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지도위원 고공농성 206일째...어버이연합도 농성장 난입 후 부산행

▲ 김영훈 위원장 단식농성이 18일째를 맞았다. 오늘 오전 3차희망버스가 부산으로 출발했다. 사진=노동과세계
▲ 어버이연합 노인들이 3차희망버스 출발 당일 농성장에 들이닥쳐 욕설과 폭력을 일삼다 희망버스를 막겠다며 부산으로 갔다. 사진=노동과세계
▲ 어바이연합 노인들은 약식집회 후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농성장 주변 현수막을 칼로 찢고 피켓을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사진=노동과세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리해고 철회,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18일째인 30일 3차희망버스가 부산으로 출발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와 노조탄압 중단, 국민연금공단 단협해지 철회,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기간 내 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 지도부와 조합원은 물론 연대단체 대표자와 성원들 희망동조단식이 이어졌다.

3차 희망버스가 예고된 30일 오전 11시 경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노인들이 위원장 단식농성장에 들이닥쳐 한동안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다 출발했다. 노인들은 농성장을 에워싸고 충돌을 막는 경찰들을 향해서도 주먹질을 하고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을 퍼부어댔다. 노인들은 농성장 주변에 설치된 한진중공업과 유성사태 해결,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 수 개를 칼로 찢어 훼손하고 피켓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 어버이연합이 칼로 훼손한 농성장 주변 현수막과 피켓들. 사진=노동과세계
그들은 천막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서 살아라”, “나라 망해먹는 몹쓸 것들...”이라며 경찰 어깨 너머로 손가락을 하고 경찰에게도 “경찰이 왜 빨갱이들을 지켜줘?”라며 멱살을 잡았다. 30~40분 여 동안 폭력을 일삼던 노인들은 45인승 대형버스 5대에 나눠타고 부산으로 떠났다. 이들은 3차희망버스 행렬이 영도조선소로 가는 것을 영도다리에 누워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문 앞 길 건너편 시청광장 재능교육 농성장 앞에서는 오늘 오전 11시 경부터 3차희망버스가 부산을 향해 속속 출발하고 있다. 백기완선생을 비롯한 연대단체 성원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들러 희망버스를 타러 갔다.

서울 중구청은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도로점용 원상회복 요청’ 공문을 세 차례에 걸쳐 보내왔다. 중구청과 어버이연합 등 수구보수단체들이 언제 들이닥쳐 단식천막을 철거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가맹산하조직 농성당번이 없는 오늘(30일)과 내일(31일) 주말과 휴일 총연맹 사무총국 성원들을 조를 짜 농성장을 지키기로 했다.

3차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노동자시민들을 평화기조로 집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절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늘 오후 2시 3차희망버스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부산 현장에서 개최한다.

▲ 희망단식 민중참가자 신영철 씨. 사진=노동과세계
민중참가자로서 민주노총 위원장과 단식농성을 함께 해 온 신영철 씨(50세)가 3차희망버스를 탔다. 그는 민주노총 위원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에서 올라와 곧바로 단식을 시작했고 3차희망버스 출발 하루 전인 29일까지 16일 간 희망단식에 참가했다.

“평생을 사회운동, 노동운동에 몸담아 온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비록 잠시 함께 하는 거지만 흉내내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빈 자리를 채우고 싶었어요.”

신영철 씨는 “이렇게 슬그머니 가는 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민주노총 위원장이 벌써 18일 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데도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일어서 가는 것이 편치 않다고 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80만 조직의 수장이고, 노조조직률이 10%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결국 민주노총은 한국사회 모든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잖아요. 그 조직의 수장이 이렇게 오래 곡기를 끊고 싸우는데 아직도 손에 잡히는 성과가 없다는게 정말 안타까워요.”

“저는 무슨 계급의식이나 철학 같은 그런 건 몰라요. 다만 노동자가 자본과 권력에 말도 안 되는 착취를 당하고, 부림을 당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함께 막아내야 할 일이죠.”

신영철 씨는 “민주노총이 시민사회와 협력해서 한진중공업 사태를 잘 해결함으로써 시민운동 진보운동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참여자들이 미약하나마 결코 작지 않은 힘이라는 것을 믿는다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6일 간 단식천막에서 생활하며 한진중공업지회,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한진이나 유성, 재능, 발레오도 그렇고... 기약없는 투쟁을 하는 거잖아요. 이 단식도 희망단식이라고는 하지만 기약없는 단식이고... 저는 제 판단에 의해 그만둘 수 있지만요. 그렇게 막막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싸우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