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들 ‘앨라배마 인종차별적 반이민법 철폐’ 촉구

▲ 웨이드핸더슨 시민및인권에관한리더쉽컨퍼런스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적 앨라배마 반이민법 철폐 한미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한국 미국의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현대자동차에 대해 미국 앨라배마 반인종적 반이민법 철폐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3월 4~9일 수천 명이 미국 앨라배마 셀마 시에서 몽고메리 시까지 82km에 이르는 거리를 행진했다. 1965년 3월 7일 흑인에 대한 동등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다 백인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피의 일요일’이라는 이름을 얻은 ‘셀마-몽고메리’ 대행진과 같은 경로를 다시 걸은 것이다. 2011년 앨라배마 주에 도입된 인종차별적 반이민법(HB56) 철폐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앨라배마 반이민법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표방한다. 이 법은 지방경찰이 ‘합리적 의심’ 만으로 누구든 불시에 검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지난해 앨라배마 주에 진출해 있는 독일 다임러사와 일본 혼다사 임직원이 이런 이유로 단속돼 이민서류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냈다. 경찰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고 의심되는, 즉 얼굴색만 보고 표적단속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 엘리세오메디나 국제서비스노조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적 앨라배마 반이민법 철폐 한미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인종차별적 반이민법(HB56)을 반대하는 미국 시민권리단체와 노동단체가 한국을 방문했다. 엘리세오메디나 국제서비스노조 사무총장, 웨이드핸더슨 시민및인권에관한리더쉽컨퍼런스대표및CEO, 윤대중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이사 등이 방한, 이날 회견에 참가했다. 이들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인종주의적 반이민법 HB56 철폐 목소리, 인종차별 없는 앨라배마 만들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웨이드핸더슨 시민및인권에관한리더쉽컨퍼런스 대표는 “오늘 주주총회를 갖는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라배마 주 GDP 2%를 차지하고 세금을 48억달러나 낼 만큼 큰 투자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현대차는 이 악법에 침묵해선 안되며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엘리세오메디나 국제서비스노조 사무총장은 “미국 내 미등록 이민자와 노동자들은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세금도 내지만, 그림자 같은 취급을 받고 차별과 탄압을 당한다”고 말하고 “HB56이라는 악법에 의해 경찰이 피부색을 통해 불법이민자라고 의심되면 불심검문을 하고 추방까지 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미국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되느냐 여부는 소비자 편에 서는지, 인권을 탄압하는 법의 편에 서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윤대중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이사는 “현대차는 지난해 차를 국내에서 5만대, 해외에서 팔았고 미국에서 다양성과 사회적 책임을 마케팅전략으로 하며, 라틴계 등 이주민을 대상으로 차를 팔고 있다”면서 “현대차는 앨라배마 주 정책입안자들에게 이민자차별법을 중단케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탄압하고 차별하고 짓밟는 것과 미국 앨라배마 주가 이민자를 탄압하는 것이 똑같다”고 지적하고 “미국과 한국 노동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해서 반인권적 반노동적 정부와 자본의 탄압에 맞서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과 구권서 공공운수노조연맹 사무처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인종주의적 앨라배마 반이민법(HB56) 철폐 목소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 정의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적 앨라배마 반이민법 철폐 한미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들은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반이민 선동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미국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실업과 빈곤의 원인이 마치 불법이민자 때문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99%가 외치듯 문제는 불법이민자가 아닌 1%의 이익만을 옹호하며 경제위기 부담을 모조리 민중에게 전가하는 금융세계화이며,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위기에 대한 잘못된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는 앨라배마 노동자의 노동력으로 이익을 벌어들이는 현대자동차가 인종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HB56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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