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성희롱문제 정몽구가 해결하라!” 여가부장관 면담, 사태해결 촉구 농성중

▲ 2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산재승인 금속노조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총 지도부와 단체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산재승인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해고 피해자가 산재를 인정받았다. 피해자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오늘로 181일째 노숙농성을 잇고 있다.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박OO 조합원은 지난 7월22일 성희롱으로 인한 적응장애, 불안우울증으로 산재를 신청했고 4개월이 지난 25일 성희롱 사건 최초로 산재 판정을 받았다. 이번 결정은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 인권과 노동권 침해가 얼마나 명백한지를 확인한 결과다.

금속노조는 29일 오전 10시 서울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자동차와 정부가 나서서 성희롱 부당해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회견 후 이들은 여성가족부 장관실로 올라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회견 여는말을 통해 “사람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받고 기뻐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 투쟁이 어서 끝나 이 무덤 같은 천막을 걷고 피해자 동지가 현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역설했다.

권수정 피해자 대리인은 산재를 인정받기까지 지난 기간 투쟁경과를 보고하고 “우리는 그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이제 더 이상은 할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토로하고 “우리는 여기서 181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데 피해자가 치유할 길은 가해자를 처벌하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너무 당연하고도 늦은 판정”이라면서 “피해자 동지 고통은 1차적으로는 상시적 성희롱이었으며, 그것을 인권위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해고돼 두 차례나 살인과도 같은 처분을 당했다”고 말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하는 피해자를 지지하고 연대하며 복직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 29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산재승인 금속노조 기자회견'참가자 손피켓을 들고 회견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와 심재옥 진보신당 부대표 연대사에 이어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판결, 대전검찰청 판결, 근로복지공단 산재인정 등 피해 여성노동자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했고, 이제 현대자동차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는 법에서 보장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구제 등 방법을, 계약해지·업체폐업등 편법적 방법으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 인권을 무시하는데 대한 법 제도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하루빨리 피해 여성노동자를 원직복직시키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을 마치고 피해자와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 사노위 소속 활동가 등 4명은 여성가족부 장관 면담을 촉구하며 건물 15층 장관실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여성가족부 공무원들은 경찰을 대동한 채 여가부 건물 1층 엘리베이터에서부터 피해자 일행을 제지했다. 경찰이 뒤따라온 회견 참가자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20여 분 실랑이 끝에 겨우 장관실 앞에 도착했지만 “장관이 자리에 없다, 오늘 밖에서 일정을 하고 퇴근한다, 내일은 부산출장이다”라는 답변만 되풀이 들었다.

여성가족부 사무관, 운영지원과장, 관리소장, 권익증진국장 등이 장관실 앞에 앉아 있는 일행을 찾아와 계속해서 밖으로 나가라고 종용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측은 경찰을 배치해 “퇴거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로 끌어내겠다”며 협박했다. 여성가족부 면담을 촉구하며 오전 10시30분 경 시작된 농성은 현재시각 오후 5시30분까지 7시간 여 동안 이어지고 있다.

▲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마친 성희롱 피해자 대리인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여성가족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여성가족부 장관실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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