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전경련·양대노총·대한상의서 한진문제 해결촉구 108배정진

▲ 조계종 화쟁위윈장인 도법 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찾아 '김진숙씨가 살아 내려오도록 기도하겠습니다'가 적힌 문구위에서 절을 올리고 있다.이명익기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이해당사자 단체들을 찾아 불교적 호소방식인 108배 정진을 수행했다.

도법 스님은 4일 고용노동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대한상공회의소 등 5개기관과 단체를 차례로 방문해 “김진숙씨가 살아 내려와야 한다”고 호소하며 108배를 했다. 스님은 오전 10시30분 과천정부청사 내 고용노동부를 시작으로 오후 1시30분 전경련, 2시30분 한국노총을 거쳐 오후 4시20분 민주노총에 도착했다.

도법 스님은 먼저 “김진숙씨가 살아내려오도록 기도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읽은 뒤 54배정진을 수행했다. 애초 108배를 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일정을 감안해 민주노총에서는 54배로 가름했다.

스님은 호소문을 통해 “대단히 부끄럽고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고 말하고 “우주가 창조해낸 가장 위대한 작품이 생명이라고 배웠고, 생명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와 같다고 배웠다”면서 “자존심, 명예, 돈, 권력, 재산, 진보·보수, 자본가·노동자의 입장 등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이 생명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 조계종 화쟁위윈장인 도법 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찾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도문을 읽고 있다.이명익기자
이어 “나름 안타까운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누군가 나서서 잘 해결하겠지 하는 마음을 핑계로 오늘까지 왔다”고 전하고 “그동안 무력한 좌절감에 시달리며 모색하고 모색한 끝에 엎드려 호소하고 엎드려 기도하는 것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이렇게 나섰다”고 108배 정진을 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도법 스님은 “우주가 창조해낸 위대한 작품, 우주의 무게를 갖고 있는 김진숙씨의 생명이 살아 내려오는 길이 있다면 지극정성으로 그 길을 가겠다”면서 “조계종단 문제제기 하라면 하고, 교회 앞에 엎드려 절하라면 절하고, 김진숙씨와 노동자를 만나라면 만나고, 회사와 조남호회장님께 무릎꿇고 빌라면 빌고, 청와대에 가서 읍소하라면 읍소하고 길이 있다면 어느 길이든 가겠다”고 호소했다.

또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언론이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김진숙씨로 하려금 살아 내려오도록 하는데 국민 모두가 나설 수 있도록 보도해 달라”고 말한 도법 스님은 “특히 영향력이 큰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특별한 지도력을 발휘하길 간곡히 청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아이들, 우리 친구들, 우리 이웃들이 부모님, 선생님, 어른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배우고 익힌 지식이 틀리지 않음을 믿을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책, 신문, 방송에서 생명의 고귀함에 대해 보고 듣고 알게 된 지식들이 참말임을 믿을 수 있도록, 저희들의 소박한 바람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길 거듭 청한다”고 호소했다.

호소문을 읽은 도법 스님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 김진숙 지도위원이 무사히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불경을 외며 모두 54번에 걸쳐 절을 했다.

정진을 마친 도법 스님은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스님은 “한진중공업 회사에서는 김진숙씨가 거기 올라가서 이만큼 사회의제화 시켰으니 그만 내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면서 한진 사태와 김진숙 지도위원 고공농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과 정희성 부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것은 회사이며 정리해고에 대한 회사 측의 전향적 입장이 나와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저도 한진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도 보고 책도 봐서 알고 있다”고 말하고 “그 사람들이 철이 안 들어서 그런데 제가 이렇게 철들라고 호소하고 다닌다, 저는 읍소하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정말 고생들이 많다, 죄송스럽다”며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스님은 또 “고용노동부에도 갔었는데 성의가 부족한 듯 보여서 거기는 다음에 또 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조계종 화쟁위윈장인 도법 스님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찾아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과 정희성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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