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쌍용차지부·쌍용차범대위 등 새누리당사서 국정조사촉구 농성

▲ 금속노조 양동규 부위원장, 쌍용차지부 김득중 수석부위원장과 최기민 정책실장, 쌍용차범대위 김태련 상황실장이 8일 오후 새누리당에 들어가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태연 쌍용차범대위 상황실장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 20여 명이 새누리당사 앞에서 집단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사 안 민원국에서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범대위 등 관계자 4명이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농성 중이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 쌍용차지부 김득중 수석부위원장과 최기민 정책실장, 김태연 쌍용차범대위 상황실장 등 4인은 8일 오후 새누리당사를 찾아가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하기 위해 원내대표 면담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들을 향해 “빨리 나가지 않으면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협박을 일삼았다. 이들이 새누리당사를 급히 방문한 것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 내용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회동을 통해 MBC문제와 쌍용차 사태를 비롯한 몇 가지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지원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한구 대표가 ‘쌍용차 국정조사는 노사문제인데 왜 개입하려 드느냐?’고 했다”면서 이 대표가 국정조사를 사실상 거부했음을 전했다.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은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국정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새누리당 찾아간 것.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정태면 새누리당 환경노동수석전문위원을 만나 수 시간 면담을 진행했다.

정태면 전문위원은 “새누리당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한다, 안한다는 것을 아직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쟁 당사자들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그렇게 말했으니 새누리당 입장이 그런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조속히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면담이 이뤄지는 동안 이 소식을 들은 쌍용차지부 조합원 20여 명이 8일 오후 6시30분 경 새누리당사 앞에서 집단단식에 돌입했다. 상복을 입은 조합원들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23명의 죽음과 고통, 얼마나 더 죽기를 바라십니까? 새누리당은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하라!’고 적힌 검은색 현수막 밑에 앉아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사 안에 있는 4명과 당사 밖에 있는 조합원 16명 등 총 20명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8일 오후부터 다음날인 9일 오후 현재까지 집단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 쌍용차지부 조합원 20여명이 8일 오후 6시30분 경 새누리당사 앞에서 집단단식을 시작했다. 사진=쌍용차지부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선거기간이라는 민감한 시기여서 어제는 강제로 끌어내지 않았지만 이후 어떤 조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농성 동지들에 대한 힘찬 지지와 연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위원장은 <노동과세계>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23명의 죽음이 있었고 해고자들의 고통이 날로 심해가는 상황에서 그동안의 의혹들이 최근 청문회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고, 야권 대선후보들도 국정조사를 요구하지만,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이를 철저히 외면하면서 민생을 말하고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은 허구”라면서 “박근혜 후보는 23명의 죽음과 해고자들이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쌍용자동차지부는 그동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면담을 요구했고, 후보면담을 위한 실무자 간 만남을 통해 구체적 일정과 장소 등을 협의하자고도 했으나 새누리당-박근혜 후보 측은 아무런 답변도 없다.

새누리당사 앞에서는 쌍용차 조합원들이 집단단식농성에 돌입한 어제에 이어 오늘(9일) 저녁에도 국정조사와 해고자 전원복직 등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연다.

금속노조는 9일 성명을 발표해 “새누리당과 박근혜후보는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금 즉시 원내대표는 면담에 응하고,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우리는 국정조사를 통해 최소한 당시 쌍용차 정리해고의 실질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분명히 가리고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박근혜 후보가 ‘내 꿈’만이 아니라 최소한 ‘국민의 꿈’을 이루겠다고 한다면, 지금 국민이자 노동자인 쌍용차 조합원들의 처절한 생존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만약 이런 최소한의 요구를 들고 면담에 돌입한 네 명의 동지들에게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강제적인 폭력을 동원해 끌어낸다면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노동자 민중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할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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