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사회연대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현대건설’ 선정2011년 한 해 2,114명 노동자 산업현장서 산재사망...OECD 국가 중 1위

-철거현장 붕괴로 건물 잔해에 매몰된 김 모(43세) 씨, 사고 6시간 만에 발견
-한 전자부품 공장 직원숙소용 컨테이너에서 화재, 안에 있던 김 모(37세) 씨 사망
-D 항공에서 2011년에만 인턴직 여승무원 포함 5명 노동자, 우울증과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
-전기공사 중 전기에 감전, 추락사
-2m 높이로 쌓여있던 목재더미가 무너지면서 아래층에서 청소 중이던 A(52세_여) 씨 사망
...

▲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은 현대건설이 선정됐다. 2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기자회견에서 현대건설 로고를 머리에 쓴 참가자가 가면을 쓰고 회견에 참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2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장 앞에 놓인 산재 사망자들의 영정그림 위로 공사 중장비 모양의 장난감들이 놓여져 있다.이명익기자
노동부 공식 통계상 2011년 한 해에만 2,114명, 하루에 6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를 또다시 차지한 한국의 현실이다. 2012년 국제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앞두고 최악의 살인기업들이 발표됐다.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통합진보당 홍희덕의원, 한국노총,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개최했다.

캠페인단은 현대건설을 올해 건설업 부문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했다. 또 제조업 부문에서는 STX 조선해양이 최악의 살인기업이 됐으며, 네티즌이 뽑은 특별상은 삼성이 차지했다. 이 결과는 고용노동부가 통합진보당 홍희덕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거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현대건설이 원청 사업장으로 있는 건설 사업장에서 산재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이 원청으로 있는 사업장에서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총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치열한 쟁탈전 끝에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된 기업으로, 2011년 매출 실적 10조를 돌파해 매출 기준으로 건설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장으로 있던 기업인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지하철 9호선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의 당사자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 직전인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울트라컨소시엄이 선정됐으나 이명박 시장 당선 이후 재고시를 통해 로템이 25%, 현대건설이 15% 지분을 갖는 현대로템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 현대건설과 함께 제조업 분야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STX 조선해양의 로고를 머리에 쓴 참가자가 2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현대건설은 담당 건설현장에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가장 많은 산재 사망을 기록했으며, 가장 많은 산재 장애인을 만들어낸 기업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이 2011년 5월 한국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현대건설 사업장에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총 31명에 달해 모든 건설회사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원하청 바꿔치기 관행이 들통나기도 했다. 2009년 현대건설이 시공한 수원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는데 현대건설은 사고책임을 회피하고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시행사를 압박, 현대건설로 돼 있는 원청업체명을 삭제하는 대신 하청업체를 내세우는 새로운 도급계약서를 작성했다. 2010년 서울지방법원은 현대건설의 ‘원·하청 바꿔치기’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현대건설은 2010년 국내 건설기업 중 최초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협약인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했으나 여전히 노동자들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2008년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에서 건설현장 주 44시간제 단체협약 체결을 시행할 당시 현대건설은 본사 차원에서 현장에 지침을 보내 타워크레인분과 현장투쟁에 ‘일반 건설 노동자들이 조기 퇴근 등 동조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금도 전국 곳곳 현장에서는 현대건설의 노동탄압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그밖에 GS건설(주)·롯데건설(주)가 7명 사망으로 공동 2위, 6명이 사망한 SK건설(주)·(주)대우건설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대림건설·태영건설·코레일테크에서도 각각 5명씩 사망했으며, 두산건설·동부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4명씩 사망했다.

또 제조업 부문에서는 STX 조선해양이 최악의 살인기업을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STX조선해양에서 5명, 티케이케미컬에서도 5명, 트레인코리아(이마트)·세진중공업에서 각각 4명, 현대제철(주)·임천공업(주)에서 2011년 한 해 동안 3명씩 사망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4월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앞두고 오늘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갖는다”고 말하고 “현대건설은 불과 수 년 전에도 1위를 했는데 순위다툼을 하듯 또다시 최악의 살인기업이 됐다”면서 “매일 6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죽어가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법이 있지만 원청은 그 법을 교묘히 빠져나가 하청기업에 떠넘기고 안전불감증에 걸린 노동자 개인의 문제라고 말하며, 법은 이미 법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라면서 “우리는 더 이상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며 기업살인처벌법 도입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유영철 한국노총 부위원장도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사회에 수천억을 기부하는 기업들은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 행태를 규탄한다”면서 노동자를 사망케 하는 기업을 처벌하기 위한 기업살인처벌법을 거듭 촉구했다.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은 “의원이 되고나서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같이 했다”면서 “지난해 노동현장에서 세상을 떠난 2천명 넘는 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하고 “OECD 국가 중 부끄러운 산재사망률 1위를 계속 지켜오고 있는데 다른 데서 1등을 하면 얼마나 좋으냐?”고 토로했다.

홍 의원은 “매년 반복해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는 대형 건설사들의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불법 다단계 구조에서 가장 영세한 최종업체들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산재사망을 줄일 수 없다”면서 “2013년에는 산재사망도 없고 이런 살인기업 선정식도 없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견 참가자들은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STX조선해양 대표들에게 구속 수감하고 특별상을 삼성에게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현대건설과 STX조선해양 사장들은 대기업주들이 구속될 때 으레 그랬던 것처럼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를 한 모양새로 구속되는 상징의식을 치렀다.

김진숙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와 유영철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원청기업에 책임을 지우고 법을 어긴 기업을 엄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동자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기업은 예사로 법을 어기고 정부는 법을 어기는 사업주를 제대로 지도, 감독하지 않으며 게다가 법을 어긴 사업주를 엄하게 처벌하지도 않는다”고 전하고 “이번에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한국 기업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원칙적으로 모든 산재는 예방가능하며,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사고가 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산재 예방의 기본”이라면서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과 구조를 만들어놓고 노동자 실수 운운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캠페인단은 “건설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면 왜 유럽 주요 나라 건설현장에서는 사고가 적으냐?”고 반문하고 “한국 기업의 노동자 생명과 건강에 대한 책임 회피, 속도 경쟁, 실적 위주 관리와 운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캠페인단은 국회와 정부와 기업들에 대해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한 개선방안들을 제시했다. “새롭게 개원하는 19대 국회는 노동자 산재사망 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법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공동캠페인단은 “기업도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임을 알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이런 변화에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들어야 하고, 기업, 정부, 국회 모두 노동자의 노동의 권리, 삶의 자리를 보살피려는 노력을 보일 때 현실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한 이들은 “기업은 이윤보다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존중하고 정부는 기업이 아닌 노동자를 위한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나란히 선정된 현대건설과 STX 조선해양의 가면을 쓴 참가자들이 체포영장을 받은 후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이명익기자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건설업) 증서

현대건설 사장 정수현

위 기업은 2011년 한 해 동안 10명의 노동자를 죽게 만들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어 이 증서를 수여함.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미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