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영양사들, 서울시의회 폭거 규탄 “공무직이 대안이다”

▲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가 28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적 회계직(비정규직) 영양사 200명 임금예산 삭감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서울시의회가 학교 회계직 영양사 200명분 임금예산을 삭감했다. 이는 현재 학교에 근무하는 200명 회계직 영양사를 해고(계약해지)하고 기간제 영양교사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계수조정 소위는 지난 27일 밤 이 같이 결정하고, 이는 영양교사를 두게 돼 있는 학교급식법을 준수하고 너무나 저임금에 시달리는 학교 회계직 영양사들 처우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회계직 영양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간제 영양교사는 처우 면에서 교사와 동일해 회계직 영양사에 비해 임금수준이 월등하지만 문제는 매년 계약을 해야 하고 한 학교에 3년 이상 있을 수 없다. 또 매년 갱신하는 계약도 학교장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어 고용이 심각하게 불안하다. 그래서 대부분 교사 자격증 있는 영양사들도 연봉은 1천만원 정도 더 받아도 기간제 영양교사를 선호하지 않는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28일 오후 1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적 회계직(비정규직) 영양사 200명 임금예산 삭감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무엇보다 생명과도 같은 고용문제를 당사자인 비정규직 영양사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논의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비정규직 영양사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고용이 보장되는 공무직으로의 전환이다.

▲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여린 “졸속적 회계직(비정규직) 영양사 200명 임금예산 삭감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고승희 서울영양사회 회장은 “직영이 되고 3년 간 숨 죽여 살았는데 기간제로 학교장에게 고용돼 1년에서 3년 간 버틴 후 그 다음은 누가 우리 고용을 보장하느냐?”고 되묻고 “학교에서 필요할 때 기간제교사로 쓰고 그 다음에는 대체하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이 결정을 미루고 전회련과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장은 “기간제는 말 그대로 빈 자리를 대신 채우는 대체인력”이라면서 “직접 당사자들과 협의 없이 계약 관계를 파괴해 고용을 불안케 하는 용납할 수 없는 폭거를 중단하라”고 말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고용이 보장되는 비정규직 대책을 내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혜영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서울지부 영양사분과장은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무기계약한 후 영양교사를 발령내 내보내는 등 수많은 나쁜 짓들을 해왔다”고 전하고 “이번에 결정한 그 처우개선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처우개선이냐”면서 “9급1호봉으로 10년이고 20년 일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 결정은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가 28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졸속적 회계직(비정규직) 영양사 200명 임금예산 삭감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고승희 서울영양사회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비정규직 영양사들은 종이로 소리통을 만들어 서울시의회를 향해 고용보장을 원하는 영양사들 요구를 외쳤다.

“기간제 영양교사를 대안이 아닙니다!”, “졸속적인 예산삭감 즉각 중단하십시오!”, “서울시처럼 공무직이 대안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고용이 보장되는 공무직을 원합니다!”

회견을 마친 비정규직 영양사들은 서울시의회 예결위원들을 찾아가 당사자들이 이번 결정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이 결정을 보류해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고용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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