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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단식3일차] “해고는 살인이다, 더이상 죽이지 말라!”한진중공업 노동자인터뷰 “해고자들의 정신적 분노와 상처 어쩔 것인가?”

▲ 김영훈 위원장 단식농성 사흘째인 15일에도 덕수궁 대한문 앞 농성장 주변에는 비가 쏟아졌다. 사진=노동과세계
▲ 민주노동당도 민주노총 농성천막 옆에 새 천막을 한 동 설치했다. 사진=노동과세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 및 노조탄압 중단,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 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사흘째를 맞았다.

김 위원장은 오늘 오전 8시부터 민주노총에서 열린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석한 후 농성장으로 돌아왔다.

단식 이틀째인 어제(14일) 밤에도 산별연맹 간부들과 각계각층 인사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공무원노조 양성윤 위원장과 간부 6명, 김세균 진보교연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홍영표 의원, 이인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어제 하루 동조단식을 진행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범민련 김세창 님, 금융노조 문명순 님 등 많은 사람들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김영훈 위원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노동당이 15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민주노총 단식천막 옆에 오렌지색 천막을 설치했다. 오늘은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정리해고 철회, 노조 말살, 교사 공무원 정치탄압 중단 민주노동당 지도부 동조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13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적 기본권 보장, 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 등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후 가맹산하조직 대표자와 조합원들, 연대단위 대표자와 활동가들이 농성장을 찾아와 희망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다.

▲ 강원도 홍천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신영철 씨. 그는 일반참가자로 이틀째 동조단식을 잇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한진중공업지회 조창기·이창훈·김진태·문권욱·신성훈·허석현 조합원,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정혜경 부위원장·박승희 여성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이상무 위원장과 현정희 부위원장, 건설산업연맹 백석근 위원장과 백순애 부위원장·김진배 사무처장, 서비스연맹 이경옥 사무처장과 서울지역본부 우병익 본부장, 언론노조 강성남 수석부위원장과 정희찬 사무처장, 이응석·장지호 정책국장, 박준석 민실위원장, 이기범 교선부장 등이 ‘희망단식’이란 이름으로 하루단식을 진행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10명이 13일 오전 상경해 하루 3명씩 돌아가며 릴레이단식을 벌이고 있다. 농성 당직자들과 단식자들은 농성장을 관리하는 한편 매일 하루 3차례 1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청와대 분수대 앞, 정부종합청사, 광화문 광장, 광화문 4거리에서 오전 8시, 12시, 오후 6시 출근, 중식, 퇴근 시간을 기해 1시간씩 1인시위가 진행된다.

<노동과세계>가 점심시간 쯤 농성장에 갔더니 단식자들이 1인시위를 나가서 하나도 없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비를 잔뜩 맞은 채 피켓을 들고 들어오는데 어제 본 얼굴이 있다. “아니, 안가셨어요? 여기서 주무신 거예요?”, “아, 네~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오늘로 이틀째 동조단식 중인 신영철 씨(50세)는 강원도 홍천에서 자영업을 한다. 노동조합 간부도, 진보단체 활동가도 아닌 일반 시민이다. 그는 희망버스 1차, 2차에 모두 참가했다. 미선이효순이 사건 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주말이나 휴일이면 홍천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집회에 참가했다.

“한진중공업 상황이 워낙 급박해 걱정하다가 민주노총 위원장께서 단식을 한다고 해서 조용히 왔다가 한쪽 귀퉁이에서 함께 하고 가려고 했어요. 만 하루만 하고 오늘 아침 가려고 했는데 한진 조합원들이 부스스하지만 밝은 얼굴로 농성장에 들어오는 걸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요. 슬그머니 하루만 단식하고 가기가 미안해서 내일 저녁까지 하려구요. 김영훈 위원장 면도도 못하고 초췌한 모습도 안타깝고...”

배가 고픈 것 괜찮은데 도로 소음이 너무 심해서 밤잠도 설쳤다. “저는 개인참여자지만 농성하는 분들의 밝은 표정을 보고, 비에 젖어 눅눅한 땀냄새를 맡으면 서로 한 마디 하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어도 동질감이 느껴져요. 제겐 행복한 시간이죠.”

▲ 신성훈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사진=노동과세계
신영철 씨는 1차에 이어 2차 희망버스에서 돌아올 때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3차 희망버스도 당연히 간다. 그는 오늘 점심시간에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난생 처음 1인시위를 해봤다.

하루 3명씩 돌아가며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 오늘 단식을 하는 조합원들을 차례로 만나봤다. 신성훈 조합원(43세_시운전팀)은 지난 2월14일 해고를 통보받았다. 1월6일 새벽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한동안 머리가 멍했다고 한다.

"크레인으로 달려가 그 밑에 25시간 이상 있으면서 2003년 김주익열사가 생각나고 당시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가 싶었어요. 가족대책위도 생기고, 이탈하는 조합원들도 늘어나고... 어쩌면 그때와 그렇게 똑같은지..." 신성훈 조합원은 한진중공업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3차 희망버스가 다른 투쟁현장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문권욱 조합원(32세_기장팀_메인 엔진 탑재조립)은 2005년 입사하자마자 현장에 비치된 ‘85호 크레인’이란 영상물을 봤다. 김주익열사가 크레인 위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나는 죽어서도 단결의 광장을 지킬 것이다”라는 유서 문구를 보며 가슴이 울컥했다.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던 20대 중후반 젊은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희망퇴직을 했다. 문권욱 조합원은 회사가 강행하는 정리해고가 너무나 일방적이고 납득할 수 없다. “제가 입사한 2005년부터 5~6년 간 한진중공업이 설립 이래 최대물량을 수주하고 생산도 했어요. 조선소 이익으로 망해가는 한진건설을 먹여살렸죠.”

