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소장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관지 ‘비정규노동’이 올해 발간 10년을 맞아 한국사회 비정규직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7년 이랜드투쟁 당시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와 생존권 사수투쟁을 이끈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48세). 그가 이 땅에서 비정규 노예노동을 없애기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남신 소장을 민주노총 위원장 단식농성 천막에서 만났다. 그는 민주노총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센터와 철폐연대 같은 비정규 관련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실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비정규센터는 빨리 문 닫는 것이 목적이에요. 이후 10년 내 센터 역할이 마감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각한 문제를 실사구시적으로 봐야 돼요. 주장과 선언을 넘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실질적 해법과 대안을 만드는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으로 쟁점화되기 이전인 1999년 만들어져 올해 12년째를 맞았다. 센터는 비정규직 관련 정책연구를 통해 비판적 입장이나 성명 수준을 넘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다. ‘비정규노동’은 2001년 5월 창간이래 센터 기관지이자 비정규직 노동매체를 지향하며 10년을 달려왔다. 비정규직 현장 노동자들의 육성을 담고 비정규직 관련 해법과 정책을 전파하기 위한 통로로 지금까지 통권 89호가 발간됐다.
 
이남신 소장은 비정규센터나 철폐연대가 지역 노동자들과 조직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주연이 아니어도 명품조연역할을 하는 거죠. 명품조연을 죽이면 영화를 망치게 돼요.”
 
이어 그는 지난 10여 년 간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여론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문제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말한다. “보수정당들도 비정규특위를 만들 만큼 비정규직문제 중요성은 각인됐지만 정작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에서 비정규사업은 잘 안 해요. 애쓴 만큼 성과도 별로 없고 조직화도 어려우니 그렇죠. 그래도 꼭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지난해 7월22일 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 진보교육감 당선 이후 국민 90% 이상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게 된 지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는 이 소장.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전체노동계급을 대변하는 민주노총을 위시한 조직노동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 그는 법제도 개선이 중요한 축인만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된다면 지난 10년 간 비정규노동자들이 피땀 흘리며 투쟁한 것, 민주노총이 비정규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 자체를 완전히 해결할 만큼의 큰 성과는 아니어도 초기 성과 정도는 낼 수 있을 겁니다. 10년 만에 다가온 호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남신 소장은 민주노조운동 본산인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 관련해 여러 비판에 직면해 있는 걸 알고 있어요. 저는 민주노총 역할을 폄하, 부정하거나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노총이 정규직 대공장 남성 중심이라는 선입견과 비판을 넘어서려면 실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단언했다.
 
“진정성 있게 인력과 재정을 투입해야 합니다. 다 쏟을 수는 없어도 우선순위를 비정규문제에 둬야죠. 일반국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볼 때 ‘민주노총이 저 사업을 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요.”
 
이남신 소장은 민주노총 내 비정규직 조합원 8만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들이 비정규직이라는 프레임에 안주하지 않고 전체 노동운동 과제인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타임오프 등을 자신의 문제로 안고 민주노조운동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이해가 대립되는 것도 있지만 민주노총 안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을 맞잡아야 해요. 그러면 국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희망을 갖고 다가올 겁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오는 9월 초 전국지역 비정규노동센터들과 함께 비정규직노동 문제를 갖고 대토론회를 연다. “우리도 외곽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민주노총도 중심을 단단히 잡고 지난 10년 간의 여러 한계와 오류들을 극복해 주세요. 자신감을 잃지 말고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으로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홍미리기자
 
※ http://workingvoice.net/xe/를 통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