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 5일 울산·부산으로

▲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1차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한 비상시국회의 대표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후보가 당선된 직후 노동자와 청년 다섯명이 목숨을 잃은 사태에 대해 민중시민사회단체 각계각층이 긴급히 나섰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가 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1차 회의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는 △한진중공업 손배가압류 철회와 해고자 정상복직·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와 복직 이행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정규직화 △유성기업 노조탄압 중단 △공무원 해고자 복직 등 노동현안 해결과 철탑 등 고공농성 노동자들 무사귀환을 목표로 구성돼 활동한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말 날씨도 춥고 시국도 춥다”면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노동자들이 학살당하고 있으며 이제부터의 싸움은 사람 눈을 갖고도 사람을 볼 줄 모르고 참답게 사는 노동자를 보지 못하는 자들과의 싸움”이라고 말하고 “이 늙은이가 앞장서서 목숨을 내놓고 하는 싸움”이라고 일갈했다.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말 그대로 비상시국이며 우리 노동자들의 좌절과 절망을 걷어내고 2013년을 노동자의 희망을 중심으로 투쟁을 엮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오늘 시국회의 이후 민주노총은 1~2월 투쟁을 조직하고 오는 18일 전국노동자대회와 19일 전국시국대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언론에서는 죽었다고 하지만 죽였고 지금도 죽이고 있으며, 더 무서운 것은 앞으로도 계속 죽일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노동자가 죽고 농민이 죽고 빈민, 서민이 죽는 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 약은 딱 하나 바로 투쟁”이라고 말하고 “사람으로 살기 위해 우리 함께 어깨 걸고 나가 투쟁하고 승리하자”고 격려했다.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1차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오 상임고문은 “사람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도 한 몫 하기 위해 벗겨지는 고무신을 벗어들고 열심히 따를 것이며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그 앞에 엎어질테니 제 등을 밟고 전진하시라”고 응원했다.

조헌정 목사는 “인간 생명의 가치가 세상 어떤 것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종교인으로서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43년 전 스무살의 청계피복노동자 전태일 동지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법을 지키라’며 자신의 목숨을 던졌지만 그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더 깊은 질곡 속으로 빠져들었다”면서 “정말로 잘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깨우쳐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최강서 열사가 지난 12월21일 숨지고 그 다음날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요청했지만 보름이 지난 지금도 열리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환노위 간사가 국내에 없고 아프리카에 있는데 특히 이 양당에게 환노위 소집을 미뤄진 안된다”고 요구했다.

노 대표는 “오늘 새누리당 주요 간부와 정치인들이 쌍용자동차를 방문하는데 그 피해 당사자를 만나지 않고 회사 측을 만나 상황 설명을 듣는다”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인수위의 관점이고 노동현안을 오늘처럼 풀 거라면 5년 내내 국민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새누리당이 대선 와중에 쌍용차 노동자들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대선 후 한다고 입장을 냈는데 대선이 끝난 후 새누리당은 쌍용차 국정조사는 당론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국회와 정치권에 책임이 큰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정치 활동인으로서 죄송하고 송구스러우며, 이것이 우리가 정권교체에 실패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하고 “오히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 모든 이들이 투쟁하지 않고는 지킬 것도 얻을 것도 없음을 결의하는 각오를 준다”면서 “우리 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한 역사적 책임이 큰 만큼 투쟁현장에서 헌신하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민주노총 백석근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1차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도흠 민교협 의장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온 후 다섯명이 연이어 죽음을 맞는 경우는 일찍이 없었으며 그 죽음의 절규에 박근혜 당선자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그의 공약이 사기였고 그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규탄하고 “대통령 취임식에서 전 국민의 환호를 받기를 원한다면 당장 노동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을 철폐하자고 하면 진보진영의 주장이라고 하는데 재벌 기업 당기순이익의 1%만 투자해도 비정규직 철폐는 가능하다”면서 “야만에서 상식으로, 위법에서 법을 지키는 사회를 우리는 요구하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정권 내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국민 행복은 생존권을 보장받는 것에서 출발하며 생존을 외면한 행복은 그 자체로 기만인데, 지금 노동자들이 맞는 현실은 반노동적이고 불법과 불의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특히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는 그동안 권력이 불법으로 자행한 결과이며, 실제 노동자들의 저항은 불법을 제거하고 불의를 시정하는 투쟁이었다”면서 “민변도 노동자와 함께 불의에 맞서는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결의했다.

