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선전전, 대규모 시국농성, 전노대·범국민대회 등 2월투쟁 선포

▲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노동자대회 등의 2월 투쟁을 선포했다. ⓒ 변백선 기자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가 대규모 시국농성과 전국노동자대회, 범국민대회를 포함한 2월 투쟁을 선포했다.

비상시국회의는 5일 오전 11시 30분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대로는 그 어떤 누구도 당당히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보다 강화된 2월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설을 앞둔 8일 전국적 선전전을 통해 사회적 여론형성에 나서고, 이어 오는 18일 14시를 기해 광화문 인근에서 대구모 시국농성을 시작해 매일 여론전과 집회 등을 진행한다. 23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범국민대회를 개최해 청와대를 향한 행진투쟁에 나서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5일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투쟁을 계속 잇는다.

“그 전에라도 박근혜 당선자와 인수위의 성실한 대화와 해법마련 태도가 보이지 않을 경우 취임 이후에도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비상시국회의는 3월5일 시국대토론회를 개최해 박근혜 정권의 본질을 규명하고 중단없는 투쟁의지를 모아낸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는 △한진중공업 손배가압류 철회와 해고자 정상복직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와 복직 이행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유성기업 노조탄압 중단 △공무원 및 공공부문 해고자 복직 등을 시급한 5대 노동현안으로 요구하며 수차례 박근혜 당선자와 인수위 차원의 대화를 촉구해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 여는 말을 통해 “철탑농성이 100일을 훌쩍 넘겼고, 최강서 동지가 자결한지도 40일이 넘는 등 처절한 절규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고 “또다른 참혹한 상황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폭풍전야의 정적을 느낀다”면서 “설 전에 최강서 동지 장례를 치르게 해야 하고, 취임 전 나머지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살려내라 살려내라 최강서를 살려내라!”, “노동현안 해결없는 대통령취임 반대한다!”, “노동탄압 자행하는 박근혜정권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치며 민주노총이 제기한 다섯가지 긴급 노동현안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비상시국회의 2월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민주노총 백석근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자며 지난 1월 초 비상시국회의가 구성됐고, 제가 인수위 앞에 7번째 갔을 때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어떤 단위와도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으며 이런 불통이 없다”고 전하고 “25일 취임 전에 반드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민주노총은 새 정권을 상대로 투쟁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연 민교협 공동의장도 “지난 토요일 한진중공업 앞 비상시국대회에서 노동자의 죽음과 위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했다”고 말하고 “노동자의 죽음은 시민의 죽음이며 대한민국 공화국의 죽음이고, 최소한의 공동체 성격을 갖는 대한민국이 분열되고 해체되는 것”이라면서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반대자와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대통령이기도 해야 하며, 인수위 앞 시위를 박근혜 정부를 생채기 내는 싸움이라고만 생각 말고, 축복 속에 취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헌정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자살률 1위를 수년 간 기록하고 있으며 OECD 다른 국가들은 자살률이 하락한 반면 우리는 더 올라가는 모순과 반생명적 상황에서 노동자들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박근혜씨가 후보시절 전태일재단에 오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진정성을 믿고 허락했는데 그게 진정성 없는 일종의 쇼는 아니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 도정경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성원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2월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도정경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성원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2월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발언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도경정 한진중공업가족대책위 성원은 “최강서열사가 돌아가신지 오늘로 47일째이며 지금 한진중공업 안 단결의광장에 시신이 누워있다”고 전하고 “염을 하고 시신을 할 때 가장 눈물이 나고 고인을 보내는 것인데 유가족과 동료들, 아빠들은 매일 같이 드라이아이스를 관에 넣으며 그 참담함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 행복은 아빠들이 일하고 돌아와 저녁밥을 같이 지어먹고 같이 잠을 자는 것인데 박 당선자가 국민행복을 원한다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소박한 행복을 지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손미희 여성연대 대표와 장영희 빈민해방실천연대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비상시국회의는 “‘더 이상 죽이지 마라!’고 그토록 호소했으나, 책임 있는 그 누구에게도 대책은커녕 위로 한 마디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통합과 행복을 가져다주겠다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노동자는 국민이기나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노동자들 요구는 민주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며, 법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노사합의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 또 제도를 악용한 자본의 불법과 그에 따른 노조파괴를 중단시키고 헌법에 따라 노조설립을 인정하면 될 일들”이라고 전했다.

비상시국회의는 “박근혜 당선자는 모든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다”고 말하고 “이대로는 그 어떤 누구도 당당히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할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보다 강화된 2월 투쟁을 공식 선포한다”면서 시국회의 대표자회의에서 확정된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고 최강서열사 아버지와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는 오늘 상경해 1박2일 투쟁을 벌인다. 또 쌍용차지부와 쌍용차범대위는 인수위 앞에서 끝장투쟁을 전개하고, 공무원노조 회복투 성원 전원이 오늘 산업은행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한 후 새누리당사로 진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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