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살인이다! 살인을 멈춰라!”...금속노조 끝장투쟁 선포

▲ 7일 오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건설,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쌍용자동차 위령 및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희망텐트촌 건설을 위한 희망버스를 타기 전 행진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 희망텐트촌이 펼쳐졌다. 금속노조가 쌍용자동차 희생자들 넋을 기리며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를 올리고 희망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와 쌍용차지부는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에 힘입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희망텐트로 포위하고 에워싸 8.6노사합의 이행을 강력히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공장 앞에 희망의 텐트촌을 만들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실천하며 죽음을 사슬을 끊고 투쟁을 승리하기 위한 거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늘(7일) 희망텐트촌 돌입에 이어 오는 12월23일 공장 앞에서는 대규모 촛불이 밝혀진다.

평택공장 앞 희망텐트촌 돌입에 앞서 금속노조는 서울역에서 ‘쌍용자동차 위령 및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를 올렸다.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지난 두 달 사이에 4명을 보냈고, 공장 안팎에서 산자 죽은 자 할 것 없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연대의 힘으로 고통에 신음하는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죽음과 절망이 아닌 희망을 주자”고 역설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치며 시작한 동지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 죽음의 행렬을 끝장내는 그날까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는 “국가가 물리력과 자본을 무기로 쥐고 포함된 자와 쫓겨난 자로 구분하며 정리해고와 대량실업을 양산하는 것에 우리는 연대로 맞서야 한다”면서 “포함된 자가 쫓겨난 자에 연대하는 희망버스와 희망텐트의 정신으로 투쟁하자”고 성토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명박정부가 친재벌정책과 노동유연화를 획책하며 이에 맞서는 노동자와 노조를 짓밟고 있다”고 말하고 “77일 투쟁 때 흘린 피눈물을 기억하며 오늘 이 자리는 죽음과 절망이 아닌 우리 삶을 만들어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쌍용자동차 위령 및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쌍용자동차 위령 및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철회'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김진숙씨가 내려왔지만 정리해고체제는 없어지지 않았고 정리해고체제는 한미FTA와 한몸이며, 한미FTA는 정리해고체제를 영구화할 것”이라면서 “19명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이 추운 겨울 촛불을 밝혀들고 희망텐트촌을 함께 만들자”고 격려했다.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는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인한 19명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살인이며, 얼마나 더 죽어야 하고, 얼마나 더 울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더 이상 울지 말고 노동자 민중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쌍용차 사태로 죽은 이들은 희생자가 아니라 이명박과 자본이 짜고 학살된 사람들이며, 오늘 행사는 위령제가 아니라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출정식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쌍용차 젊은 동지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앞장서서 이명박과 자본에 의해 잘못된 이 세상을 바로잡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쌍용차 19인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봉행됐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희생자 제위’에 분향하고 축문을 통해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인해 희생된 노동자와 그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되새기고, 한 치 물러섬 없이 싸워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결의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맨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들을 공장으로! 이제는 죽음을 멈춰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200여m를 행진했다.

서울역을 출발한 대오는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 도착 ‘희망텐트촌 사수 결의대회’를 가졌다.

▲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쌍용자동차 위령 및 해고자복직 투쟁승리를 위한 합동위령제'에 참가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이 '정리해고 철회'손피켓을 들고 위령제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7일 오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건설,사수 결의대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 희망텐트를 설치하고 있다.이명익기자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조합원들과 함께 77일 투쟁 당시 공장 안에서 하던 노래와 몸짓공연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77일 투쟁 이후 쌍용차는 사회적 합의와 약속을 단 한 가지도 이행하지 않았고 19명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 분노는 극에 달했다”고 말하고 “이제 더 이상의 죽음을 기다리지 않고 죽음을 막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646명을 정리해고하며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쌍용차 사측을 강력히 규탄하고 “한진중공업에 이어 이곳 평택에서 희망을 만들자”고 말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뼛속 깊이 사무치는 이 분노를 천배 만배 되갚을 것이며, 경영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투쟁이 백배 천배가 될 수도 있음을 알라”고 경고하고 “사람이 죽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냐?”면서 “금속노조 이름을 걸고, 15만이 책임지고 이 싸움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더 이상 해고로 죽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면서 희망텐트 설치를 선포했다.

참가자들은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 텐트를 설치하고 추위를 막기 위해 비닐을 덮었다.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박살내자!”, “정리해고 박살내고 공장으로 돌아가자!”, “죽음을 막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투쟁 반드시 승리하자!”

용역을 앞세운 사측 관리자들이 공장 안에 몰려서서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한편 쌍용차 사측은 오늘 금속노조가 공장 앞에 희망텐트촌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생산직 노동자들을 모두 불러내 관리동 앞에 세워놓고 관제데모를 벌였다.

텐트를 설치하는 동안 경찰은 “천막설치는 허가받지 않은 행위”라면서 도로법에 의해 위법조치하겠다고 했다. 관할 시청 시설과에서는 오늘 밤 12시 희망텐트를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금속노조가 정리해고로 인한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장을 포위하고 나섰다.

 

▲ 7일 오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건설,사수 결의대회'가 시작되자 쌍용자동차 사측이 회사 정문을 잠근 후 경비용역들을 배치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7일 오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건설,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은 일명 '죽음의 공장'이라고도 불린다. 2009년 여름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쌍용자동차 조합원들이 싸웠지만 그 누구도 이 구호가 이정도까지의 현실이 될 줄 몰랐다. 19명의 죽음... 그리고 어쩌면 그 다음의 죽음... 그러기에 19번째 다음의 공란은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다. 하지만 이제 이 죽음의 행렬에 마침표를 찍을때다 노동자가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죽음이 멈춘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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