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사장퇴진·언론장악청문회 75% 찬성, 언론사 파업 국민 압도적 지지 확인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언론사 파업 여론조사 결과 발표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언론노조 지도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현석 KBS 새노조 본부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언론사 파업 여론조사 결과 발표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언론노조 KBS본부 김현석 본부장이 언론장악 청문회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언론노조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 희망캠프장에서 ‘언론사파업 여론조사 결과 발표,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단식농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강택 위원장은 “이번 단식은 넉 달 넘는 우리 투쟁이 너무 소중해서이고, 결정적 국면에서 반드시 승리로 귀결시키기 위해서”라면서 “언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언론자유와 언론독립이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없어 곡기를 끊는다”고 다짐했다.

김현석 KBS본부장은 “단식을 통해 이명박정권 언론장악 진상을 규명할 청문회를 여야 합의로 이끌어낼 것”이라면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면 다친다는 것을, 언론인들이 물러나지 않고 반드시 죄를 묻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언론파업을 두고 사내문제 운운하는 새누리당은 비겁하며, 그런만큼 노동자들을 파업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건설-화물을 필두로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앞장서서 이명박정권을 심판하고 언론노동자들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현석 KBS본부장 단식 돌입에 이어 나머지 언론노조 파업지도부들도 다음주 초 단식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장악 청문회를 성사시키기 위한 단식은 시민사회와 언론계 원로들, 파업조합원들로 확산된다.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언론사 파업 여론조사 결과 발표 언론장악 청문회 촉구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한편 언론노조가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언론노동자들 파업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확인됐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언론 노동자들 파업에 대해 그동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민적 관과 지지가 적다고 강변해 왔다.

언론노조가 (주)한백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간 전국 성인 남녀 1061명을 대상으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2.7%가 언론 공정성을 위한 파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론 파업 원인인 낙하산 사장 거취에 대해 75.8%가 퇴진에 찬성했고, 이명박 정권 언론장악과 불법사찰 전모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에는 75.6%의 압도적 다수가 동의했다.

해직 언론인들 원상회복 요구에도 72.3%가 찬성했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81.8%의 절대적 지지가 확인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언론노조가 (주)한백리서치에 의뢰해 5월 22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6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동시 조사 방식을 통해 실시됐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준오차는 ±3.01% 포인트다.

국민의 요구를 담아 단식에 돌입한다
“언론장악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언론장악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최우선으로, 낙하산 사장 퇴출,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 해직언론인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오늘부터 지도부 단식투쟁에 돌입한다.

혹독한 언론장악의 현실을 상징하듯, 칼바람이 살을 베는 겨울삭풍에 시작된 언론노동자의 파업투쟁이 봄을 넘어 마파람에 살이 익어가는 여름에 다다랐다. 세 번의 계절이 바뀌었지만, MB정권과 새누리당은 ‘정치파업, 불법파업’ 운운하며 언론장악의 본질을 왜곡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최우선 협상과제로 삼고 있음에도, MB정권이 지난 4년간 보여준 ‘외면과 편견’, 그 불통(不通)의 모습은 변함없이 한결같다. 새누리당의 사실상의 ‘총재’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역시 겉으로는 쇄신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동안 MB가 밀어붙여왔던 불통의 전제정치(專制政治)를 재연하고 있다. 세상이 달라졌고 국민이 절실히 원하는 바가 있다 해도, 자신의 수첩에 적힌 방향이 아니라면, 자신의 대권쟁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철저히 묵살해버리는 불통의 정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언론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떠한가?
오늘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듯, 75.6%의 국민이 언론장악 국정조사에 찬성하고 있으며, 81.8% 국민이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또한, 75.8%의 국민이 낙하산 사장은 퇴출되어야 하고, 62.7% 국민은 이번 파업이 공영언론의 공정성 회복을 위한 파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72.3% 국민은 해직언론인들이 원상회복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요컨대, 국민의 절대다수가 현재의 언론은 대단히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하며,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언론노동자와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국민은 민생(民生)과 민주주의(民主主義)가 국가 존립의 두 기둥임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역사적 경험으로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무시되어서는 나라가 온전히 발전해갈 수 없음도 잘 알고 있다. 120일을 넘어선 최장기 언론파업의 목표는 ‘언론독립’ 그리고 ‘공정언론’이다. 권력의 탐욕아래 고통받고 외면당한 국민의 편에 서서, 권력의 독선과 부패를 감시하고 한 줌의 기득권 세력이 아닌 99% 국민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우리 언론의 사명이자 이번 언론파업의 목적이다.

하지만, MB와 마찬가지로 언론을 국민의 대변자가 아닌 정권의 나팔수쯤으로 치부하며 언론 파업을 권력획득의 절호의 기회로 간주하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서, 국민은 유신독재의 그림자를, 불통의 데자뷰를 다시 목도한다. 우리가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쟁취하려는 뜻은 바로 MB정권이 언론의 입을 막은 채 국민에게 어떤 패악질을 저질러 왔는지를 고발하고,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또다시 언론장악의 유혹에 빠져 국민의 파수꾼을 더 이상 난도질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함이다.

이에 우리 언론노조 지도부는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쫓아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최우선으로, 낙하산 사장 퇴출,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 해직언론인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에 나선다.

우리의 단식은 곡기를 끊음으로써 지난 4년간 자행된 언론장악의 패악(悖惡)을 끊어내고 국민과 언론을 다시 잇는 만남의 장을 열어냄으로써 언론독립의 성역(聖域)을 쟁취하는 투쟁이다. 탐욕과 불통에 빠져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민주주의를 묵살해온 일체의 세력에 대해 다시 국민의 지배를 확인하는 ‘참’민주주의를 선언하는 신성한 투쟁이다. 언론노조 지도부는 사생부지(死生不知)의 각오로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쟁취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이 열망하는 공정언론과 언론독립을 이루어 낼 것이다.

지난 겨울 공정언론을 파괴해온 낙하산사장 퇴출과 언론독립 쟁취를 위해 들불처럼 일어난 MBC본부, KBS본부, YTN지부, 연합뉴스지부, 그리고 국민일보지부의 파업은 아직도 그 불길을 멈추기를 거부하고 있다. 1만 5천 언론노동자의 언론 자유를 향한 횃불 또한 사그라짐을 거부하고 있다. 우리는 그 날의 뜨거운 결의를 다시 심장에 새기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실시하여 언론장악의 전모를 폭로하고 부역 언론인을 심판하라.

하나,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출발점으로서 권력을 위해 공영언론을 사유화한 낙하산 사장을 즉각 퇴출하라.

하나, 권력의 사적 지배를 저지하고 언론독립 복원을 위해 공영언론의 지배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편하라.

하나, 언론인의 양심과 사명을 위해 헌신한 해직․징계 언론인을 즉각 원상회복하라. (끝)

2012년 5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