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서열사 부인 상경해 환노위 여야 간사 면담, 사태 해결 촉구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최강서 열사 부인이 상경해 박근혜 당선자와 국회를 향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상경해 지난 14일부터 박근혜 당선자 자택 1인 시위를 비롯해 노동자들 뜻을 전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는 오늘(18일)부터 비상시국농성에 돌입한다.

민주노총은 오는 23일 5대 현안 해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곧바로 ‘열사정신계승! 노동탄압분쇄! 범국민대회’에 참가한다. 그럼에도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은 2월25일 대통령취임식에 직접 참석해서라도 해결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최강서 부인 이선화 씨는 오늘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 새누리당 간사(오전 11시30분)와 홍영표 민주통합당 간사(오후 1시30분)를 연이어 만나 사태 해결을 호소한다.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도경정 한진중공업가족대책위 성원이 한진문제 조속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며, 우리 뜻을 관철하기 위해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수밖에 없음을 선포한다”고 전하고 “최강서열사를 우리 가슴에 묻었지만 편히 모시지 못한지 60여 일이 지났다”면서 “그동안 그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해결하려 나선 사람이 없었으며, 이제 우리는 박근혜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경정 한진중공업가족대책위 성원은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 투쟁을 하며 같이 먹고 자던 동료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60여 일이 지났고, 우리 아내들은 남편들이 배신에 대한 분노와 동료를 잃은 슬픔으로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노동자들도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면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일상의 안전과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난 비상시국회의 대표이자 이 땅에 사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에게 물을게 있어 여기 왔다”고 말하고 “옛부터 나라와 자신이 한 말과 역사를 배신한 사람을 어려운 말로는 반역자라고 하고 우리 말로는 등빼기라고 하는데, 최강서를 누가 죽였느냐?”고 반문했다.

백 소장은 “선거 때 국민 100%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해 놓고 이 땅 노동자를 비롯해 가난한 사람들, 최강서 열사를 죽인 원한을 풀어야 한다”면서 “박근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면 취임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박근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면 취임도 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변백선 기자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양동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측에 대해 조건 없이 즉각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여야 정치권에 대해서도 교섭성사 중재 등 한진중공업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한진중공업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경영진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 전에 한진중공업 사태를 즉각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상철 한진중공업지회 부지회장은 “우리 강서가 죽은 지 60여 일이 됐고, 40여 일 넘게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아 시신을 정문 앞으로 이동하려다 경찰의 방해로 공장 안에 들어갔으며 지금까지 20여 일을 땅바닥에 누워있다”고 전하고 “우리 한진중공업지회 16명은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국회 본청에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18대 대통령 취임식 현수막이 내걸렸다. 국회 안마당에서는 오는 25일 열릴 취임식을 준비에 바쁘지만, 취임 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정치인은 찾아볼 수 없다.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한상철 한진중공업지회 부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한진중공업 故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 노동자 유가족들의
입장과 요구는 이러합니다

남편의 주검을 구민장례식장으로 다시 옮기면 협상의 자리를 열겠다고 하는데 이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이미 구민장례식장에서 41일을 기다렸습니다. 진정 회사가 남편의 죽음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그 기간이면 충분했다고 봅니다. 이제 와서 다시 남편의 죽음을 구민장례식장으로 이동한 후 협상의 자리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족들은 남편이 남기고 간 유언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남편은 분명히 말했습니다. ‘한진중공업을 증오한다’, 남편이 그토록 자부심을 느끼고 좋아했던 회사였는데, 한진중공업이 남편을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으면 증오한다고 했겠습니까? 남편이 남긴 유언에 대한 문제가 최소한 해결되어야 만이 장례를 치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회사와 노조가 협상의 자리를 열어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협상의 자리가 열릴 수 있도록, 그리고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현재 남편의 주검은 한진중공업 공장 안 광장 시멘트 바닥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틀에 한 번씩 드라이아이스를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보충할 때마다 관을 열어야 하는데 이 광경을 보고 있는 유가족들이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하루빨리 장례가 치러질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 및 국회에서 도와주십시오.

매일 아침 남편의 주검이 안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 회사 동료들이 출근을 합니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마음 아파하지 않을 동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회사의 감시로 바로 옆에 남편의 주검이 있어도 조문 한 번 오지 못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까지도 파괴해 버리는 한진중공업 경영진들의 부도덕한 행위는 정말 중단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공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하더라도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정치가 아니겠습니까. 이를 바로 잡아 주십시오.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까지도 한진중공업이 말하고 있는 주검을 먼저 구민장례식장으로 옮기는 것이 맞다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의 관혼상제 관습 중에 상관례상 주검이 지나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주검의 이동문제를 조건으로 내걸고 협상을 하겠다는 회사 측의 말은 지금의 사태를 장기간으로 끌고 가서 유가족이 지쳐 떨어지게끔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해결할 의지가 있긴 한건지 의구심마저 듭니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2013. 2. 18.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 노동자 유가족

▲ 故 최강서 열사 부인 이선화 씨가 18일 오전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 새누리당 간사를 만나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故 최강서 열사 부인 이선화 씨와 유가족들이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민주통합당 간사를 만나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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