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지부 5일 전면파업...산별 노사관계 발전위해 9월 집중투쟁·교섭 나서

▲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지부장 임미경)는 5일 오후 이화의료원 본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윤성희

보건의료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조정회의와 노사교섭을 통해 산하 27개 병원이 산별중앙협약서를 체결하고 임금인상에 합의하며 산별중앙교섭을 타결했다. 그러나 산별중앙교섭에 참가한 23개 지방의료원은 타결하지 못했다.

보건의료 노사 양측은 4일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9시간 동안 조정회의와 실무교섭, 특성별 협의를 거듭한 끝에 △임금인상 △산별중앙협약서 △대정부 노사 공동청원서 등에 합의했다.

산별중앙협약서는 우리나라 의료체계 바로 세우기(의료기관 간 경쟁 지양, 환자쏠림현상과 의료독과점체제 해소, 지역의료 강화), 인력 확충(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전면적 실태조사, 인력확충 기준 마련, 보건의료인력 지원 위한 전담기구 설치, 보건의료산업인력 문제 해결 위한 노사특별위원회 구성), 비정규직 문제 해결(불법파견 근절, 비정규직 특별위원회 구성,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한 노사 공동포럼 개최), 사회적 책임(병원계 ISO26000 도입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 산별 노사관계 발전(매년 산별중앙교섭 참가, 사용자단체 구성, 사용자단체 준비위원회 가동 및 노사 공동포럼 개최), 의료기관별 공공적 발전을 위한 노사 공동 노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 노사 공동 대정부 청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90%로 확대, 보호자없는 병원, 의료의 공공성 강화, 의료의 균형적 발전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의료, 사회취약계층 진료에 대한 지원 강화, 의료공급체계 혁신, 의료기관평가제 개선 및 일원화, 보건의료 인력확충과 수급문제 해결 등을 담아냈다. 노사 양측은 이 합의문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임금인상 관련해 노사 양측은 막판까지 원만한 타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으나 총액 3.0% 인상에 합의한 국립중앙의료원을 제외하고는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민간중소병원 총액 3.5% 인상, 서울시동부병원 총액 3.5% 인상, 원자력의학원 총액 2.5% 인상)을 노사가 수락해 타결했다.

지방의료원 경우 중앙노동위원회가 총액 3.5%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매년 노사가 합의해 온 임금체계를 깨뜨리는 내용이기 때문에 노조가 수용할 수 없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에 지방의료원지부장들은 4일 밤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그 책임이 막중하기에 전면 파업 돌입에 앞서 본부별, 지부별로 사용자측에 마지막 결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그 결과에 따라 노조는 이후 투쟁 강도를 점차 높여나갈 방침이다.

▲ 5일 오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지부(지부장 조은숙). ⓒ윤성희

한편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이화의료원 조정회의는 4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인 5일 오전 6시까지 무려 14시간 동안 밤샘 마라톤 협상을 계속했으나, 의료원측이 실질적 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시간끌기로 일관함에 따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화의료원지부는 5일 아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노사 모두 파업 사태가 길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받는데 동의했으며, 노사 교섭은 재개될 전망이다.


보건의료노조는 5일부터 이화의료원지부가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것과 동시에 산별교섭 불참병원에 대한 집중타격 투쟁을 전개한다. 노조는 4일 이화의료원, 경희의료원, 한양대의료원, 고대의료원 아주대의료원 등 5개 거점에서 조합원 4,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전야제를 진행했다.

5일에는 이화의료원 전면파업과 함께 산별교섭 불참 규탄과 산별협약 수용 촉구 결의대회(오전 10시_경희의료원, 한양대의료원→가톨릭중앙의료원), 산별교섭 법제화와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 촉구 국회 앞 기자회견(오후 2시), 이화의료원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결의대회(오후 4시_이화의료원 로비)를 진행한다.

▲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지부장 임미경)는 5일 오후 이화의료원 본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윤성희

민간중소병원, 특수목적 공공병원과 산별중앙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고 의료기관의 공공적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였고, 앞으로 산별교섭을 정상화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건의료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 임미경 이화의료원지부장. ⓒ윤성희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화의료원을 찾아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윤성희

보건의료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이화의료원 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6일 재단투쟁, 7일 서울지역본부 투쟁문화제, 10일 전국 간부 상경투쟁을 계획했다. 노조는 산별교섭을 거부하고 파탄내는 불성실교섭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노동조합은 ▷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 8.7% 인상 ▷안식 휴가 ▷조합 활동 보장 ▷보육수당 월 10만원 지급 ▷면허자격수당 ▷사학연금 불이익 해소 ▷직원 휴게실 설치 등 복지후생 ▷급식비 1천원 지원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 요구 사항에 대해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원은 고유목적사업 적립금이 300억에 이르고 제2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직원들 임금은 사립대 병원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대학병원임에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직장보육시설이나 보육수당조차 없는데도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지부는 간호사 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보육수당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은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윤성희

노조는 산별교섭에 불참하거나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사립대병원, 국립대병원, 보훈병원, 적십자사 등과 산별협약을 체결하고, 산별 노사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9월 한 달 동안 집중적인 교섭과 투쟁을 전개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