의에 대한 입장이 민감하다. 밖에서는 참여정부와 유대표를 신자유주의라고 하는데
= 신자유주의를 지지한 적도 없고 신자유주의자를 자처한 적도 없다. IMF 이후에 본격화되었던 신자유주의적인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고 일정부분 타협한 점은 인정한다. 비정규직관련 입법이 대표적이다. 실력이 모자라서 상황판단을 잘못했던 지점도 있지만 신자유주의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하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 참여정부 시절 본격화된 노동유연화에 대해서 노동진영에서는 매우 비판적이다.
= 이겨낼 수 없다고 보고 타협했다. 바닥으로의 질주를 미봉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안타깝지만 실력이 그만큼밖에 되지 못했다. 거듭 반성한다. 우리의 입장은 참여정부 부채승계론으로 표현한다. 잘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것이다.
 
- 어떻게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겠나.
= 노동중심 복지국가론에 동의한다. 노동시장에 벌어지는 문제 즉, 1차분배나 양극화 비정규화문제를 해결하면 복지부분의 부담도 상당히 완화된다. 노동문제의 해결이 가장 중요한 사회정책적 과제로 대두되었다. 복지의 핵심은 노동이다.
 
- 역설적으로 참여정부 시절 노동문제가 가장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었고 천명이 넘는 구속자가 발생했다.
= 이전 정부보다 참여정부가 노동운동을 더 탄압했던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적인 민주정부와 노동운동 혹은 진보진영과의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다. 참여정부는 노동3권을 되도록 넓게 보장하려고 노력했던 정부였고 노동자들은 이 공간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확보하려는 싸움을 했다. 아쉽고 어려웠다.
 
- 화물연대 철도파업같은 노동문제와 함께 방폐장 대추리 등 사회전반적으로 갈등이 컸는데..
= 뼈아프다. 같은 편끼리 협업이 되지 못했다. 공동의 적인 수구보수세력으로부터 국가권력을 지켜내고 중장기적인 사회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약속대련도 필요했었다고 본다. 적아를 구분하지 못했다. 악몽이었다. 정부가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지혜롭지 못했다.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의 결합, 노동자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참여당의 노동문제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치 않아 보인다.
= 대도시 중산층 당원이 다수이다보니 노동현장과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시민권-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당원들은 내문제라기 보다는 연대차원에서 바라본다. 자기문제는 아니지만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나하는 차원에서 약자에게 눈을 돌리고 함께 분노하는거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우리 밥상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다. 아직은 노동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결합하는데에 익숙하지 않고 어색하다. 민주노총이 이끌어달라.
 
- 노동문제에 대한 접근법 혹은 해법은 어떻게 생각하나.
= 유성기업 한진중공업을 보자. 재벌회장이 국회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도전이다. 헌법위에 시장권력이 있고 있고 국가권력을 사권력이 지배하고 있는 상태이다. 헌법이 금지한 특수계급의 창설에 해당된다. 개별 노사문제가 아니라 일상적 위헌상태라는 본질적인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재벌-경제단체-보수언론-권력기관-보수지식인의 복합체의 지배상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 복합체의 일부이고 민주당은 굴복했다. 노무현대통령도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지금의 진보역량을 가지고는 이 복합체에 항의하고 규탄할 수는 있지만 극복하지 못한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 나가야할 바는 이 복합체를 제압하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소수파 전략을 버리고 집권전략으로 가야한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득권 복함체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야한다. 그리고 진보진영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선, 공동체의 미덕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의 기능 역할 작동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 이런 포부와 야심이 있어야 국민들도 그 당에 권력을 맡길 것이다.
 
