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맞선 숭고한 싸움...우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죽은 것”

▲ 금속노조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장도급ㆍ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 변백선 기자
금속노조가 위장도급·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도 자신들의 싸움을 전태일 열사의 투쟁에 비유하며 “현재 들불처럼 일어나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모든 역량을 지원하며 전력 조직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6월 25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 조직화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노조는 전국 15개 지역지부에 삼성전자서비스 조직화 담당자를 선정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위장도급과 그에 따른 불법파견 소지가 있는 98개 센터 엔지니어 6,300여 명, 직영센터를 포함해 관리와 접수, 자재파트 파견노동자 3,500여 명(추산) 등 총 1만 여 명 노동자를 조직하는데 금속노조는 전 조직의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조직화 사업과 병행해 노조는 민주노총과 위장도급 및 근로자 지위관련 소송 담당 법률가, 야당과 제 민주시민사회단체들과도 연대투쟁을 전개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서비스센터 직원 채용은 물론 인사의 전권을 직접 관리하는 위장도급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대표의 ‘위장도급 중언’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 금속노조가 위장도급ㆍ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금속노조 허재우 수석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금속노조가 위장도급ㆍ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민주노총 주봉희 비상대책위원이 삼성자본 및 박근혜정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허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87년부터 거대자본 삼성을 상대로 한 조직화를 여러 번 시도했고 실패했지만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전하고 “오늘 다시 구체적으로 삼성에 노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면서 “우리 노조는 지난주 중집을 통해 전 지부가 조직화에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했으며, 금속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삼성자본이 그동안 노동자를 상대로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는 말 안해도 다 알 것이며,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위장도급이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면서 “11년 전 냉방시설로 알아주는 굴지의 기업 린나이코리아에서 위장도급을 규탄하며 노조가 6개월 간 파업하며 100여 명이 노숙투쟁을 했지만 결국 각자 사장이 돼 복귀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에서도 개인사업자로 전락시키기 위한 그런 시도가 있을 테지만 금속노조가 적극 방어하고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도 의지를 갖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드르의 선도적 투쟁을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준) 위원장은 “대기업 삼성에서 20년 넘게 말조차 못하는 근로환경에서 일하다 2013년 오늘 우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했고 현재 저희 직원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근로기준법은 최소한 이것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기준이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는 말은 국민을 먹여살리기 때문일 텐데 국민 경제의 책임당사자인 삼성은 직원들을 내몰고 가정을 파괴한다”고 규탄했다.

위 위원장은 “우리는 정당한 땀의 대가를 받기 위해, 부당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어섰고, 삼성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임을 외친다”면서 “직원들이 노조에 많이 가입하고 있는 와중에 사측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탄압하고 겁주고 핍박한다”고 전했다.

“삼성은 우리가 힘없고 약하다고, 과거와 같은 행태를 보이며 짓밟으면 무너질 거라고 잘못 생각한다”고 지적한 위영일 위원장은 “이는 단순히 근로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의와 정의의 싸움이며 숭고한 싸움”이라면서 “우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죽은 것”이라고 선언했다.

▲ 금속노조가 위장도급ㆍ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준) 위영일준비위원장이 경과보고 및 부당노동행위 사례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금속노조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장도급ㆍ불법파견으로 고통받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박근혜정부가 진정 민생정치를 말하고자 한다면 재벌 봐주기 정책을 중단하고, 삼성과 현대차 대자본들이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도록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 변백선 기자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은 “오늘 회견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위장도급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고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원 소송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주체인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해서 자신들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헌법 위에 군림하는 삼성의 무노조경영, 반노조정책을 이번 기회를 통해 파열음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명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현대차그룹만이 아니라 삼성에서도 드러나는 대기업의 불법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하고 “현재 전국 곳곳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가입을 방해하거나 노조 가입 시 업체 폐업과 해고 협박 등 부당노동행위가 심각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과 노동부는 노조가입 관련해 당장 벌어지고 있는 부당노동행위를 즉각 처벌해야 하며, 삼성전자 위장도급·불법파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봐주기식 수사로 그치거나 노동부 수시감독이 위법적 요소를 은폐하거나 호도하는 행위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박근혜정부가 진정 민생정치를 말하고자 한다면 재벌 봐주기 정책을 중단하고, 삼성과 현대차 대자본들이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도록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삼성은 위장도급,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나서라”면서 “정당하고 소박한 요구를 하는 노동자들을 계속 짓밟으려 한다면 금속노조 15만 조합원의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범죄행위 은폐하는 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위장도급 불법파견 삼성자본 규탄한다!”, “실제 사용주는 삼성이다 직접고용 실시하라!”, “위장도급 불법파견 삼성자본 처벌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삼성자본을 향해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이 시작됐음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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