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8월 126억 체불 중 공공공사 118억...건설노조 “체불사태 해결 안되면 강력한 총파업”

▲ 건설노조가 전국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임금체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추석명절을 앞두고 건설노동자들이 임금체불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강력한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건설현장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1월1일부터 임금지급확인제도를 시행했으나 체불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이후 원청과 하청 간 체불여부를 확인하던 것에서 건설기계 체불이 집중된 하청과 건설기계노동자 간 임대료 지급을 확인케 하는 방법으로 강화해 7월9일 국가계약법이 개정됐으나 무법천지 건설현장에서는 법이 통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을 더 분노케 하는 것은 건설현장 임금체불이 공공공사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건설노조가 건설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심각한 체불현황을 법 개정 이후부터 집계해 조사한 결과는 참담했다. 2012년 7월부터 2개월 동안 발생된 체불금액이 자그마치 126억이다. 그 중 공공공사 체불이 118억으로 전체 체불액의 94% 이상을 차지했다.

건설노조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계동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건설노동자 체불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건설노조는 “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법을 개정한 정부가 일 시키고 돈을 안 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느냐”면서 건설노동자들의 울분을 전했다. 노조는 체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와 국토관리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겠다고 전하고 “체불사태 근본적 해결이 없을 경우 차량 상경투쟁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강력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배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은 “건설노동자들 임금은 소금 땀에 젖어가며, 동료가 떨어져죽고 수장 당하는 것을 봐온 눈물값”이라고 말하고 “명절을 앞두고 전국 건설현장에서는 건설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절의 따뜻하고 풍성한 분위기와 정치권 대선후보들의 웃음 뒤에는 체불에 신음하는 건설노동자들의 눈물이 있다”면서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 생계비를 지급함으로써 민족의 명절에 추석상을 차리게 하지 않는다면 건설노동자들의 분노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용대 건설노조 위원장직무대행. 사진=노동과세계
이용대 건설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현대건설은 4대강 사업에서 이명박정부와 담합해 수조원 이득을 챙긴 상황에서 현재 6개월 동안이나 임금을 못받은 건설노동자도 있다”고 전하고 “건설산업기본법에는 원하청과 공무원의 관리감독 책임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건설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건설노조는 이를 전체 사회적 대투쟁으로 만들어 크게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 임금체불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김호기 건설노조 대전건설기계지부장은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요구하는 동지들이 오늘로 20일째 천막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현대자본은 꼼짝도 안하고 하도급에 책임을 전가하며 오히려 공권력을 앞세워 노동자들을 연행하고 조사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우리는 황보건설을 원한 것도 아니고 오직 현대건설만 보고 묵묵히 정당하게 일했을 뿐”이라고 못박고 “현대자본은 65%만 받으라지만 우리 임금은 흥정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일한 임금을 모두 받을 때까지 싸울 것이며 현대의 생각과 마인드를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수석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 조합원(형틀목수)은 “국가기관이 공공공사를 하면서 임금을 안주니 현대건설 같은 회사가 체불을 일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하고 “추석이 다가왔는데 정부기업 코레일이 의정부 회룡역 통합역사 5,6월 공사비 5억6천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김 조합원은 “부실업체를 선정해 원청업체는 부도가 나 법정관리 중이며 하청업체는 공사대금 11억 중 7억 선수금과 코레일 직접대금도 받았지만 오리발을 내민다”면서 “코레일이 부실관리 책임을 지고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고파서 못살겠다 현대건설 체불 해결하라!”
“체불임금 해결해서 송편 좀 먹어보자!”
“세종시~ 정안IC 도로공사, 발주처→세종시 건설청, 시공사→현대건설, 협력사→황보건설, 일 시켜놓고 나몰라라 현대건설은 체불임금 해결하라!”

한영식 건설노조 수도권지역본부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일 시키고 돈 안주는게 정부가 할 짓이냐”면서 체불사태 즉각 해결을 촉구했다.

한 본부장은 “민족 명절인 추석이 코앞이지만 건설노동자들에게는 고향에 내려가 가족친지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조상님들께 차례상을 차리는 것이 꿈같은 일”이라고 말하고 “시도 때도 없이 발생되는 임금체불로 건설노동자들 삶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고 가정파탄으로 삶조차 체념한 상태이며, 체불로 인해 찬 길바닥으로 나간지 오래고 이제는 수십 미터 타워크레인에 올라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목숨을 건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6개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서울 종로 현대건설 본사 앞, 원주지방국토관리청, LH충북본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건설노조 지역본부 주관 하에 건설현장 임금체불 사태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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