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중 조합원에 농약 살포...금속노조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경주 발레오만도 산업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파괴와 인권유린 폭력사태에 대해 금속노조가 국가인권위원회 긴급 구제를 신청했다.

발레오 사측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농약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6명의 눈과 입에 농약이 들어가고, 3명은 손가락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는 2010년부터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사측의 기획적 노조파괴와 노동탄압에 맞서 4년 째 해고자 복직과 민주노조 복원 투쟁을 해오고 있다.

올해 3월 25일 ‘노동조합 방해활동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고, 회사는 가처분이의신청을 했으나 5월 13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또 5월 30일에는 해고된 지 3년 여 만에 해고자 전원이 부당해고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도 있었다.

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이 지난 7월 9일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보기 위해 들어갔으나, 회사 측은 노동조합 사무실 창문을 모두 쇠창살로 막아놓은 상태였다. 사무실 내 자산비품은 모두 비워져 있었다.

발레오만도지회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자유로운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을 보장하고 사무실을 원상회복하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지회 요구를 수용해 법을 준수하기는커녕 노조 사무실에 대해 단전 단수를 하고, 화장실과 세면장을 폐쇄했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 등 필요물품 반입을 통제하고, 취침을 방해하고, 용역깡패와 CCTV를 동원해 감시행위를 일삼았다. 9일 오후 2시 경에는 용역깡패와 어용노조 간부 및 관리자들을 동원해 몸싸움을 유도하고 노조 사무실에 대한 폭력 침탈을 자행했다.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에서 발레오 사측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농약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해 손가락이 불어져 깁스를 한 조합원의 모습이 보인다. ⓒ 변백선 기자
급기야 지난 7월 11일 오후 3시 경에는 이재원 상무 등 회사 측 다수가 노조 사무실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조합원들을 향해 농약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얼굴에 농약을 맞은 조합원 6명이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또다른 조합원 다수는 손가락이 부러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다.

금속노조는 15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인권위 긴급 구제신청 및 진정을 접수했다.

이시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4년 전부터 노조파괴에 혈안인 발레오만조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 한, 아니 법은 지켰던 그 당시보다도 못한 일을 저질렀다”고 전하고 “인권위는 신속히 조사에 나서 긴급구제를 하고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시연 발레오만도 조합원은 “한라그룹에서 99년 프랑스기업 발레오로 매각됐고 2008년 강기봉 사장이 부임한 후 32개 복지를 축소하고 도발하고 2010년 2월16일 직장폐쇄를 하면서 노조파괴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생계문제로 고통을 겪던 조합원들이 무릎을 꿇고 회사에 복귀했고 해고자 29명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7월 9일 우리가 노조 사무실에 들어가자 사측은 단전 단수를 하고 10일 잔디밭에서 식사하던 조합원들을 향해 농약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신 조합원은 “폭력사태를 일으킨 대표이사가 11일 성명을 발표해 우리를 ‘악의 축’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하고 “노동부와 시청, 회사가 짜고 일으킨 이 반노동자적 사태를 인권위가 철저히 조사해서 시정조치를 내릴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송재학 금속노조 경주지부 DS지회 조직부장은 “10일 점심시간에 우리가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사측이 농약차를 갖고 와서 우리가 말렸지만 도발을 했다”고 전하고 “그것을 말리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4주 간 치료를 요한다”면서 “법을 무시한 채 노동자를 탄압하는, 경영자의 자격이 없는 강기봉 사장에 대해 인권위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이시욱 부위원장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신시연 발레오만도 조합원이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 현장 증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기선 활동가는 연대발언을 통해 “사회 골간인 민주주의의 핵심은 평등인데 노동자라는 존재는 이토록 평등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폭력에 노출돼 외면당하며 탄압받아야 하느냐”고 말하고 ”얼마 전 유인 인권옹호보호관이 왔을 때 인권위는 자신들이 늘 적당한 조치를 취한 듯 거짓말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이곳을 찾는 것은 국가가 제대로 된 역할을 여전히 촉구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발레오 사측의 노동자들에 대한 행위는 생명권, 건강권, 신체의 자유와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독극물인 농약을 살포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는 반인권 폭력행위이자 사람의 생명에 결정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살인미수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역 한 사람이 예전에 허리수술을 받아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것을 마치 이 사건으로 인해 조합원들 때문에 다친 것처럼 꾸며 고소하겠다는 내용, 회사 측 노무과장이 조합원들을 개로 표현하면서 강기봉 사장에게 ‘제가 패도 돼요? 개값 물어주실래요?’라고 하자 강기봉 사장이 ‘개값이야 얼마든지 물어주지’라고 답하는 내용 등이 긴급 구제신청 및 진정서에 있다”고 전했다.

이시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금속노조는 오늘 반인권 살인폭력의 책임자 발레오만도 사장 강기봉, 무대책 직무유기 책임자 포항고용노동지청장 유한봉, 폭력방조 수수방관 책임자 경주경찰서장 원창학 등 3인을 피진정인으로 해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신청 및 진정을 접수한다”고 전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국가인권위는 경주 발레오만도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주지해 즉시 전면적인 조사와 즉각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회사 측의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정당한 우리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회견 직후 국가인권위를 방문해 경주 발레오만도 노조파괴와 인권유린 폭력사태 관련 내용을 담은 긴급 구제신청과 진정을 접수했다.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긴급구제신청 및 진성서 접수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금속노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경주발레오 노조파괴 인권유린 폭력사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경주 발레오만도 산업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파괴와 인권유린 폭력사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긴급 구제를 신청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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