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참가자 435명 “쌍용자동차 죽음의 행렬을 끝장내자!”

▲ 사진=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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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 21명이 사회적 학살에 의해 세상을 등진 가운데 이명박 정부와 쌍용차 경영진, 대주주인 마힌드라를 향한 노동자들의 투쟁전선이 다시 구축되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제2차 희망시국회의 ‘STOP21’이 8일 오전 11시 서울 역삼동 마힌드라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쌍용차 문제 핵심인 불법 회계조작에 대한 진실규명, 부당해고와 공권력 폭력으로 상처받은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에 대한 치유,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근본적 해결 등을 촉구했다.

마힌드라 한국사무소 앞에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들이 자리했다. “투자는 없고 먹튀만 준비하는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국정조사 실시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쌍용차 연쇄살인 국정조사 실시하고 정부가 책임져라!”, “정리해고 쌍용차 죽음 사태 정부가 책임져라!”, “STOP 살인! NO 해고!”, “연쇄살인 쌍용차는 살인을 멈춰라!”, “살하이 잊지말고 마힌드라 믿지말자!”, “마힌드라는 해고자와 즉각 교섭에 나서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살아있는 목숨을 죽이는 것은 살인행위이며, 살아보겠다고 몸부림 치는 일꾼을 죽이는 것은 학살”이라면서 “이명박이 쌍용에서 21명을 학살하고 이 땅 전 세계 착한 노동자들의 피눈물까지 양심까지 학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소장은 “살인은 법에 따라 단죄하면 되지만, 착한 이들의 피눈물을 죽이는 만행은 그 손목아지와 속알머리를 비틀어야 한다”면서 “이 늙은 몸도 온몸으로 힘을 보탤 것”이라고 격려했다.

▲ 사진=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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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모두는 먼저 간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 앞에, 구럼비 앞에 죄인”이라고 말하고 “제주 구럼비를 폭파하는 것과 쌍용차 사회적 타살은 모두 국가의 만행이며 폭력이며, 우리는 영령들 앞에서 이 분노를 되갚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금속의 6월 산별임단투와 시기집중 1차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노동악법과 사회개혁법을 재개정하는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했다”면서 “저는 이 투쟁을 반드시 성사시켜 돌아가신 분들 앞에서 승리보고대회를 하고, 일터에서 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드릴 것”이라고 결의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구럼비를 살려내라는 외침과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해고자들의 구호가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21명을 죽이고도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뻔뻔스럽게 변명으로 일관하며 성명까지 내는 쌍용차 경영진과 대주주인 마힌드라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

이어 “올해 다시 전선을 구축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 반드시 우리 일상을 되찾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 오는 3월 10일 서울광장에 모여 이명박이 해결하라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문제를 정부가 해결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엄청난 죽음의 공포가 또다시 몰아치기 전에 우리는 청와대와 국회를 향해 거리로 나설 것이며, 연대의 힘으로 사회적 힘으로 투쟁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고 다짐했다.

▲ 사진=금속노조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자동차 공장에 이같이 흉악한 역사는 없었다”고 말하고 “정치권 음모로 인해 대우차에 팔고 중국에 팔고 인도에 팔고 이제 또 어디로 팔아먹으려 하느냐”면서 “쌍용차는 죽음 위에서 해고 위에서 돌아가는 공장이 됐는데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정치권은 선거 때만 되면 해결하겠다면서 표를 달라고 한다”고 규탄했다.

조 대표는 “19대 국회를 반드시 바르게 구성해서 팔아먹은 도둑놈들과 죽음을 외면하는 놈들을 감사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치유하고 원상회복해야 한다”면서 “아쉽고 죄송하지만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오 옆에 영정을 들고 서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이 죽음의 행렬을 막지 못하면 살아있는 어떤 노동자와 나 자신,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또다시 저 영정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노동자가 죽으면 국민도 죽고 노동자가 불행하면 국민도 불안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이 테헤란로에는 상하이, 마힌드라, 회계조작법인과 파산법인 등이 모여 있다”면서 “전 정권과 지금의 야당이 이 사태를 책임지지 않는다면 정권교체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되묻고 “법원과 회계법인, 법무법인, 투기자본 등이 결탁해 이 사태를 몰고 온 것에 대해 단죄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 희망시국회의에 마음을 모아준 435명과 이 자리에 함께 한 분들에게 15만 금속노조 조합원이 희망과 연대를 모아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정리해고는 살인이며 그 증거로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 21명이 돌아가셨는데 그 어떤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금속노조 이름으로 미힌드라와 이 사태를 만들고도 외면하는 자들에게 경고한다”면서 “금속노조는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이 싸움을 승리로 귀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영정 가운데 부분을 자신의 얼굴에 대고 정리해고 사태에 저항하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이는 가운데 시국선언문이 낭독됐다.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선언문 낭독을 통해 “오늘 제2차 희망시국회의는 쌍용자동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점이며 우리는 진실규명, 치유,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연대와 공동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각계별 해결촉구선언에서부터 총선출마자들에 대한 참여서명운동에 이르기까지 노동자 삶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고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어 “노동은 곧 삶이며, 노동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곧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고 그 가족을 해체하고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면서 “쌍용자동차, 그 죽음의 행렬을 끝내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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