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 쌍용차 사태 해결 결의대회

▲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역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 노동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3인의 철탑 고공농성 32일차를 맞은 21일 정리해고 사태를 규탄하고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노동자들 목소리가 경기도 평택 시내에 울려퍼졌다.

민주노총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 노동자들이 평택역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농성장 앞에 집결해 집회를 열고 박근혜-새누리정권 정권을 향해 정리해고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1일 오후 3시 평택역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서울·인천·경기지역 등 수도권과 강원지역 노동자들이 운집해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해고자 전원복직을 주창했다.

송정현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어제 쌍용차 고공농성 중인 문기주 동지가 ‘선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송전탑 투쟁 기간이 길어지는구나, 훌훌털고 마음을 모아 힘있게 투쟁하자’고 했다”고 전하고 “박근혜가 아니라 박근혜 할아버지가 대통령이 돼도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은 우리 요구”라면서 투쟁을 결의했다.

▲ 민주노총 경기본부 송정현 본부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역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역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남섭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은 투쟁사에서 “함께 일하던 한 동료, 함께 살자고 외치던 또 한 동료가 우리 곁을 떠났다”고 토로하고 “권력과 정권은 얼마나 더 많은 이윤을 착취하고 인간관계를 파괴하려 하느냐?”면서 “더 이상 정권과 자본의 탓을 할 게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이 조직력을 키우고 연대해 우리 손으로 공장 문을 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지난 12월17일 임시대대를 열어 1월 말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했다”고 전하고 “금속노조 경기지부 에스제이엠지회 노무담당 이사가 징역 4년을 언도받았고, 노조파괴범을 사법부조차 용서하지 않았다”면서 “금속노조 1월 총파업총력투쟁을 통해 더 이상 노동자가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도록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집회 후 대오가 행진에 나섰다. 평택역을 출발한 집회 참가자들은 평택경찰서를 거쳐 통복시장까지 약 45분 간 평택시내를 행진하며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23인이 세상을 떠났음을,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함께 요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통복시장 앞에서 대오는 차량을 이용해 철탑농성장으로 이동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고공 농성 현장 앞에 대오가 도착했다. 12월 21일 현재 쌍용차 해고노동자 철탑 고공농성 32일차다.

▲ 민주노총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 노동자들이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역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마친 후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 노동자들이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역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마친 후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고공농성 암호를 위한 민주노조 결의대회’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고공농성장 앞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3개 권역 지역본부장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정리해고 사태와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23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이 세상을 떠나도 누구도 책임을 안지려 한다”고 말하고 “오죽하면 목숨 걸고 철탑에 올라 농성을 하겠느냐?”면서 “우리 요구는 불법적으로 노동자를 짓밟고 공권력을 동원해 유린한 것에 대해 이명박 바통을 이어받은 박근혜가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 “까치도 전기를 무서워해 집을 짓지 않는다는 15만4천볼트가 넘는 이 철탑에 목숨을 담보로 올라간 저 동지들이 공장을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노동자 생명을 우리 스스로 우리 목숨을 지킬 수밖에 없으며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벼랑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각인하자”고 성토했다.

유재춘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장은 “(철탑 위 고공농성자들을 향해) 당신들이 있을 곳은 그곳이 아니라 저기 보이는 굴뚝 아래 공장”이라고 말하고 “울산에서, 유성에서, 이곳 평택에서 목숨을 버리며 투쟁하는 동지들이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지역에 돌아가서 조직하고 투쟁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고공농성 암호를 위한 민주노조 결의대회'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고공농성장 앞에서 열린 가운데 노동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고공농성장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국정조사 촉구! 고공농성 암호를 위한 민주노조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노동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전 지부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결의대회 대표자인 민주노총 이재웅 서울지역본부장, 전재환 인천지역본부장, 송정현 경기지역본부장, 유재춘 강원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이 철탑 밑으로 이동해 고공농성자들에게 방한복을 전달했다. 박스에 담긴 방한복이 30미터 높이 철탑 위로 줄을 타고 올라갔다.

