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강서열사 부친 최용덕 씨 절규...빠른 사태 해결 촉구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동지가 사측의 민주노조탄압 중단과 158억 손배가압류 철회를 촉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의 교섭 요청을 거부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며칠 전 조남호회장 집 앞 1인시위를 겨냥해 가처분을 신청했고, 한진중공업 기업노조는 14일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고 최강서열사 문제 해결에 대한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성명서’를 보도자료를 배포, ‘정치투쟁 변질’, ‘수주활동 장애’, ‘교섭대표 노동조합’ 운운하며 최강서 열사 죽음과 유가족들 심정을 모독했다. <노동과세계>가 최강서동지 투쟁 26일 차인 1월15일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에서 고 최강서열사 부친인 최용덕 씨(세)를 만나 아들을 잃은 심정과 한진중공업 사측에 바라는 것을 들어봤다. 최강서동지 부친은 “내 아들 강서의 죽음은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에 의한 간접살인”이라며 빠른 시일 내 아들의 유언을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편집자주>

▲ 노동과세계가 15일 오전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에서 故최강서열사 부친인 최용덕 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한진중공업에서 일하셨는데 언제 입사해서 언제까지 일하셨으며 최강서동지는 어떻게 한진에 입사했습니까?

=1976년 5월 5일 지금의 한진중공업이 대한조선공사 시절에 입사했다. 그게 제 첫 직장이다. 저는 조선소에서 마킹이라고 해서 도면을 갖고 물건의 모습을 그리는 일을 했다. 그러다가 김대중 대통령 때 IMF 위기가 와서 빅딜 1호로 당시 경기도 의왕에 있던 사업장과 경남 창원에 있던 철도 차량을 만드는 공장과 한진중공업 세 공장이 통폐합됐다. 저는 그 때 구조조정으로 창원 공장에 가서 일하게 됐고 그곳에서 2009년 정년퇴임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강서를 애초 한진중공업에 입사를 시킨 게 잘못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을 몰랐다. 이런 사고가 생길 줄 알았더라면... 강서가 군대 갔다 와서 취직을 해야 했는데 한진중공업에서 채용을 한다고 했다. 직업훈련생으로 입사했다가 현장으로 넘어갔다. 강서는 현장에서 배관 일을 했다.

저는 일자리가 창원이다 보니 그곳에서 거주하는 일하는 동안 강서가 명절이나 일요일에 한 번씩 찾아와 만나곤 했다. 강서는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고 하고, 대의원이 됐다고도 했다.

강서가 2011년 2월14일에 정리해고가 됐는데 그 얼마 전에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며 이야기를 했다. 애기들 데리고 어떻게 먹고 살면 좋겠느냐고, 가족들 하고 어떻게 사느냐고 힘들어했다.

제가 한진에 있을 때는 금속노조 지회만 있었다. 지금은 복수노조가 만들어져 회사에 노조가 두 개라고 한다. 한 회사에 노조가 두 개 있다는 것은 민주노총과 어용노조가 서로 싸우라는 것 밖에 안 된다. 그래서 이 지경이 된 거 아닌가.

△부친이 보시기에 아들 최강서동지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우리 강서는 진짜로 부모를 섬기는 아이였다. 정말 가슴 아프고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젊은 자식이 왜 저랬나 싶어 뭐라고 할지 정말 모르겠다. 우리 강서가 키도 크고 잘생기고 어디 가도 뭘 해도 먹고 살 내 자식이었다. 갑자기 이런 변을 당해서 정말 가슴 아파 죽겠다.

강서가 유서에도 158억 손배를 전부 철회하라고 했다. 내 자식이 스스로 그 큰 짐을 지고 갔으니 저는 제 아들 뜻이 헛되지 않게 열사정신이 오롯이 계승되길 바란다. 우리 강서 명예도 회복되길 바란다. 빠른 시일 내 그게 다 해결이 돼서 장례를 치러야 안 되겠나. 그게 부모 마음이다. 더 오래 가선 안 된다.

언론에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비관자살이라고 했다. 정말 어이가 없고 숨통이 꽉꽉 막힌다. 국회 청문회에서 조남호 회장이 현장복귀를 약속해놓고 복귀한지 4시간 만에 한진중공업이 또 쫓아냈다.

노동조합을 그렇게 탄압할 수가 있는가. 손배가압류로 우리 강서가 억수로 힘들어했다. 국회 권고안을 받아들여 노사합의를 해놓고 어떻게 그렇게 약속을 저버릴 수 있는가. 노조가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그렇게 2년 가까이 싸웠다.

합의를 하고도 1년 간 입사를 못하고 기다리다가 힘들게 다시 들어갔는데 4시간 만에 강제휴업을 했다고 한다. 진짜 듣기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저는 우리 강서가 그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다.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걱정을 끼칠까봐서 말을 아끼고 못했을 것이다. 정말 우리 강서가 이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다.

그 충격으로 강서 어머니는 혈압이 위험수위까지 올라서 170, 185까지 갔다. 병원에 입원을 해서 보름 간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조금 나아져 퇴원을 해 집에 누워있다. 저도 당뇨와 혈압이 있고, 심장이 안좋은데다 관절과 비뇨기과 약까지 먹고 있다.

지난번에 서울에 가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기자들이 수십 명 와서 사진을 찍고 막 그러는 상황에서 복받치고 흥분되고 혈압이 올라 고함을 조금 질렀다. 내려오는 길에 기차를 역방향으로 탔는데 가슴에 급격한 통증이 와서 큰 고생을 했다.

