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정몽구, 누구에게 불법 덮어씌우나...왜곡보도 재벌·언론 책임 물을 것”

 

▲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시민사회가 왜곡보도와 공안몰이 등 희망버스 탄압 중단과 정몽구회장 즉각 구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이 23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시민사회 각계각층 공동주최로 열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그동안 현대차 불법파견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던 매체들이 이번 희망버스에 대해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희망버스가 불법과 폭력을 일삼았다는 내용 일색이며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이 없다.

검경의 공안몰이도 시작됐다. 경찰청은 화상회의를 열고, 노동부도 대책회의를 열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공표하며 현대차 재벌을 옹호하고 나섰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00여 명이나 부상을 입었고 그 중에는 수 개월 치료를 요하는 중상자도 있지만, 현대차는 용역과 관리자 80여 명의 진단서를 끊어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듯 왜곡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러한 언론보도 행태와 공안몰이가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가 10년 간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됐고,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는 사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 백기완 통인문제연구소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시민사회는 “‘대법원 불법파견,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3년을 넘겼다”고 말하고 “폭력의 숙주 현대자동차가 누구에게 불법을 말하고, 불법이 제왕 정몽구 회장이 누구에게 불법을 덮어씌우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왜곡보도 중단! 공안몰이 중단! 현대차는 불법파견 인정하고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즉각 실시하라”면서 “쇠파이프, 술판 난장... 운운하며 왜곡보도를 일삼는 재벌과 보수언론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범법자 정몽구가 희망버스를 범법자라고 하는데 웃기지 말라”고 말하고 “60년도 전에 경찰이 마산고등학교 학생 김주열 군을 죽이고 눈에 최루탄을 박고 돌멩이를 매달아 바다에 빠뜨린 것이 드러나면서 거대한 항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럴 때 우리가 요만큼도 흔들려선 안 되고 권력과 재벌과 깡패와 양아치가 하나가 돼서 만들어낸 총폭력에 맞서 우리도 총력을 다하면, 4.19 때처럼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우리가 이길 수 있음을 역사적으로 증언한다”고 격려했다.

▲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번 희망버스에 많이 참가했고, 조중동 보수언론들이 스스로 쓰레기임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희망버스를 폄하하고 왜곡하며 사실이 아닌 것을 포장해 희망버스에 참가한 국민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마치 폭도인 것처럼 테러집단인 것처럼 호도한다”고 규탄했다.

이 부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검경과 노동부는 대책회의를 열어 구속수가 원칙 운운하면서 10년 간의 사내하청 문제, 3년 전 대법이 판결하고 노동위와 노동부조차 불법이라고 판정한 문제에 대해 대기업 재벌 정몽구에 대해서는 말을 안한다”면서 “우리 손으로 선출한 민주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 첫 일성이 희망버스와 민주노총 결의대회”였다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굴하지 않고 더 힘차게 싸울 것이며 이후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방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는 “인권침해감시단의 일원으로 희망버스 현장을 목격했다”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는 사병으로 고용된 용역들이 사업장을 완전히 치외법권 지역으로 만들었고 우리가 정문에 접근하자 현대차 복장을 한 건장한 그들이 떼거리로 쏟아져나와 욕부터 시작했으며 공권력조차 접근이 자유롭지 않은 완벽한 범죄소굴이라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권 변호사는 “희망버스는 이 불법 사태의 몸통인 현대차 정몽구 회장아 법 위에 군림하며 법을 안 지키는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말하고 “불법의 소굴에서 사병을 길러낸 현대차에는 심각한 폭력이 내재해 있으며, 경제단체 등 집단들과 언론은 이를 호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 민변 권영국 변호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회견 참가자들은 “박근혜 정권은 공안몰이 중단하라!”, “범법자 정몽구를 즉각 구속수사하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외치며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불법에 눈감고 희망버스를 탄압하는 보수언론과 공안몰이는 규탄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인권침해감시단은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를 만들어 이날 회견에서 배포했다.

인권침해감시보고서는 현대차 희망버스가 시작된 배경, 희망버스 출발 계획 발표 이후 경과, 7월 20~21일 희망버스 진행 및 시간대별 경과, 용역 폭력과 경찰 대응 등 집회 현장에서의 문제 등을 컬러 사진과 함께 상세히 기록했다.

집회 현장에서 용역은 법의 범위를 벗어난 폭력적 장비를 사용했고, 소화기와 소화전을 사용해 지속적 분사와 투척행위를 일삼았다. 경찰은 경비용역의 폭력을 방관한 것은 물론 부적절하고 과도한 경찰력을 행사했다.

보고서는 커터칼과 곤봉을 소지한 경비용역, 죽봉 끝에 커터칼과 낫으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물체를 단 모습, 경비용역이 소지한 죽봉 끝이 날카롭게 깎여 있고 낫을 든 모습, 용역이 든 날카로운 물건에 살점이 15cm 베인 상처, 손등이 패인 상처, 경비용역의 곤봉에 맞아 다친 상처 등 사진을 담고 있다.

또 사람을 향해 근접거리에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 얼굴에 대고 소화전을 살수하는 모습, 소화기 사용을 제지하는 경찰간부를 향해 소화기를 던지는 경비용역, 취재진을 향해 소화기와 소화전을 분사하는 모습, 소화기 분말과 경찰의 폭력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희망버스 참가자의 모습 등도 보고서에 실렸다.

▲ 인권침해감시단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에서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를 만들어 희망버스 징행 및 용역 폭력과 경찰 대응 등 집회 현장에서의 문제 등을 알렸다. ⓒ 변백선 기자
▲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참가자들이 인권침해감시단이 배표한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를 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의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 설명에 이어 민교협 백도명 대표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살리러 간 것이 희망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철탑 위에 있는 사람들이 무사히 내려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그 답이 바로 희망버스”라고 강조했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맨몸으로 투쟁을 벌이고 목숨을 내던지고 있으며 권력과 자본이 깡패를 동원해 노동자 생명을 위협하고 앗아간다”면서 “울산 철탑 위에 까치집에서 두 노동자가 280일 넘게 매달려 있으며 이는 인내하거나 감당하지 못할 사람 양심의 끝자락”이라고 말하고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탄압한다면 정몽구 자본과 박근혜 정권은 온전치 못한 괴멸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사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대차 희망버스에 탑승한 노동, 학계, 법률, 학생, 시민사회, 문화예술 등 각계각층 4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 없이 희망버스는 중단되는 일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공은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갔다”면서 “현대차가 불법을 인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까지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못박고 “박근혜정부가 현대차와 정몽구회장이 10년 이상 저질러온 불법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희망버스 행렬은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현대차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각계각층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 변백선 기자

※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 파일을 첨부합니다. 7월20~21일 현대차 희망버스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상황이 궁금한 분들은 이 파일을 다운받아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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