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연대, 대한항공 조종사 불법파견·노조탄압 중단 촉구 집회 열어

▲ 국내 항공사들이 외국인 조종사 불법파견을 일삼고 있고 노동부도 불법이라고 했지만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 한국공항공사는 이명박정부와 함께 공기업 선진화를 강행하며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 사진=노동과세계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불법적으로 외국인 조종사들을 파견받아 비행안전을 위협하고 국부를 유출하고 있다며 양대 항공사 조종사들이 정복을 입고 규탄투쟁에 나섰다.

조종사 파견은 ‘파견근로자보호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다. 대한항공 전체 기장 1,200명 중 25%나 되는 300명이 불법파견 외국인이다. 기장 자격을 갖춘 500여 명 한국인 부기장이 기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사회적 책무인 조종사 양성을 외면한 채 손쉽게 외국인 조종사를 돈으로 데려와 한국 젊은이들이 조종사가 되는 길을 막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책사업으로 시작한 울진 비행학교 참여 자체를 거부했고, 지난해 7월 배출된 1기 졸업생들도 채용하지 않았다.

항공사들은 외국 소재 파견업체에 용역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불법파견 조종사 임금을 지급해 국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불법파견 외국인 조종사들은 내국인 조종사들과 달리 과다한 비행 근무시간, 최소 휴식 시간을 적용해 비행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국내 조종사들은 대한민국 국적기 날개를 단 대한항공이 자국민 일자리를 빼앗아 외국에 준다면 국적기 자격을 반납해야 한다면서 특히 비행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대한항공 외국인 조종사 불법파견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양대 항공사 조종사들을 비롯해 항공연대 소속 조합원 등 연대단위 성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 대회에는 조종사들이 정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김홍연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 사진=노동과세계
김홍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항공연대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불법파견을 일삼는 대한항공과 매년 500억 흑자를 올리면서도 정리해고를 강행하는 한국공항공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자국민 일자리를 빼앗아 그것도 불법적으로 남의 소에 쥐어주는 항공사 날개에 대한이라는 나라 이름을 달게 할 수 있느냐?”면서 “불법파견, 노조탄압, 정리해고를 일삼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국정감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어딜 가나 똑같은 노동탄압이 자행된다”면서 “이명박은 이런 상황을 왜곡해 청년이 일하기 싫어하고 일을 가려서 하니까 중소기업에 사람이 모자라고 이주노동자가 일한다지만, 그들은 청년들이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공기관 일자리 2만개를 없애더니 조종사까지 손쉽게 외국인을 데려다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청년 일자리를 말하는 국가, 그것을 지휘감독해야 할 기관들이 불법을 편들고 눈 감아준다”면서 “조종사들이 단결하고 노동진영과 양심세력, 진보진영과 정치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우리 청년들 일자리를 확보하고 노동기본권을 되찾는 투쟁을 시작하자”고 역설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절 민주노동당 의원이라고 소개했는데 제가 바로 조종사노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뒤에서 부추기고 앞에서 조종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조종사들이 노조를만들어 첫 파업을 할 때 대통령과 수구보수 조중동은 ‘억대연봉자들이 왜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하느냐’고 했지만 노조는 월급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며, 항공사 사주들이 운행규칙을 안 지켜 언제 사고날지 모르니 그것을 자주적으로 판단해 활동하는 노동자가 당연히 만들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노조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권 의원은 “외국인 조종사 불법파견을 묵인하고 노동자 때려잡기에 혈안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법과 원칙, 공정사회를 외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안전운행을 위해서도 외국인 조종사 불법파견을 막고 부당노동행위를 막고 부당해고된 동지들을 복직시켜야 한다”면서 “아무리 말해도 이명박-한나라당정궈은 말을 듣지 않으니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을 갈고 저 국회 주인도 야당으로 바꾸자”고 성토했다.

이대경 한국공항공사노조 위원장도 “저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노조 위원장이 된 후 이 정권의 온갖 노동탄압과 그에 맞서 저항들을 봐왔다”고 전하고 “최근 들어서는 대규모 정전사태와 고속철 탈선 등 곳곳에서 곪아터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얼마 전부터 일부 조종사들이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 역시 조종사를 괴롭히는 불법파견과 근로조건 악화로 인한 불법탈법 반강제해고”라면서 “정부와 공항공사가 무리한 공기업 선진화정책을 강행하며 부당하게 정리해고 된 동지들이 공항에 복귀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공항을 박차고 나와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와 항공사 측의 불법파견을 규탄했다. 사진=노동과세계
▲ 항공기 조종석을 외국인으로 채우는 대한항공은 국적기를 반납하라! 사진=노동과세계
권영국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제가 처음 만난 사건이 2008년 9개월 간 파업이 이어졌던 알리안츠생명보험 파업사태인데 지점장에게 조합원 자격을 줬다는 이유로 불법화했고 그것이 바로 이명박 노동정책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철도노조 파업 역시 절차와 필수유지업무 등 모든 조정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이 불법이라면서 불법으로 몰았다”고 말하고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본질은 정규직을 쫓아내고 계약직과 인턴을 채용해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노동조건은 인간 존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조차 짓밟는 정부 하에서 합법파업은 성립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법 위에 올라서야 한다”고 분개했다.

권 변호사는 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불법파견으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불법적 정리해고로 두 형제는 남의 등을 쳐먹고 불법을 자행하는 것이 똑같다”면서 “이 정권이 끝나고 나면 기업의 불법을 잡는 특별검사와 4대강을 비롯해 노동자를 죽이는 노동정책을 5년 간 펼친 이명박에 대한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일갈하고 “검경을 동원해 국민을 괴롭히는 것은 법치를 가장한 탄압이며 폭력인 만큼 우리는 분노를 잊지말고 지쳐쓰러지지도 말고, 절망하거나 포기하지도 말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 조합원들이 참석해 조종사들을 위해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7~10년을 합창단 소속으로 일하며 공연을 해 오다 사측이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다.

■ 대한항공 외국인조종사 불법파견 행태 관련 경과

2002년 10월1일=서울 남부 지방노동사무소에 불법파견 고소
2003년 5월21일=남부지검 불기소 처분
2009년 10월=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상희의원, 고용노동부에 대한항공 불법행위 문제제기
2010년 2월19일=고용노동부, 외국인조종사 불법파견 관련해 불법이라고 답변
2010년 12월31일=대한항공조종사노조, 고용노동부에 불법파견 고소고발
2011년 8월31일=고용노동부, 8개월 만에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

현재 검찰은 침묵 중이며,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불법행위와 반사회적 행태를 철저히 국정감사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하고 있다. 또 검찰은 고용노동부에서 기소의견을 송치했으므로 조속히 기소해 불법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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