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전국에서 버스 30여대, 영도로 한진으로...

2013년 1월 5일. 2기 희망버스로 다시 희망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울산 현대차로..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전국에서 30여대의 버스를 타고 오셨다고 하네요.
오전 일찍 서울 대한문에서 출발해 울산 현대차 송전탑 농성장에서 희망을 나누고 다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까지... 거의 10~12시간을 버스로 이동하며 희망을 전하러 오신 분들...
저는 지인들과 시내버스를 타고 영도로 향했습니다. 이것도 희망버스죠? ^^
 
도착해보니 많은 분들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계시더군요.
정동영, 노회찬, 권영길, 은수미, 진선미, 김광진, 민병렬, 고창권 등 전현직 의원 및 정치권 인사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정치적 목적이나 유불리를 떠나 절망에 빠진 노동자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겐 많은 위로와 위안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12시간 소변을 참으며 부산으로 오셨다는 백기완 선생님... 움직이는 건 불편하지만 목소리는 쩌렁쩌렁 하셨습니다.
백 선생님은 “재재작년에 한진중공업 때문에 희망버스 운동이 벌어질 때 이 늙은이가 김진숙을 살리려고 여기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박근혜가 당선되자마자 경찰이 날 데리러 오고 소환장을 보낸다”고 분개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긴 줄을 서서 주최 측에서 마련한 김치국밥과 어묵반찬! 득템 했습니다.
영도 한진앞 길바닥에서 김치국밥 안 드셔 보신 분은 이 맛을 모르실 거에요~ ^^;
 
현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한진중공업 영도사옥 앞에 마련된 천막농성장을 방문했습니다.
바깥 날씨보단 다소 온기가 느껴지는 이곳엔 한파를 피해 어린 아이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한진 노조원들의 아이들이거나 이번 희망버스에 참가한 가족의 아이들로 보였습니다. 아이들 얼굴을 그려주시는 분도 계셨답니다. 그림을 받아든 아이들의 미소가 어찌나 밝던지... 이 아이들에게 우리가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하면요...
 
故 최강서님 유족이시자 미망인께서 무대에 올라 호소하셨습니다.
남편의 유언대로 동지들이 민주노조로 돌아와 달라고.. 그래서 함께 승리해 달라고... 남은 아이들을 위해 꼭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하시며 오열하셨습니다.
흐느끼는 사람들도 있었고 '강서야~' 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백석근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고 했는데 그 절망을 끊어내고 희망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오늘이 그 시작이며,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백번이고 다시 여기 와서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1년에 한 노동자의 생명을 살리려고 영도로 왔던 희망버스가 다시 영도로 왔습니다. 희망버스가 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거라 여겼던 순진한 마음이 결국 또 한사람을 보냈습니다.
 
언론이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이렇게 모인 사람들의 입으로.. 글로 다시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외부세력도... 어떠한 배후가 있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네 이웃들이 좀 살아보자고 외치는 아우성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추운 날,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함께 하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날씨는 쌀쌀했지만 이곳의 공기는 더 없이 따뜻했습니다.
 
나르는쏭군/부산 남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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