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 방송3사 공동파업 선포식’

▲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방송 3사 공동파업 선포식'에 참가한 언론노조 MBC,KBS,YTN 지부 조합원들이 촛불을 들고 함성을 지르고 있다.이명익기자
▲ 이번 MBC 노동조합 파업에 동참해 정직3개월의 징계를 받은 최일구 앵커가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방송 3사 공동파업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던 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이명익기자
MBC KBS YTN 등 방송 3사가 이명박정권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을 사수하기 위한 공동파업을 결의했다. MBC는 이미 지난 1월30일부터 서울지부가 파업을 잇고 있으며 6일 전국 모든 지역 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 KBS 새노조도 6일부로 파업에 돌입하며, YTN은 오는 8일부터 파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언론노조가 3일 오후 7시30분 서울 보신각에서 낙하산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방송2사 공동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은 “저는 1988년부터 1,2,3대 언론노련 위원장을 했는데 그때부터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을 계속됐다”고 전하고 “이번에 MBC, KBS, YTN 등 3사가 낙하산사장 퇴출과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을 쟁취하기 위한 공동파업을 선언했고 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김재철 김인규 배석규 사장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면서 “방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온국민의 간곡한 염원이 여러분에게 달려있는만큼 멈추지 말고 투쟁하라”고 격려했다.

MBC 최일구 앵커는 “지금이 7시40분인데 이 시각 보도국에서는 기사를 데스크로 올리고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뛰어다닐 시간”이라고 말하고 “제가 MBC에 입사해 25~6년이 됐지만 지금처럼 내부에서부터 용광로처럼 단결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면서 “위기 앞에 담대해져야 하며 이 싸움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김재철사장, KBS 김인규사장, YTN 배석규사장 가면을 쓴 조합원들이 무대에 나와 누가 더 나쁜 사장인지를 베틀로 겨뤘다. 이어 MBC 조합원들로 구성된 ‘노래사랑’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민중의 노래’ 등을 열창해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과 함께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방송 3사 공동파업 선포식'에 나와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KBS 정연주사장이 배임죄로 해임됐으니 이제 김재철사장을 해고해야 한다”고 말하고 “MBC가 이렇게 됐으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그 어떤 방송도 보지 않고 취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며, 뉴스타파만을 보고 뉴스데스크가 제대로 돌아오면 그 때 보겠다”면서 “이제 낙하산사장들의 방송3사와 이명박정권의 조종을 울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김재철사장이 카드를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 정연주사장 생각이 났다”고 말을 떼고 “정연주사장은 일요일 공무가 없을 때는 단 한 번도 회사차를 운행한 적이 없는데 그게 공영방송 사장의 기본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개망나니 김재철사장이 오늘 또다시 칼을 휘둘러 기자들을 해고하고 징계했다”면서 “이명박정권 들어 12번째 희생자가 나왔고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으며, 이제 적벽대전을 시작하자”고 역설했다.

좋은어버이회 이기자회장, MBC본부 이용마기자, KBS본부 사무처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서기호 판사에 이어 MBC본부 정영하 본부장, KBS본부 김형석 본부장, YTN지부 김종욱 지부장이 무대에 올라 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KBS본부 김영은 기자는 투쟁출정문 낭독을 통해 방송 3사의 공동파업을 선포하며 이를 통해 MBC KBS YTN이 국민의 방송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공정방송을 복원하고 MB낙하산 사장을 퇴출하고 해직언론인들을 현장으로 복직시키자고 다짐했다.

▲ 5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린 '방송 3사 공동파업 선포식'에 참가한 한 언론노조 조합원이 '나는 언론인이다'가 적힌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방송3사 공동파업,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 쟁취’
언론노조 투쟁일정

3월5일(월) 19:30 보신각_방송3사 공동파업 출정식 ‘파업 三國志’
3월6일(화) 14:00 여의도 KBS 본관 앞_KBS본부 파업출정식
3월8일(목) 14:00 여의도_MBC, KBS 파업공동집회
                19:00 정수장학회(경향신문) 앞_부산일보 투쟁 승리 촛불문화제
3월9일(금) 09:00 YTN 남산타워 앞_YTN주주총회 항의투쟁
3월12일(월) 지역MBC 파업투쟁 돌입(예정)
3월15일(목) 정수장학회(경향신문) 앞_부산일보 투쟁 승리 촛불문화제
3월16일(금) 여의도 문화마당 예정_언론자유 쟁취 대규모 콘서트

■ 방송3사 공동파업투쟁 출정문

국민의 방송 쟁취를 위한 공동파업투쟁을 선언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MBC본부, KBS본부, YTN지부 등 방송3사 노동조합은 방송사상 최초의 공동파업투쟁에 나선다. 방송3사 노동조합은 오늘 공동파업 선포식을 시작으로, ▲낙하산사장 퇴출 ▲해직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함께 어깨를 걸고 체온을 나누며 흉폭한 권력에 맞설 것이다.

