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참여당은 진보정당 선통합 대상 아니다”

▲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찬반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는 재석인원 787명 중 510명 찬성으로 통합여부의 가결 기준인 재석인원 2/3의 525명을 넘지 못해 부결되었다. 이명익기자
진보대통합 논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 787명 중 510명만이 통합안에 찬성, 당헌.당규상 기준인 대의원 과분사 재석에서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서 양당의 선통합은 사실상 좌절됐다.

 통합안 부결은 전날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을 우선해야 한다’는 통합의 대원칙을 재확인하고 권영길, 천영세, 강기갑 등 민주노동당 전 대표들이 진보신당과의 서통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내부분열 조짐을 보이면서 예견됐었다.

 민주노총은 24일 중집에서 “민주노총은 정치방침으로 인한 대중조직 분열을 막기 위해 진보정치통합을 추진해 왔지만 정치방침 때문에 대중조직이 분열되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염원하는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 9월4일 진보신당 임시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을 통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합의문이 부결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은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5.31최종합의문>과 <8.27 새통추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문>에 기초해 중단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며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 선통합 추진의 대상과 주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하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는 재석인원 787명 중 510명 찬성으로 통합여부의 가결 기준인 재석인원 2/3의 525명을 넘지 못해 부결되었다. 이명익기자
▲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찬반토론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명익기자
민주노총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추진위원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이 같은 입장을 바탕으로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통합안 반대 발언을 통해 대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복수의 진보정당이 존재하게 될 경우 민주당을 비롯한 보수정당들과 일부 출세주의자들이 힘을 합쳐 민주노총은 민주당의 좌클릭 먹이감이 됐을 때 혼란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우려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제는 전선운동의 혼란이다. 통일전선운동이 필요해 민중의 힘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민중진영의 단일한 전선체 출범이 잘못됐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며 민주노총이 분열되지 않는 게 유일한 정치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반대토론에 나선 권영길 의원의 부결 호소는 절절했다. 권 의원은 “한진중공업 김주익이 85호 크레인에 목을 맸을 때 노무현은 ‘분신으로 투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85호 크레인에는 김진숙이 있다. 김주익이 목 매 죽고, 농민 전용철, 홍덕표가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는 일이 언제였나? 누구 책임인가?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반대하는 이유는 민주노총을 흔들고 뿌리를 뽑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며 “참여당과의 선통합시 민주노총은 살아남지 못하고 사분오열될 것”이라고 부결을 호소했다.

 그는 “넥타이 부대를 대표하는 사무금융노조가 반대하고 전국 공공운수노조가, 금속노조가, 건설노조가, 보건의료노조가, 비정규직노조가, 언론노조가, 교수노조가 반대하고 서울, 인천, 강원 등에서 민주노총 지역 본부장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면 또 다른 진보정당이 만들어지게 되고 동의할 수 없는 세력들이 모여 또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드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1997년과 2007년 대선에서 우리는 실패했다. 진보진영의 반쪽만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2년과 2004년에 우리는 함께 해서 크게 성공했다”며 “자주, 평등, 평화의 새 세상 이루자던 진보의 반쪽은 여기 안에 있지만 반쪽은 우리 밖에 있다. 그 동지들 우리가 품어야한다”고 거듭 진보양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 권영길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안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