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회 최병승조합원·천의봉사무장, 불법파견 인정·정몽구구속 등 촉구

▲ 현대차 불법파견 당사자인 최병승 조합원과 비정규직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이 17일 밤 울산공장 앞 송전탑에 올랐다. 사진=울산저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2인이 울산공장 앞 송전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소송 당사자인 해고자 최병승 조합원과 비정규직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이 어제(17일) 밤 9시30분 경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쪽문 주차장에 있는 송전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송전탑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내린 채 농성 중이다. 최병승 조합원은 송전탑 15m 지점에, 천의봉 사무국장은 20m 지점에 머물러 밧줄로 자신 몸과 탑 기둥을 묶은 채 버티고 있다.

이 두 사람의 고공농성은 어제 밤 11시 경 회사와 노조에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회사 즉 관리자 4명이 농성을 방해하려 송전탑 위에 오르기 시작하자 최병승 조합원이 자신 몸에 시너를 끼얹었다.

송전탑 아래에 있던 김대식 현대차지부 조합원에 의하면, 관리자들이 송전탑 오르기를 포기하자 밑에 있던 한 회사 관리자는 “최병승 떨어뜨려 죽여버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17일 야간조에게 밤 11시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조업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송전탑 맡에 집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오늘 새벽 6시 경 송전탑 밑에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회사 측 관리자들에 밀렸다. 송전탑 위 농성자들이 매우 불안전한 상태로 농성을 하고 있어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는 크기의 나무합판을 실랑이 끝에 올려 줬다.

울산지역은 어제 밤부터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매우 추운 날씨다. 게다가 울산공장 송전탑 바로 옆에 태화강이 위치해 강바람이 세차게 분다. 농성자들은 현재 바람이 불고 추운 조건에서 제대로 몸을 지탱할 공간조차 없이 절박한 요구를 내건 채 목순 건 농성을 잇고 있다.

최병승 조합원은 회사와 경찰의 진압을 막기 위해 온몸에 시너를 끼얹은 상태다. 농성자들을 강제진압을 강행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오늘(18일) 오후 2시 송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고공농성 중인 최병승 조합원이 보낸 편지>

신규채용 중단, 불법파견 인정, 정몽구 구속!

철탑에서 보내는 편지1 - 최병승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

저는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로 승소했습니다.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판결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회사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리한 소송 끝에 2012년 2월 23일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았습니다. 중노위도 "사내하청 업체 해고는 무효이고 부당해고이므로 이미 정규직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현대자동차 회사는 아직까지 저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와 똑같은 조건인 1만여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단 한사람도 정규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오히려 3000여 명 신규채용을 들먹이며 세상을 속이려 들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정규직, 왼쪽은 비정규직이 하는 공정을 재배치해서 합법도급으로 바꾸겠다고 수작부리고 있습니다. 2004년 노동부의 9234개 공정 불법파견 판정 이후 온갖 편법, 불법, 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05년 9월 4일 류기혁 열사가 비정규직의 울분을 안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때 철탑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두번째입니다. 모든 것을 걸고 철탑에 올랐습니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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