지난 1월 30일부터 MBC 파업이 36일째 이어오고, 내일 오전 5시부터 KBS가 파업에 돌입하며, 8일 오전 8시부터 YTN이 파업에 동참한다. 공영방송 3개사가 일제히 파업에 들어서는 것은, MB정권에 의한 언론장악의 패악질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MB정권의 낙하산 사장들이 이들 방송사에 또아리를 튼 후 언론장악의 독기(毒氣)는 공영방송을 휘감았다. 양심을 지키려는 언론 동지들은 해고되고 징계받고 유배를 갔다. 권력의 심기를 건드리는 아이템은 아예 잘려나갔고, 정권을 칭송하는 목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여기에 정권의 공신(功臣)인 조중동족벌은 권력을 등에 업고 방송까지 접수해 이 나라를 부정한 기운으로 뒤덮으려 했다.

방송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국가적 의제를 외면하자, 권력은 제 잇속을 채우기 위해 강산(江山)을 파헤치고, 재벌은 부(富)를 독식하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박탈하려 한다. 부동산 투기에 국민의 세금을 몰아넣은 내곡동 사저 문제는 방송에서 사라졌고,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은 여지없이 홀대받았다. 선거철마다 여당 후보에게는 유리한 보도를, 야당 후보에게는 불리한 뉴스를 일삼았다. 반면, 양극화, 고물가,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재개발의 그림자 등 국민의 고단한 삶은 정권을 피곤케 한다는 이유로 무시됐다. 무분별한 경쟁은 신성시되고, 공공의 복지는 나라를 망치는 포퓰리즘으로 왜곡되고 폄훼됐다.

이렇듯 방송이 포기한 공론(公論)의 공간을 이른바 소셜 미디어들이 채웠다. ‘나꼼수’에 대한 국민의 열광은 곧바로 굴종과 비겁과 나태에 빠진 언론인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타였다.

이런 참혹한 방송 현실을 탄압을 자행한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우리 역시 방송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권력의 탄압이 거셀수록 더 독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마이크를 잡으며, 권력에 맞서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혀야 했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민감한 문제는 알아서 덮여졌고, 사회적 약자의 진실은 전파를 탈 수 없었다.

우리의 무기력에도 국민은 권력과 결탁해 온갖 특혜 속에 개국한 조중동방송을 외면으로 심판했고, 권력이 방송의 입을 묶어도 국민은 여전히 소통하고 요구하고 행동하고 있다. 더 이상 방송장악 기도를 방관하거나 국민의 신산(辛酸)한 삶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낙하산사장 퇴출’은 해고언론인 복직과 공정방송 복원을 위한 출발점이다. 이 출발선에 함께 힘을 모아, 더 독하고 더 질기고 더 치열하게 투쟁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대신해 권력의 포화를 온몸으로 받아내 왔던 국민의 고통에 대한 우리의 속죄(贖罪)의 길이다.

물론 우리의 싸움은 방송3사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방송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를 되찾는 투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당장 박근혜 씨의 정수장학회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부산일보 지부, 미국 시민권자 사장 일가로부터 언론 독립을 지켜내고자 하는 국민일보씨티에스 지부, 공정언론을 훼손한 사장의 연임을 막고자 떨쳐 일어난 연합뉴스 지부까지, 우리의 투쟁은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우리는 오늘 MBC본부, KBS본부, YTN지부가 펼치는 ‘파업 삼국지’의 마당에서, 국민에게 공정한 방송, 국민의 방송을 되찾아 드릴 때까지 결연히 투쟁해 갈 것을 약속하는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맺으려 한다. 부정한 권력을 향해서는 독기를 품은 언론인으로, 사회의 그늘진 곳에는 온기를 전하는 방송인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그것이 방송3사 공동파업투쟁이 이루려는 단 하나의 목표,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빼앗은 권력을 단죄하고,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끝)

2012년 3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 방송3사 투쟁출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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