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의원, 의장석에 최루탄 터뜨리며 저항...시민사회 여의도 집결 중

▲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터뜨린 최루탄에 국회의원들이 인상을 쓰고 있다. 노컷뉴스 제공
▲ 22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후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한 후 본회의장에 남아 있던 야당의원들이 고개를 떨군채 본회의장에 앉아 있다.이명익기자
이명박-한나라당정권이 온국민이 반대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는 폭거를 저질렀다.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4시27분 비준안 표결처리 여부(진행동의안)를 가결시킨데 이어 2분 뒤인 4시29분 한미FTA 비준안을 직권상정해 본회의 개의 선포 후 불과 4분 만에 일사천리로 날치기했다.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재석 170명 중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본회의 개의 시작 수 분 만에 날치기 처리됐다. 22일이 본회의 예정일이 아니기 때문에 본회의 진행동의안을 먼저 통과시킨 것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22일 오후 3시 5분을 기해 국회 본회의장 경호권을 긴급 발동하면서 비준안 직권상정을 위해 오후 4시까지 비준안 심사를 마쳐줄 것을 주문했다. 문자로 연락받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모여들자 야당의원들과 보좌관들도 달려갔지만 경위들은 의원들을 제외하고 들여보내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날치기 강행처리를 위해 오후 3시부터 의총을 열고 4시 본회의를 공지했다.

▲ 22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후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 막기 위해 최류탄을 뿌린 민주노동당 한 김선동 의원이 국회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이명익기자
▲ 22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후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한 후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이명익기자
오후 3시 55분 경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장으로 들어가자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앉은 의장석을 경위 40여 명이 에워싸고 있었다. 민주당 원내대표 측은 “(본회의에서) 전원위원회를 열 것을 요구하는 요구서를 내고 있다”고 말했고,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의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했다.

오후 4시 5분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의원발언대에서 최루탄 터졌다. 본회의장 의장석이 노란 최루액으로 가득하다. 정의화 부의장도 의장석에서 내려왔다. 모두 기침을 하고 혼비백산이다”라고 말했다. 나중에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사과탄)을 터뜨리며 의장석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김 의원은 곧바로 국회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와 격리조치됐다.

의장석 주변 소화기 분사로 인해 한나라당 의원들 다수가 본회장에서 퇴장했지만 10여 분 후 다시 들어갔다. 오후 4시20분 민주당이 전원위원회(정부조직·조세 등 부담을 주는 의안에 대한 심도 있는 실사를 위해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본회의 비공개 회의를 요청했다.

오후 4시25분 국회 본회의 개의가 선포됐고, 한나라당 의원 대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강행처리됐다. 이어 한나라당은 한미FTA 부수 14개 이행법안도 직권상정해 모두 통과시켰다.

국회 날치기 강행처리 수순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FTA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시민들은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고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오늘 오후 국회 앞에 집결해 이명박정권 퇴진투쟁에 나선다.

▲ 22일 오후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후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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