제 몸을 혼자 추스르기도 어려운데 내 아들이 저렇게 되고 나니까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우리 강서가 나이도 서른 다섯 밖에 안됐다. 아직 철도 잘 모를 나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재미나게 살 나이에 저렇게 됐다.

어용노조에 500명 이상이나 있다고 한다. 강서는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 동료, 형님들이 어용노조로 갔다고 원망스러워 했다. 유서에도 그렇게 쓰지 않았나. 참 심적으로 많이 아프고 통곡할 일이다.

정리해고라는 게 사람을 죽이는 거다, 그게 바로 정리해고다. 본인 한 사람만 죽이는 게 아니다. 가족까지 다 죽이는 것이 정리해고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동조합을 죽이려고 정리해고를 하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한진중공업이 노동조합을 죽이려고 민주노조를 없애려고 정리해고를 했다.

제가 당시에 그 소리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400명이나 같이 정리해고를 했다는 소리를 우리 강서에게 듣고 많이 안타까웠다.

▲ 지난 8일 인수위 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故최강서 열사 투쟁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강서열사 부친 최용덕 씨. (자료사진) ⓒ 변백선 기자
△얼마 전 인수위 앞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과 전쟁한다는 각오로 왔다’고 하셨는데요?

=그때 기회가 돼서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하도 복받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한진중공업과 전쟁할 각오로 왔다고 했다. 데모를 하겠다는 것 보다는 그렇게 말하면 그래도 한진중공업에 압박이 돼서 사태가 해결되는데 효과가 안 있겠나 싶어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우리 강서가 간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한진중공업이 아직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가 복수노조 인원이 많으니 그 쪽에 대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그 것 때문에 더 어려워지고 있지 않나 싶다.

우리 강서가 사랑하는 동료들, 친구들, 형님들이 어용노조로 가서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강서가 한 번은 집에 와서 그런 말을 했다.

회사가 사람들을 포섭하려고 어용노조에 가입하면 돈 1,000만원씩을 지급했는데, 정년퇴직이나 희망퇴직을 할 때 돈 준 걸 제외하고 준다고 그러니까 다시 회수하는 거라고 했다.

저는 강서 유서대로 그 사람들이 다시 지회로 돌아오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지회로 돌아와서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말 좋겠다는 간절한 심정이다.

우리 강서가 죽고 나니 국회의원들이 오고, 정치인들이 오고 그런다. 와서 우리 강서 빈소를 참배하고 조문을 한다. 내일(1월16일)은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인지 그 사람이 온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만날 오면 뭘 하나. 그냥 오는데 그치지 않고 각자 의무를 이행해서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 정치권이 나서서 풀 것이 있으면 풀고, 조남호회장을 압박해서라도 되게 만들어야 하지 않는가.

△한진중공업지회와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노동조합이 지금 서울 상경투쟁도 하고, 조남호회장 집 앞에서 1인시위도 하고 여러 가지로 상당히 욕을 많이 보고 있다. 그렇게라도 해서 한진중공업을 압박해서 빨리 사태가 수습이 되길 바란다.

저는 벌써 몇 번을 말하지만 최강서 뜻이 헛되지 않게 되고, 명예회복이 되길 바랄 뿐이다. 저도 그렇고 강서 엄마와 누나, 동생도 다 마찬가지다. 빨리 수습이 돼서 동생, 형 장례를 치르는 것 밖에 없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정권교체 시기라고 해서 박근혜 당선인은 인수위를 가동해 국정을 인수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노동자들이 죽고 사는 문제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가?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때 공약으로 경제민주화, 민생대통령, 대한민국 국민 100%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100%는 안 돼도 이럴 수가 있는가.

우리 노동자들을 끌어 안아야 하는 것 아닌가. 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면 없는 이들 편에 서서 대통령 직무를 해주길 바란다. 만날 가진 사람들은 진짜 좋은 세상에서 좋은 삶을 살고, 우리 없는 노동자들은 일만 많이 하고 돈은 적게 받고...

우리 강서가 죽고 나서 제가 얼마 전에 강서 월급봉투를 봤다. 회사는 200만원 조금 안되고 160에서 170 정도 된다고 했다. 기본급이 14만원 정도이고, 이것저것 합쳐서 140이나 150이 되는 것 같은데 실제 수령금이 40만원 이었다.

그동안 오래 일을 못했으니 회사에 있는 신용조합이나 그런데서 돈을 빌려 썼는지... 그런 걸 갚아주고 40만원을 받았던 거다. 거기서 내가 정말 복받쳤다. 우리 강서가 그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다.

△한진중공업 사측과 조남호 회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우리 강서의 죽음은 조남호 회장에 의한 간접살인이다. 이재용사장도 마찬가지다. 조남호회장은 지회와 협상을 해서 빨리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우리 유족으로서는 빨리 장례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강서가 쓴 유서 내용이 실현되고 명예회복이 되길 바란다. 회사가 나서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에, 그것도 민주노조가 있는데 복수노조를 만들어 지회를 파괴하는 것은 정말 잘못이다.

우리 강서를 오늘로 26일째 냉장고에 넣어놓고 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최강서의 부모는 조남호 회장에게 조속한 시일 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성의 있는 답변을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내 아들이 마지막 가는 길에 명예회복이 꼭 돼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