이어 공공운수노조.연맹,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각 지부 등이 투쟁기금이 전달했다. 또 농협노조가 쌀을, 전교조 경기본부가 구들장 돌뜸을 각각 전달했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전 지부장. “쌍용차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이 땅에서 정리해고를 끝장내려는 마음을 안고 달려와 주셨다. 민주노총 동지들과 함께 반드시 우리 투쟁을 승리해서 내려가겠다. 오늘은 정말 분하고 억울하고 슬픈 날이다. 4년 전 함께 살자고 외치던 노동자를 테러범을 몰았고, 지금 이 땅에서는 함께 살자는 구호가 메아리치는 가운데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그 결정이 나고 그 허탈함이 가시기도 전에,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이어온 동지들에게 사측이 무차별 폭행을 일삼아 20여 명 이상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시민의 연대로 정리해고를 막았다는 기쁨이 다 가시기도 전에 한진중공업 한 젊은 동지가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우리 곁을 떠나갔다. 5살 7살 어린 두 아이가 보라고 그랬는지 점을 찍고 글씨를 예쁘게 써 우리 가슴에 남겨놓고 갔다. 158억 손배로 노동자 목숨줄을 죄는 악질자본을 증오한다고, 그래도 하나가 되지 못하는 노동자가 반성해야 한다고, 미안하다며 떠났다. 최강수 동지가 바라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겠다는 다짐밖에 못하는 것이 슬프다. 대통합을, 민생을 말하는 박근혜 정권에게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쌍용차 사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노동탄압을 풀지 못한다면 함께 사는 대한민국에 노동자는 없다. 이 땅의 통합은 기득권만의 세상인 것이다. 우리의 갈길은 명확하다. 우리가 언제부터 대접받고 살았나. 그런 시절이 있기는 했나. 우리 힘이 조금 강했을 때는 조금 바꿔내긴 했다. 우리 힘이 약해지자 곧바로 우리는 추락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한 공장 안에서 관리자들과 피 터지게 싸워도 정규직은 논평만 하는 이 우라질 세상, 우리는 낭떠러지 끝에 서서도 떨어질 곳이 많은가 보다. 지적질, 비판과 비난만 하며 실천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낭떠러지를 올라갈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우리 방식대로, 우리 결정대로 이 역사를 더디지만 써나가야 한다. 쌍용차 조합원이 ‘이 추운데 마음밖에 함게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트하트하트’를 문자로 보내왔다. 그래서 제가 ‘보내준 마음만으로도 이 칼바람을 막고 이 둥지에 온기를 채워 잘 견디고 있다, 고맙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랫더니 그 다음날 ‘그 답장을 받고 밤새 쓴 소주를 들이붓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다시 문자가 왔다. 이제 조합원들에게 문자 답장마저 보내기가 주저된다. 노동자의 영혼을 송두리째 갉아먹는 살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본이 원하는 세상을 이제는 떨쳐내기 위해 함께 하자. 우리는 그 길에서 희망을 볼 것이다. 그 희망이 간절함을 이 철탑 위에서 확인한다. 우리의 결정과 우리 방식대로 가자.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승리하는 그날까지 당당히 싸우다 내려갈 것이다.”

▲ 결의대회 대표자인 민주노총 이재웅 서울지역본부장, 전재환 인천지역본부장, 송정현 경기지역본부장, 유재춘 강원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이 철탑 밑으로 이동해 고공농성자들에게 방한복을 박스에 담아 30미터 높이의 철탑위로 줄을 이용해 전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1800일 넘게 투쟁하는 노동자, 40일 넘게 곡기를 끊는 노동자, 도저히 사람이 살지 못할 저 높은 곳에 오르는 노동자들은 자본이 노동을 착취하고 정권과 결탁해 노동을 갈라치는 것에 맞서 안주하지 말라는 경종이다. 누가 우리에게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을 주고, 누가 자본에게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는가? 더 이상 저 위의 동지들을 외롭게 고립되게 놔둬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이 자리에 달려오신게 맞나? 이 땅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어렵게 투쟁을 잇고 있다. 노동자가 마음놓고 숨쉬며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정규직은 잠시잠깐 일자리가 보장되는지 몰라도 안주하면 모두가 함께 죽는다. 우리는 이 투쟁을 쌍용차만의 투쟁으로, 금속만의 투쟁으로, 경기지역만의 투쟁으로 놔둘 수 없다. 이 땅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명명하고 함께 싸워야 한다. 함께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을 끝장내는 투쟁을 위해 공공운수노조.연맹도 전국 곳곳 현장이 연대하고 힘을 모아 전국적인 투쟁으로 이어지게 조직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공공성을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권은 공공기관 민영화를 획책했다. 철도, 가스, 전기를 민영화하려고 했고, 영리병원을 도입해 의료민영화를 획책했다. 민중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민영화를 저지해야 한다. 각종 악법을 폐기하고, 공공기관 사유화를 막는 투쟁에도 함께 투쟁해 주시라.”

집회를 마무리하며 노동자들은 철탑을 향해 서서 “정리해고 철폐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고 외쳤다. 대오는 철탑 위 고공농성자들과 마주 서서 올려다보며 동지가를 불렀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노동자들 목소리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철탑에서 평택 시내 전역에 메아리쳤다.

“강고한 쌍차투쟁 정리해고 분쇄하자!”
“더이상 죽을 수 없다 정리해고 분쇄하자!”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새누리당은 쌍차문제 즉각 해결하자!”

▲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한상균 전 지부장,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등 세 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쌍용차 해고노동자 3인의 철탑 고공농성이 32일차를 맞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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