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압 진실 밝히라는 유가족 절규마저 체포한 경찰을 규탄한다!”

▲ 지난 25일 오후 故이성수 열사의 유가족인 권명숙 씨가 경찰에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진 채로 긴급 연행되어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가운데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열린 '용산참사 유가족 체포 연행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용삼참사 유가족(故이성수 열사 부인)이 경찰에 체포돼 수감이 채워진 채로 긴급 연행돼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지난해 12월 함께살자 농성촌이 주최한 인도 행진 중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막아선 경찰과의 실랑이를 빌미로 경찰을 폭행했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씌운 것이다.

2012년 11월 3일, 쌍용차 해고자와 용산유가족, 강정마을 주민, 탈핵활동가들은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옆에 농성촌을 세우고 농성을 시작했다. 12월 말까지 매일 평일 점심 때마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했다.

경찰은 정부종합청사 앞까지만 행진 신고를 허용하고 수십 명 병력으로 정부청사 앞에서 길을 막아섰다. 매일 10명 내외 농성촌 행진단은 정부청사 앞에서 막는 경찰을 향해 10여 분 항의한 후 돌아왔다.

2012년 12월 4일, 용산참사 유가족 등 약 10명이 점심 선전을 진행했고, 그날도 10여 분 간 항의한 후 별다른 일 없이 농성촌으로 복귀했다.

2013년 1월 종로경찰서가 용산참사 유가족 권명숙 씨에게 12월 4일 건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경찰폭력 희생자인 유가족이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다며 소환에 불응했고, 어제 연행과정에서 3월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이 밝혀졌다.

▲ 故양회성 열사 부인 김영덕 씨가 "분하고 억울하다. 힘없고 연약한 여성이 어떻게 경찰을 폭행하느냐"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더한 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변백선 기자
권명숙 씨는 어제(25일) 오후 3시 경, 용인에서 운전 중 경찰 검문과정에서 체포돼 성남 중원경찰서를 거쳐 오후 8시 경 종로서로 이송됐다. 밤 12시 경 종로서 유치장에 입감됐고, 용산참사 유가족 등 10여 명은 종로서 로비에서 밤새 연좌농성을 벌였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함께살자 농성촌은 26일 오전 10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유가족 연행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희생당한 이의 가족을 경찰을 폭행했다는 누명까지 씌워 수갑까지 채워 연행한 경찰의 행위는 있을 수 없는 만행이자, 용산참사 투쟁에 대한 보복이라며 규탄했다.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명박정부에 의해 학살당한 유가족을 박근혜정부가 위로하기는커녕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면서 “대한민국 공권력은 인간이길 거부하느냐?”고 묻고 “속히 유가족을 석방하고 용산참사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고 양회성 열사 부인 김영덕 씨는 “갑작스런 연행 소식에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다”고 전하고 남편을 억울하게 비명에 보내고 진상규명을 외쳤을 뿐인데, 힘없고 연약한 여성이 어떻게 경찰을 폭행하느냐?”면서 “우리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더한 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이상림 열사 부인 전재숙 씨도 “힘없는 여자가 경찰 5명을 폭행했다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우리 유가족을 석방할 때까지 여기 자리 깔고 앉을 마음으로 왔다”고 전했다.

▲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공동대표가 '용산참사 유가족 체포 연행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속히 유가족을 석방하고 용산참사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변백선 기자
고 윤용헌 열사 부인 유영숙 씨는 “용산참사 유가족들이야말로 경찰에게 수없이 구타를 당했고 저는 경찰 폭행으로 인해 한 쪽 팔을 못 쓴다”고 말하고 “경찰을 폭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거짓말”이라면서 “민중을 위한 경찰이 아니라 힘없고 약한 국민을 짓밟는 경찰”이라고 비판했다.

오늘 아침 권명숙 씨를 접견하고 나온 서선영 변호사는 “경찰 5명을 폭행했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를 덮어씌워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한다”면서 “변호사로서 합리적 판단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며 오늘 오후에도 조사를 한다는데 속히 끝내고 오늘 중으로 나오셔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계를 대표해 강인성 목사는 “대한민국이 거꾸로 가고 힘없고 약한 사람이 못 살 세상이 됐다”면서 “국민이 분노하고 종교계가 일어서서 사람과 정의를 지키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병우 민주노총 대협국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살인진압의 진실을 밝히라는 유가족의 절규마저 체포한 경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경찰의 만행과 정권의 탄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용산참사 진상규명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하고, 유가족을 석방하고, 김석기를 구속하라”면서 사회통합 외면하고 유가족을 체포한 박근혜정권을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회견을 마친 후 권영숙 씨를 면회했다.

▲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함께살자 농성촌 관계자는 구호를 외치며 유가족 연행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석방을 촉구했다. ⓒ 변백선 기자
▲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긴급 연행된 故이성수 열사 부인인 권명숙 씨를 면회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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