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0시 한미FTA 발효...범국본, 한미FTA 폐기 위한 투쟁 돌입 선언

▲ 한미 FTA 발효 첫날인 15일 오전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열린 '한미FTA를 폐기 새로운 범국민 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계 단체 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명박-새누리당정권이 끝내 3월 15일 0시부로 한미FTA를 발효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한미FTA 발효를 강력히 규탄하며 원천무효임을 선언, 폐기투쟁에 나섰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발효 첫날인 1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한미FTA를 폐기하는 새로운 범국민 투쟁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민주노총과 야당을 포함해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참가해 이명박정부의 한미FTA 발효를 강력히 규탄하고 국민의 힘으로 폐기할 것을 결의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오늘 한미FTA 발효 이후 1% 부자들은 더 많은 것을 갖고 누리겠지만, 99% 서민들은 더 큰 고통의 세월을 감내해야 한다”고 토로하고 “70% 이상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 폭력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해 한미FTA를 발효한 이명박정권은 역사적 심판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의 반열에 올라 후손들에게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의와 진실은 반드시 이기게 돼 있으며 우리는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한미FTA를 폐기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지금 웃는 자들이 있지만 최후에 웃는 것은 투쟁하는 국민일 것이며, 오늘 이 자리는 굴욕과 치욕의 자리지만 전 국민의 투쟁을 선포하는 자리”라고 다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3월 15일은 3.15부정선거에 항거해 마산시민이 봉기한 날인데, 오늘은 치욕의 날이자 국치의 날이지만 99% 민초들이 떨쳐 일어나는 날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협상 타결까지 1단계투쟁, 2008년 광우병 촛불 2단계투쟁, 어제까지 3단계투쟁에 이어 오늘부터는 한미FTA 폐기를 위한 제4단계 범국민투쟁을 선포한다”면서 “국민 모두가 주권을 되찾고 99%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우리 후손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국태 한미FTA 폐기 국민행동 준비위원장은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하와이로 도망갔지만, 이명박과 매판관료들은 지구 어디로 도망을 가던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하고 “미국의 한 시민운동가가 쓴 ‘미국과의 FTA를 중남미 국가 몇 개 나라, 중동 몇 개 나라가 체결한 것 말고 다른 나라들은 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한국이 느닷없이 새치기로 끼어들어 했다’는 통렬한 비유가 우리 머리를 짓누른다”고 개탄하고 “우리 국민은 어떤 역사적 과제 앞에서도 굴복한 적이 없다”면서 “국민을 믿고 한미FTA 폐기의 한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 정동영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15일 오전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열린 '한미FTA를 폐기 새로운 범국민 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은 “오늘 한미FTA 발효를 보면서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것 같고, 저지투쟁을 벌여온 민중진영은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제 다시 폐기 투쟁을 시작해야 할 때”라면서 “우리 국민이 종자갈이를 확실하게 해서 1% 부자들 속에서 놀아나는 국회를 재벌국회가 아닌 서민국회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정호영 한우협회 회장, 심호섭 전빈련 의장, 김영진 빈민해방실천연대 대표도 한미FTA 발효에 대한 규탄에 이어 모든 민중진영이 똘똘 뭉쳐 확실한 연대투쟁을 벌임으로써 한미FTA를 폐기하자고 결의했다.

이승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우리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한미FTA 저지투쟁, 한미FTA 발효중단 투쟁에 이어 한미FTA 폐기를 위한 투쟁에 돌입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미FTA가 주는 폐해를 감시하고, 이를 알리며, 국민과 함께 다시금 폐기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면서 “당장 다가오는 총선에서 한미FTA를 날치기하고 이를 방조한 의원들에 대한 심판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협정을 폐기할 새로운 정권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한미FTA로 파탄나는 국민의 삶이, 민중의 삶에 성처를 낼 수많은 독소조항들이, 그로써 일어날 국민의 분노와 자각이 한미FTA를 폐기하는 새로운 범국민적 투쟁을 만드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날치기로 강행처리된 주권침해협정, 불평등협정, 손해보는 협정, 한미FTA 발효를 강력 규탄하며,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선포했다.

이날 회견 참가자들은 '한국농업', '중소상인', '민주주의', '사법주권', '서민경제'를 영정으로 만들어 한미FTA가 국민 대다수에게 가져올 재앙을 경고하며 범국민적 투쟁을 호소했다.

한편 발효를 하루 앞둔 어제(14일) ‘한미FTA 폐기, 강정마을살리기 범국민 끝장 촛불대회’에 이어 거리 시위 과정에서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비롯한 1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고교생인 2명은 훈방됐지만 나머지 9명은 아직 강동경찰서와 은평경찰서 등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국본은 애초 청계광장에 설치한 천막을 오늘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이태호 처장 등 연행자들이 석방되지 않을 경우 천막농성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6일과 17일 청계광장에서 한미FTA 폐기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오는 25일에는 한미FTA 폐기, 강정마을 살리기 민중대회가 예정돼 있다.

▲ 한미 FTA 발효 첫날인 15일 오전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한미FTA를 폐기 새로운 범국민 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자 경찰이 청와대가 보이는 회견장 뒷편에서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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