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산재사망 추모의 날 민주노총 결의대회

▲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는 2114명의 산재 사망자가 나왔다. 산술적으로 하루 5.79명이 일터에서 죽어나가는 산재의 왕국. '4.28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28일 오후 서울 종각 보신각 앞에 차려진 산재 사망자 분향소에 국화가 놓여져 있다.이명익기자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산재사망 추모 및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민주노총이 4월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산재사망 추모 및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산재사망 추모 및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8일 오후 3시 서울 종각 앞에서 개최됐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현대건설, STX조선, 그리고 특별상을 수상한 삼성을 강력히 규탄하며 산재사망 원청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투쟁을 결의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기계를 만든다고 해서 우리를 기계 취급하지 말라고, 출근할 그 모습 그대로 가정으로 보내는 것이 우리 사회 책임이라고 외쳤던 우리 선배들의 투쟁을 이어받아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모든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한다”고 말하고 “2011년 한 해 정부 통계로 총 2,114명이 노동현장에서 비명횡사했고, 그 통계에도 안 잡히는 특수고용노동자, 강제로 내몰린 자영업자들까지 합치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전 사장인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내내 엄청난 관급공사를 수주하면서 지난 한 해에만 10명의 노동자를 산재사망케 했다”면서 “건설업계에 만연한 불법다단계하도급이 그 원인이며, 일자리를 창출한다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은 20명 이상 노동자를 사망케 해 노동자와 강을 모두 죽여버렸다”고 규탄하고 “STX조선도 조선업계 활황 속에 수년 간 흑자를 내면서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끝없이 이윤만을 추구하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재벌, 사람 목숨을 개 취급하는 이 정권을 심판하고 산재사망 원청 책임을 분명히 하는 법.제도 개선투쟁에 나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산업연맹과 철도노조 등 총파업을 결의한 조직 대표자들이 투쟁발언을 이었다.

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우리 연맹의 정성이 부족했는지 하루 2명, 매년 600명이 죽어나가는 건설현장을 바꿔보려고 지난 10년 간 와신상담하며 분노도 하고 조직도 해봤다”고 전하고 “4.28을 맞아 다시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오늘 단상에 서서 할 말이 없어 답답했다”면서 “경제대국이라는 미명하에 사망자가 줄지 않는데 이는 분명한 살인”이라고 규탄했다.

백 위원장은 “오늘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지만 우리는 이 분노를 모아 더 크고 강력한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80만 민주노총과 1500만 노동자가 힘을 합쳐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현장을 만들고, 산재사망 노동자라는 이름 석자조차 새기지 못하는 우리 동료들을 기억하자”면서 “불법 다단계 하도급 하에서 산재사망하는 우리 현실을 깨쳐야 하며 분노하는 노동자가 투쟁하지 않으면 죽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 28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산재사망 추모 및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영익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명박-새누리당과 자본이 이윤극대화를 위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노조를 무너뜨리려는 상황에서 노동자 산재사망이 줄 수가 없다”고 말을 떼고 “철도선진화로 무분별한 외주화, 민간위탁, 인원감축 등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부가 이제는 KTX 민영화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KTX가 민영화되면 철도공공성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며 철도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전과 생존을 재벌에게 내맡기려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철도노동자들은 86%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했다”고 강조했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금속 사업장 중대재해 직업성 암에 대해 강조하며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체제가 산재사망의 원인”이라면서 “금속노조는 6말7초 투쟁과 8월 말 민주노총 총파업투쟁 선봉에 서서 건강한 노동현장을 만드는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웃다가 병에 걸리고, 웃다가 죽은 노동자를 아는가?”라고 묻고 “서비스 현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타인의 감정을 위해 병들어 가는 노동자들이 우울증, 대인기피증,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서비스 일부 현장에서는 감정수당이 지급되지만 우리 연맹은 감정휴가를 요구할 것이며 더 나아가 감정노동이 산재로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성토했다. 환자복을 입은 이경옥 사무처장과 서비스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산재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감정노동 산재보험 투쟁으로 쟁취하자!”

현재순 화학섬유연맹 노동안전국장은 투쟁결의문 낭독을 통해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즉각 제정 ▷원청 사업주 산재 책임 강화 법 개정 ▷직업병 인정기준 확대, 입증책임 전환 관련 법 개정 ▷250만 특수고용노동자 산재예방, 산재보험 전면적용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 4월 28일은 전 세계 110개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추모의 날”이라면서 “죽은자를 추모하고 산자를 위한 투쟁을 결의하는 이날 정신에 따라 민주노총은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 투쟁을 선포하며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을 위해 현장을 조직하고,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한 투쟁을 전면적으로 전개하고, 힘있는 힘있는 현장조직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쟁취할 것을 결의했다.

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시민선전 가두행진에 나섰다. “산재사망은 살인이다 산재기업주를 처벌하라!”, “산재사망 처벌을 강화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라!”, “발암물질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라!”,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재발대책 수립하라!”, “못먹겠다 발암물질 보건대책 수립하라!”,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작업환경 개선하라!”, “매년 2500명씩 죽어간다 산재공화국 분노한다!”

이날 행진 동선에는 온갖 악덕자본 본사들이 자리했다. 대우해양건설, 삼성화재, SK본사 앞을 지나며 조합원들은 정규직 노동자 6,000명에 도급하청노동자 20,000명을 착취하며 죽음으로 내모는 대우해양조선, 문어발식 경영을 넘어 지네발식 경영으로  국민소득을 다 뺏어가면서 발암물질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삼성,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건설현장에서 35명 노동자들을 사망케 한 SK건설 등을 규탄했다.

40여 분 간 행진에 이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시민추모위원회가 주최한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문화제’에 참가했다.

▲ 2114명 하루 5.79명의 노동자가 자신의 일터에서 죽어나간다는 건 그만큼의 한국사회의 야만의 척도가 높다는 것이다. 자신의 손이 잘려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죽음보다는 낫기에... 이 노동자는 죽음을 멈추라는 피켓을 들고 있을지 모른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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