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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최악의 살인기업 ‘한라건설’ 2012년 한 해 14명 사망네티즌 선정 특별상은 ‘삼성’...시민사회 ‘기업살인법’ 제정 촉구

▲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등의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2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4.28 국제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2013 살인기업 선정식'을 가졌다. 이날 참가자 모두 노동자의 상징물에 헌화를 했다. ⓒ 변백선 기자
2013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한라건설이 선정됐다. 한라건설이 원청으로 있는 사업장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총 1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고용노동부가 민주통합당 은수미·한정애 의원,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한라건설이 원청인 건설사업장에서 산재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2013 살인기업 선정식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을위한공동켐페인단 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회견에서는 2013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기업살인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임준 노동건강연대 집행위원장(가천의대 교수)은 살인기업 선정 기자회견 취지발언을 통해 “이 앞에 놓인 물건들은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전하고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속절없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노동자가 산재로 죽지 않게 하기 위한 대안은 딱 한 가지, 살인기업을 처벌하고 강력한 기업살인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은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속에서 노동자는 사람이 아닌 소모품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사람중심 생명중심으로 기업살인법을 제정해 강력히 처벌해 이어지는 노동자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가 2013 살인기업 및 특별상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2013년 살인기업 1위는 한라건설(14명)이 선정됐으며, 건설업 부문 2위는 GS건설(8명), 3위는 포스코건설(7명), 4위는 태영건설·대우건설(6명)이 선정됐다.

▲ 매일노동뉴스 박성국 대표가 2013 최악의 살인기업 및 특별상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2013년 살인기업 1위는 한라건설(14명)이 선정됐으며, 2위는 GS건설(8명), 3위는 포스코건설(7명), 4위는 태영건설·대우건설(6명)이 선정됐다. ⓒ 변백선 기자
▲ 2013년 살인기업 명단이 보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한라건설이 원청인 건설사업장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14명이 사망했다. 2012년 9월27일 (주)평산포장건설이 하청을 맡은 사업장 안에서 교통사고가 나 1명이 사망했고, 그 해 10월10일 하청업체 삼진강구(주)에서 일한 노동자 1명이 감김, 끼임으로 협착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2012년 12월16일 석정건설(주)이 하청을 맡은 울산 신항 북방파제 앞 해상에서 울산항만청이 기상악화로 세 차례 피항을 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고 석정 36호 피항 조처를 하지 않아 이 작업선이 침몰했다. 작업선 승선자 24명 중 12명이 사망했다.

해경이 생존자와 실종자들을 구출, 수색, 인양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선원들이 최소한의 안전조치인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1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42% 낙찰률로 턴킨방식으로 입찰한 한라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처음부터 부실공사와 무리한 공사가 예상됐다는 지적이다.

제조업 부문에서도 산재사망이 잇따랐다. 1위는 엘지화학(8명), 2위는 휴브글로벌(5명), 3위는 아미코트(4명), 4위는 포스코(3명)에게 돌아갔다. 휴브글로벌은 구미 불산 유출 사고 기업이며, 아미코트는 접착제 생산기업으로 지난해 6월18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한라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스틸, 대우조선해양, GS건설, 삼성, 데시앙 등 거대 건설자본을 상징하는 기업가가 화학물질이 든 풍선을 하청노동자, 비정규노동자에게 주고 일을 시킨 후 화학물질이 폭발해 노동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 민주노총 이상진 사무총장직무대행과 한국노총 이병균 부위원장이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대형 산재 사고를 예방하는 길은 원청기업에 노동자 안전과 건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우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원청 기업을 엄하게 처벌하라"고 강조했다. ⓒ 변백선 기자
▲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등의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2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4.28 국제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2013 살인기업 선정식'을 갖고 기업살인법 제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상진 민주노총 사무총장직무대행과 이병균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원청기업에 무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기업은 충분히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을 갖고 있는데도 관심을 갖지 않거나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하청기업에 떠넘겨 노동자를 죽이고 있다”고 전하고 “대기업이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게 만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원청기업이 하청기업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은 무거운 죄목으로 처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캠페인인단은 “대형 산재 사고를 예방하는 길은 있다”면서 “원청기업에 노동자 안전과 건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우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원청 기업을 엄하게 처벌해, 기업의 노동자 살인 행위에 족쇄를 채우라”고 촉구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에 의해, 사업주는 노동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 증진시켜야 한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공간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제반 조건을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노동자는 사업주에게 그런 노동 조건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영국 국가기관인 보건안전청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산재사망 중 적어도 70% 이상이 사업주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인한 것이기에, 대다수 산재사망이 사업주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예방 가능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진국인 영국에서조차 모든 산재사망 중 적어도 70% 이상이 사업주의 과실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한국 산재사망은 거의 모두 기업의 태만과 무책임으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것이 민주노총과 건강관련 시민사회 단체의 지적이다.

외국에서 이뤄진 여러 연구를 통해,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산재사망을 일으킨 기업의 고위 임원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밝혀졌다. 산재예방을 잘 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보다 법을 어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 산재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산재예방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기업 내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산재사망 예방정책이 우선순위를 갖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는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살인기업 명단을 사회적으로 공표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되게 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오늘 살인기업 선정 기자회견에 이어 내일(2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산재사망 처벌 및 원청 책임강화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연다. 또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27일 오후 5시 보신각에서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문화제’를 펼칠 예정이다.

▲ 2013 살인기업 선정식 참가자들이 거대 건설자본을 상징하는 기업가가 화학물질이 든 풍선을 하청노동자, 비정규노동자에게 주고 일을 시킨 후 화학물질이 폭발해 노동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 변백선 기자
▲ 2013 살인기업 선정식 참석자 모두 노동자의 상징물에 헌화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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