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감옥 280일, 불법의 대명사 정몽구에게 더 이상 관용 없다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오는 7월 20일 전국에서 100대의 희망버스와 희망열차가 울산으로 가서 현대자동차(주) 정몽구 회장을 만난다.

현대차 희망버스 출발을 이틀 앞두고 희망버스 기획단이 하늘 감옥 280일,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 3년째, 불법의 대명사 정몽구에게 더 이상 관용은 없다며 희망버스를 타고 가서 공장 안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경고했다.

현대차 희망버스(7월20~21일)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11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기획단은 지난 15일 자결한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의 명복을 비는 것으로 회견을 시작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이 (주)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과 윤갑한 사장 앞으로 오늘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대법원 판결 3년, 고공농성 280일 불법파견 인정 정규직 전환을 위한 면담 요청’이란 제목의 이 공문을 통해 기획단은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 대표자들과 현대자동차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공문에서 오는 7월 20일 오후 7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현대자동차(주) 정몽구 회장이나 윤갑한 사장을, 백기완·홍세화·민교협 백도명· 민변 권영국·민주노총 위원장 등 희망버스 참가자 대표단이 만나자고 촉구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300일 가까이 철탑에 매달려 있는 노동자들이 이제는 내려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에 참여한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 대표자들은 현대자동차(주) 책임자를 만나 면담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문기주 정비지회장이 현대차 희망버스를 같이 하자는 피켓을 들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창근 희망버스 기획단 언론팀장은 “20일 우리가 공장에 들어가겠다는 것이 이번 희망버스의 핵심”이라면서 “더 이상 불법을 용인할 수 없으며 우리는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전 3년 전부터 희망버스를 탄 사람인데 이번에도 여러분과 함께 울산으로 달려가려 한다”고 전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몽땅, 한반도가 몽땅 희망버스가 돼서 자본의 횡포를 막아야 하며, 여기 오기 전에 여러분 마음을 울릴 만한 시를 한 수 썼다”면서 자신이 쓴 시를 낭송했다.(시는 맨 아래 박스 참조)

양성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또 한 동지가 안타깝게 희생됐고 이는 명백히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죽인 것”이라고 말하고 “국정원이 불법 선거개입을 해서 대통령직을 찬탈해 이 사회에도, 현대차 공장에서도 민주주의는 멈춰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일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희망버스 사수를 결의할 것이며 7월20~21일 희망버스를 타고 멈춰선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다시 꺼내올 것”이라면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연대동지들에게 죄송하며, 이번 희망버스를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와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양성윤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박현제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현제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은 “7월 12일 금속노조 총파업 지침에 따라 울산공장에서 파업을 벌이다 우리 지회 이진환 선전부장이 1번 3번 흉추뼈가 골절됐는데 신경이 지나는 부분이라 수술도 못하고 7개월 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하고 “박정식 동지가 자결한 후 분회에 분향소를 차린 지 하루 만에 사측이 싹 쓸어갔다”고 분개했다.

박 지회장은 “법을 이행치 않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현실이 더 아프다”고 말하고 “희망버스를 통해 철탑 위의 두 동지가 살아서 내려올 수 있게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정진우 진보신당 부대표도 이번주 토요일 울산에서 가서 당당히 투쟁하자고. 이 시대 가진 자들과 주류들이 말하지 않는 것, 숨기고자 하는 것들을 당당히 말하고 드러내자고 결의했다.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불법이 판치는 현대자동차에 정의를 전하기 위해 울산으로 간다”고 전하고 “법 위에 군림하는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탐욕과 불법과 사리사욕을 끊어내기 위해 우리는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주)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과 윤갑한 사장 앞으로 오늘 보낸 '대법원 판결 3년, 고공농성 280일 불법파견 인정 정규직 전환을 위한 면담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반칙을 넘고, 불법을 꺾는 현대차 희망버스 종합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회견 장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밤을 먹고 사는 밤의 짐승

백기완

아, 어이해서 나에겐
허구허날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밤만 있는 걸까 깨어나도 밤 가도가도 밤
죽어라하고 반딧불이처럼 숲을 찾아들면
아, 하늘도 몽땅 밤이던가 한여름인데도
검뎅이 같은 시커먼 눈이 내려 웅크리는데
거머리들이 숨 쉴 피도 없이 이 삐꺽이한테
피를 내놓으란다

하는 수 있는가 다 먹으라고 입을 벌리자
덥석 들어오는 걸 냉큼 씹으며 생각했다
아, 그렇구나 밤을 사는 길도 있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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