그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그리 가깝게 지낸 건 아니지만 강연도 듣고 소금꽃나무 출판 때 저녁도 같이 먹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정리해고를 밀어붙일 줄 몰랐어요. 우리가 이렇게 싸울 수 있는 것은 김진숙 지도위원께서 고공농성으로 이끌어주는 덕분이죠. 조합원들도 더 이상 희망퇴직하지 말고 같이 싸웠으면 좋겠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앞이 깜깜한 투쟁이지만 함께 해야 합니다.”

▲ 문권욱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사진=노동과세계
허석현 조합원(39세_시운전팀)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상황을 전해준다. 2003년 김주익열사가 85호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할 때 그가 ‘금식이형님’이라고 부르는 선배노동자가 짬장(주방장)을 했고, 당시 대의원이었던 허석현 조합원이 크레인 위에 밥을 올렸다.

“금식이형님이 지금 너무 걱정돼요. 제가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형님네 집에 갔다 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까 집에 먼지가 켜켜히 쌓였고 사람이 찾아와도 쳐다보지 않고 벽만 보고 있대요. 수염은 얼마나 오래 안 깎았는지 이렇게 길다고 해요. 2003년 주익이형님이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했어요. 치료받고 조금 나아져 현장으로 돌아와 일했지요. 그런데 지난 2월14일에 또다시 해고통지서를 받은 거에요. 정신적 충격이 컸나봐요. 그 형님이 원래 굉장히 활달하고 유머가 많은 사람인데도 그래요.”

허석현 조합원은 2003년을 겪은 젊은 노동자 중 예민한 사람들은 이번 정리해고를 또 경험하면서 성격이 급해지는 등 좋지 않은 정신적 변화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시급히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지난해 말 무리한 단식을 결행하다 적혈구 파열로 생명이 위험하다고 해도 뜻을 굽히지 않아 조합원들이 찾아가 울고불고 해서 겨우 단식을 중단시킨 김진숙 지도위원이 좋지 않은 몸으로 191일째 크레인 농성을 잇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단식 후 밥도 못 드시고 죽도 제대로 못 드시는데... 소화에 무리되지 않는 과일, 뭐 그런것만 조금씩 드시면서 건강한 사람들도 하기 힘든 걸... 남성도 아닌 여성의 몸으로... 진숙이 누나가 한진중공업에 입사해서 불과 1년도 안돼 해고가 됐잖아요. 그런데도 한진 조합원들에 대한 애착이 정말 커요. 노동자들 설움이 자신이 다 안고 총대를 매고 올라가서 저러고 있는데... 거기 올라가기 전에도 진숙이 누나는 늘 모범이었어요.”

▲ 허석현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사진=노동과세계
허석현 조합원은 2001년 한진중공업에 입사해 한진 협력업체 직원이었던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고 슬하에 8살, 5살 아들 둘을 뒀다.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아이들 생일,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못갔어요. 나중에 아이가 ‘왜 아빠는 내 입학식사진에 없어?’ 하고 물으면 ‘네가 커서 직장에 다니며 노동자로 살아갈 때 아빠보다 나은 환경에서 존중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하다보니 그랬다’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겁니다. 또 진숙이 누나를 아는 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싸워 기필코 이겨서 누나가 내려오면 붙잡고 고생했다고 울고 싶습니다.”

15일 오후 4시경 중구청 공무원이 농성천막을 찾아와 “허가 받지 않은 천막이니 자진철거하라”는 말과 함께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주고 갔다. 중구청 공문에는 “대한문 앞 보도를 지속적으로 무단점용함으로써 도로법 제38조(도로의 점용허가) 및 제45조(도로에 관한 금지행위)를 위반했다”면서 “7월22일까지 자진정비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및 정비 등 행정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공무원이 오기 직전에 한 남성이 “여기 옆에서 공사 한다”면서 놓고 간 안내문이 있다. ‘공사안내문’에 의하면 덕수궁주변 침수방지 긴급공사를 7월16일부터 25일까지 야간시간에 한다고 한다. 내일부터 열흘 동안 밤 8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 민주노총 조준호·이수호 지도위원, 민주전국노점상연합 배행국 위원장, 추모연대 박중기 명예회장, 김영선 서울 중구 의원,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와 편집국장, 한국노총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과 간부들도 다녀갔다.

정리해고와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교사공무원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김영훈 위원장 단식농성 사흘째 또 하루가 기울어간다.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적기본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지지 현수막이 농성장 주변에 나붙었다. 사진=노동과세계

▲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민주노총 위원장 단식농성 현장 주변. 사진=노동과세계

위원장 단식 사흘째 촛불문화제가 저녁 7시를 조금 넘겨 시작됐다. 오늘 촛불은 3차희망버스기획단이 준비해 진행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전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면서 정부와 집권여당 관계자들 태도가 점차 바뀌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채필 노동부장관이 한진중공업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했고, 한나라당은 외부세력이 개입하지 말하야 한다고 했는데, 그들 주장대로 한진중공업 노사인 사측과 금속노조가 교섭을 통해 속히 이 사태를 해결하고, 외부세력인 경찰과 사설용역들은 현장에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오는 23일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30일 3차 희망의버스에 노동자와 시민이 적극 나섬으로써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철회시키고 우리 동지들을 현장으로 돌려보내자"고 말했다.

▲ 김영훈 위원장 "한진중공업 노사인 사측과 금속노조가 교섭을 통해 사태 해결하고, 외부세력인 경찰과 사설용역은 현장에서 나가라!" 사진=노동과세계
▲ 위원장 단식 사흘째 촛불문화제는 3차희망버스 기획단이 진행했다. 사진=노동과세계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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