새로운 진보정당, 자기 혁신과 외연확대 위해 노력해야
 
- ‘진보진영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연석회의)’에 대한 입장은
= 세세한 표현까지 최상으로 정돈되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최종합의문에 동의한다. 내용적으로 더 풍부화되고 국민들로부터 호응받는 것으로 정돈되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우리가 반대할만한 것은 없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외연을 더 넓히고 더 많은 국민속으로 가지와 뿌리를 뻗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진보정치세력의 자기 혁신과 확장과정으로 본다. 확장과정에 많은 세력과 개인들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당 혹은 정치세력이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들과는 다른 여러 생각이나 아이디어 정책 문화를 받아들일 품이 있어야 한다. 진보양당의 통합이 복원이라면 확장국면에서 참여당이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기존의 참여단체들은 참여당과 유대표의 행보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이다.
= 연석회의는 개인과 집단의 참여를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당이 결합한다는 것은 최종합의문을 승인하고 당의 수임기구를 통해 신설합당방식으로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이다. 참여당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하기로 했고 ‘통합연대특위’를 만들었다. 최종합의문에 대한 동의여부는 적어도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해야한다고 보아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참여당의 정치적 진로, 시대적 요구에 복무하겠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명익기자
- 지난 두번의 선거에서 실패했다. 패인과 교훈은 뭔가?
= 거대 양당과 진보양당이 있는 조건에서 신생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넘기 어려운 문턱이이지만 도전해 봤다. 넘지 못하고 넘어졌다. 신생정당은 기존세력으로부터 외연을 차단당한다. 친노환우회니 노무현관장사니 하는 딱지부터 붙이지 않나. 선거에 나선 이상 욕심을 부려야 한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후보와 당의 역량이 부족했으니 진거다.
 
- 어쨌든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다. 예선에서 치열하게 싸우다 본선에서 항상 지는 정당이다.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나?
= 당 자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창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복무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두가지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하나는 ‘치어리더 정당론’이다.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전체분위기를 당선가능한 다른 야당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선거자원봉사도 충분히 가능하다. 당원들도 상당히 호응하고 있고 지도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류하는 것이다. 지금은 여기에 방점이 두고있지만 기존 진보정당이 호응하지 않거나 우리 당원들이 원치 않으면 치어리더 정당도 가능하다.
 
- 참여당의 정체성은 뭔가? 사민주의, 진보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것같은데..
= 대체로 비슷하다. 자유주의 좌파 정도로 보면된다. 기존진보정당과 민주당 사이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신생정당은 기존의 모든 정당에게 일정부분 피해를 준다. 참여당 창당으로 진보신당 당원들이 대거 빠져나왔고 민주노동당 역시 외연이 차단되는 영향이 있었다. 우리 목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권력을 다시 빼앗아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자유주의진영과 진보진영의 강고한 연대를 이루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새로운 진보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 당내토론에서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과 독자적 발전의 길 두가지로 논의해왔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가능하고 된다면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가능성을 붙잡고 끝까지 가 보자는 거다.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행위주체들이 필요한 만큼 변화하고 서로의 요구를 조정하는 힘든 과정이 남아있다. 어떻게 이 힘든 과정을 지혜롭게 넘어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 유대표와 참여당의 2012년의 목표와 전략은?
= 중장기 과제는 정치혁신이고 단기과제는 권력교체이다. 정치혁신은 지역구도 혁파, 정책대결구도를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서 진보정치세력이 커져야하고 정당 내부 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권력을 교체해야 한다. 야권의 어느 정파도 단독으로 권력을 잡을 수 없다. 연대와 통합이 유일한 길이다. 지지를 통한 대리정치가 아니라 같이 참여하고 같이 책임져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정의를 세우는 국가’가 목표이다.
 
- 마지막으로 노동자들과 노동과 세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노동자로서의 정체성과 함께 공화국 주권자로서의 정체성,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접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당과 민주노총이 활동의 여러 영역에서 만나고 섞이기를 기대한다. 민주노총도 더 많은 친구를 만드는 일에도 노력해주기 바란다. 친구가 많을수록 든든하지 않겠나. 민주노총의 친구가 되고 싶다.
 
대담=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
사진= 이명익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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