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보연대 대표자 5명 집단단식 돌입...27일 제2의 촛불항쟁 예고

▲ 20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명박-한나라당정권이 한미FTA 국회 비준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들이 집단 항의단식에 돌입했다.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이 24일 오전 11시30분 대한문 앞 농성장에서 개최됐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심호섭 전빈련 의장, 김장호 전국회의 부의장 등 5명이 오늘로 20일째 단식 중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며 집단단식을 시작했다.

오늘 단식을 시작하는 단체 대표자들의 결의발언이 이어졌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미국이 비준했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갈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제대로 꼼꼼히 살펴서 한미FTA가 우리에게 불평등한 협정이라면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국회에서 끝장토론을 한다고 해놓고 출근시간, 점심시간, 주말 등 국민이 보지 못하는 시간에 형식적으로 하고 끝내려 한다”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시늉만이 아닌 온몸으로 한미FTA 비준을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한미FTA는 제2의 을사늑약에 버금가는 매국행위”라면서 “모든 면에서 불리한 내용인 한미FTA가 비준되면 노동자농민을 비롯한 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한미 FTA 저지'손피켓을 들고 있다.이명익기자
▲ 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이명박 정권심판'손피켓을 들고 있다.이명익기자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저는 한미FTA가 미국법 밑에 있으면서 한국 국내법 위에 있다는 사실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말하고 “6년 여의 과정을 거쳐 지난 2010년 재협상이 됐는지 그 내용은 어떤지에 대해 국민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중파 등을 통해 한미FTA가 좋은 거라는 광고만 넘쳐난다”고 규탄했다.

심호섭 전빈련 의장은 “그렇지않아도 지금 한국사회에서 빈민의 삶은 고통 그 자체이며, 소파 협정 등으로 인해 이미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 된지 오래”라고 전하고 “국민 99%를 미국의 노예로 만들 한미FTA 비준을 저지하는데 빈민들도 나설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장호 전국회의 부의장은 “한미FTA가 비준되면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와 같은 사태가 100개, 1000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정권을 바꾸자고 하지만 한미FTA가 발효되면 정권이 바뀌어도 이명박 폭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면서 “정권을 바꾸기 전에 한미FTA부터 저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로 20일째 단식농성을 잇고 있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이 비준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국회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이유로 자포자기하거나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한나라당은 선거 국면 전환용으로 27~28일 날치기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대중 투쟁동력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이 온몸으로 막을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석 전농 의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국민 힘으로 매국협정 한미FTA 비준을 저지하자면서 오는 27, 28일 여의도로 집결하자고 호소했다.

이 의장은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국민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이 매국협정을 기어이 통과시키려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국민에게 호소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이제 한미FTA를 저지할 힘은 오직 국민의 투쟁 뿐”이라면서 “광우병촛불에 이은 제2의 촛불항쟁으로 한미FTA를 저지하자”고 역설했다.

회견 참석자들은 “뼛속까지 친미친일인 이명박대통령 규탄한다!”, “99%는 분노한다 FTA비준강행 한나라당 규탄한다!”, “한미FTA 비준안 ‘묻지마 강행’ 즉각 중단하라!”, “시대착오적 한미FTA 전면 재검토하고 폐기하라!”, “매국협정 체결 당사자 김현종과 김종훈을 처벌하라!”고 외치며 한미FTA 국회 비준을 막아낼 것을 결의했다.

▲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국진보연대 대표단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정지영 영화감독이 24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FTA 비준반대 영화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영화인들도 한미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고 나섰다.

한미FTA 비준반대 영화인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농성장 앞에서 열렸다. 이 회견에는 정지영 영화감독, 권칠인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사장, 심재명 영화제작자,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등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정지영 감독은 “오늘도 한미FTA가 얼마나 우리 미래를 장밋빛으로 만들 것인가를 말하는 광고를 보고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나와 기자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우리가 반대하는 한미FTA에 대한 자신들 일방적 주장을 광고로 만들어도 된다고 누가 허락했느냐?”고 반문했다.

정 감독은 “참여정부 시절 스크린쿼터가 반토막났는데 지금 민주당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것을 보며 아이러니를 느낀다”고 말하고 “한미FTA 비준을 막는데 여러분 모두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스크린쿼터가 반토막났고 되돌려야 하는데 한미FTA가 비준되면 개방역진불가조항에 의해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하고 “우리가 한미FTA를 저지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한컵의 물을 보태달라”고 밝혔다.

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 한미FTA 이행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우리 영화인은 유엔 문화다양성협약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해 기필코 문화주권을 되찾고 빼앗긴 스크린쿼터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우리 영화인은 모순되고 불공평하고 의혹에 휩싸인 한미FTA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힌다”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비준동의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강행처리할 것은 한미FTA가 아니라 영화인이 처음 제안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인들 기자회견 앞뒤로 한미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중소상공인과 기독지식인들 기자회견이 연달아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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