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
지난 2009년 2월 필리핀 국회가 수빅만 자유항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현지조선소의 잇딴 산재사망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3년 동안 한진의 수빅 조선소에서 공식 산재사망자만 17명이었다. 그러나 필리핀 건설노조연맹은 말라리아로 죽은 노동자까지 24명으로 추정했다. 현지 노동단체는 34~40명으로 추산했다.

아무리 한국이 선진조선 기술을 이전한다해도 잇딴 산재사망은 ‘노동자의 무덤’으로 불릴한 했다. 필리핀 국회로선 당연한 조치였다.
 
필리핀 국회의 움직임에 당시 주 필리핀 한국대사였던 최중경 현 지식경제부 장관은 2008년 12월 23일 친필 사인한 편지를 필리핀 국회에 보내 “한진 필리핀 현지법인이 상원 조사의 대상이 된다면 (양국 관계에) 지속적이고 부정적인 여파를 낳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한진중공업 필리핀현지법인의 사망사고에 문제제기해온 필리핀 피아 카에타노 의원은 “(최 대사가) 필리핀 상원에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하지말아야 할지를 말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에타노 의원은 “수빅자유항 경제지대에 있는 한진 조선소에서 보고되는 노동기준 위반, 사망사건의 경고음, 노동자들의 사고에 대해서 조사를 하려고 하는 상원을 좌절시키기 위한 숨겨진 위협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 장관이 당시 현지 대사로 필리핀 노동자의 잇딴 죽음 앞에 누구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는지는 명확하다.
 
자유선진당은 올 1월 이런 인물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독기 인사”로 이름짓고 최 장관을 “자신 명의의 통장이 41개, 보유한 현금이 7억원, 부동산 투기의 산 교범이며 세금탈루가 전문가 수준이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의 일원으로서는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다 갖췄지만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은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맹비난했다. 원조보수 자유선진당 눈에도 최 장관은 한참 함량미달이었다.
 
지금도 필리핀 수빅만에선 산재사고가 줄 잇는다. 필리핀 웰든 벨로 상원의원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날아들려다 실패했다. 웰든 벨로는 내한 중에 최중경 장관도 만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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