이광석 전농 의장은 “더 이상 죽이지말라는, 더 죽여서는 안 된다는 절망 속에서 나온 요구가 너무나 절박하다”고 말하고 “우리가 공감대를 확인하고 그 속에서 금년 한 해를 투쟁으로 열어젖혀야 하는 현실에 통탄한다”면서 “오늘 모인 우리 모두 죽음을 해결하는 공동체 역할로 나눠지고 끝까지 투쟁하자”고 역설했다.

김영진 빈민해방실천연대 대표는 “이명박정권이 들어선 지 1년이 안 돼 용산에서 다섯분이 학살당했고 그로부터 7개월 후 쌍용차에서 죽음의 질주가 이어졌다”고 전하고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동시에 소중한 노동자들이 또다시 학살됐다”면서 “이런 절망과 희망붕괴의 터널을 지나 희망의 광장을 만들자”고 성토했다.

심호섭 전빈련 공동대표는 “노동자를 사람으로 노동자로 보지 않고 노예로 보는 자본의 근본적 문제”라면서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없는데 노동자 생명이 학살당하게 국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이대로 멈추지 않는다면 민중이 저항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어제 여성단체들이 비상시국선언을 통해 현재의 노동상황을 개탄하며 박근혜 당선자의 노동현안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요구했다”고 전하고 “비정규직의 70% 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박근혜 당선자는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거냐고 물었고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면서 “사람 몸의 중심이 배꼽이나 머리가 아니고 가장 아픈 곳이듯이, 우리 사회 모든 중심도 아프고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1차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오늘 시국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는 한진 손배가압류 철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쌍용차 정리해고 철폐, 유성 민주노조 탄압중단, 공무원 해고자 복직 등 당면한 노동문제 해결가 철탑 등 고공농성 노동자들 무사귀환을 당면 목표로 한다.

비상시국회의는 한시적 회의체이지만 실질적 집행을 담보할 수 있는 집행기구를 구성하고, 집행기구는 주요 동력을 담보하는 조직과 각 연대기구 집행책임자를 중심으로 구성키로 했다. 명칭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약칭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는 지난달 26일 준비모임 및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월4일 1차회의 및 기자회견을 열고, 각 단체별 추모분향소를 설치해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열사 장례시까지 운영한다. 추모 촛불집회를 지난달 28일부터 매주 금요일 대한문에서 열고, 5일 ‘다시, 희망만들기’란 주제로 전국에서 울산 철탑과 부산 한진까지 집결해 연대투쟁과 조문을 조직한다.

비상시국회의는 오는 8일 노동현안 시국대토론회를 열고, 오는 1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시국대회를 개최해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에 대해 노동현안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어 조직노동자들의 강력한 목소리를 통해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당일 오후 추모촛불에 집중한다.

▲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오른쪽)과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1차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을 통해 “박근혜 당선자는 입을 열고 시급한 노동현안 해결하라”면서 다시 희망버스, 대규모 시국대회 등 민중진영 투쟁이 본격화할 것임을 경고했다.

이들은 “당선자의 환호와 동시에 세 명의 노동자와 청년이 자결했고, 이들을 지키던 한 명의 노동자도 죽었다”고 말하고 “이 무덤이 박근혜 시대의 노동현실을 예견하는 비극적 상징이 아니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는 2월25일이면 박근혜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면서 “상식과 노동을 짓밟는 새 정부 출범은 갈채도 꽃다발도 받을 수 없음을 박근혜 당선자는 유념해야 한다”고 말하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 노조파괴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모든 역량을 투쟁에 집중할 것이며, 박근혜 정부는 투쟁의 함성에 둘러싸여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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