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원상회복·해고자 전원 원직복직 쟁취...“현장 재건하겠다”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 종탑에서 202일 동안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왼쪽) 위원장 직무대행과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 종탑에서 202일 동안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서비스연맹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지부가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하고 해고자 전원복직을 쟁취했다. 재능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거리농성투쟁을 시작한 지 2076일, 종탑 농성 202일 만이다.

재능교육 노사는 지난 23일 오전 9시 잠정합의안을 내왔으며, 재능교육지부는 25일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잠정합의한을 가결했다. 투표율은 75%, 찬성율은 88.9%다. 재능교육지부와 재능교육 사측은 26일 오후 4시 혜화동 본사에서 합의안 조인식을 가졌다.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오수영·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농성을 해제하고 무사히 내려왔다. 이 여성노동자들은 지난 2월 6일 종탑 고공농성에 돌입해 오늘까지 202일 간 혹한과 폭염,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농성을 벌여왔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과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이 종탑에 올라 오수영·여민희 조합원을 부축해 내려왔고,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이들을 맞이했다. 농성자들은 꽃다발과 ‘202’라고 적힌 축하케익을 받으며 눈물을 흘렸다. 신 위원장은 이들을 얼싸안으며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했다.

혜화동성당 앞에서 오수영 재능교육지부 위원장 직무대행은 “그동안 정말 힘들었고 힘들었던 일들은 모두 넘겼다”고 말하고 “이제 우리 앞에는 현장으로 돌아가 노동조합을 복원하고 투쟁을 시작하는 것이 남았다”고 밝혔다.

여민희 재능교육지부 조합원은 “일단 쉬고 싶고 씻고 싶다”고 말하고 “우리 조합원들이 같이 모여서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면서 “웃으며 내려올 수 있어 기쁘고 고맙고 그동안의 관심과 지지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고 유득규 집행위원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고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200일이 넘는 기간동안 있었던 종탑을 계속 올려다 봤다. ⓒ 변백선 기자
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는 26일 오후 3시 오수영·여민희 조합원이 종탑에서 내려온 직후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능교육투쟁 승리를 축하하고, 종탑 고공농성자를 환영했다. 지부는 그동안의 투쟁경과와 이번 합의안 도출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끈질기게 싸웠다 그리고 이겼다”,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복직 우리가 승리했다”는 승리의 목소리가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울려퍼졌다.

황창훈 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랜 투쟁 끝에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 금요일 새벽까지 노사가 잠정합의를 했고 어제 조합원총회에서 가결시켰다”고 전하고 잠정합의안 내용을 설명했다.

황 직무대행은 “이 합의내용을 갖고 승리다 패배다 단정짓지 않겠지만 학습지노조는 끈질기게 싸워서 감히 우리 투쟁을 승리했노라 말한다”면서 “미흡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장에 돌아가 단협을 갱신할 것이며 위장사업자란 오명을 벗고 노동자로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종탑에서 내려온 두 동지를 가슴 뜨겁게 반갑게 맞는다”고 말하고 “재능교사들의 승리를 위해 서비스연맹과 서울본부, 그 외 수많은 이들이 오랜 기간 연대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노동자는 노동자일뿐 노동자 이름 앞에 특수고용, 비정규직, 사내하청이란 이름은 필요치 않다”면서 “오늘 투쟁 승리 발판으로 이 성과를 재능교사들만의 것으로 그치지 않도록 민주노총은 오는 10월 특수고용·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위한 노동법 2조 개정투쟁에 나서 이 땅 1700만 노동자의 승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고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고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누구에겐 너무나 당연한 노동3권인데, 누구에겐 단협을 갖기 위해 길바닥에서 2076일을 투쟁하고 202일 간 종탑농성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말하고 “두 동지를 건강히 맞으며 반드시 이겨 내려오게 하겠다던 약속을 완벽하지 않지만 지켰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또 “정말 소중한 성과이며 이 특수고용노동자 유일의 단협이 250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실을 파헤쳐 신음하는 250만 특고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6년을 싸우고 종탑에서 200일 넘게 농성해 합의를 쟁취한 것이 기쁜 반면 6년 간 길바닥에서 비닐을 덮고 농성을 하고 종국에는 종탑농성을 200일 넘게 해서 요구를 관철시킨 것이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이 본부장은 “재능교육은 노사관계에서 노동자를 적으로 보지 말고 진정한 파트너로 삼아야 하며 근로조건과 임금 등 문제에서, 또 노조활동 과정에서 탄압하지 말고 배려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 사회 많은 노동탄압 사업장들이 있는데 재능 합의를 기반으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정말 자랑스럽고, 무탈하게 건강하게 또 무엇보다 안전하게 내려와줘서 우리 곁에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고 “재능교육지부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운동사에 역사적 한 획을 그은 노동조합”이라고 치하했다.

이 소장은 “단체협약 원상회복, 고 이지현 조합원을 복귀시킨 것, 또 유예가 아니라 즉각 전원 원직복직을 쟁취한 것은 정말 큰 성과”라면서 “이제는 법제도를 완비해서 특수고용·간접고용 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이용길 노동당 대표, 정희성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문정원 정의당 부대표도 재능교육지부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 얻은 소중한 승리를 축하하고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안의 고공농성을 마무리 했다. ⓒ 변백선 기자
종탑에서 내려온 두 여성 노동자도 투쟁 승리를 자축하고 그동안 재능교육 투쟁에 연대하고 함께 해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수영 재능교육지부 위원장직무대행은 “지난 2월 어두운 종탑에 오르며 뚜껑이 안 열리기를 빌었지만 결국 문을 열었고 종탑에 우리를 가뒀다”고 말하고 “2076일 간의 상처와 분노, 연대와 투쟁의 소중한 성과물로 승리를 안았다”면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조합원들을 종탑농성으로 모아냈고 노조와 재능교육은 결국 단협 원상회복에 합의했으며 부족한 것은 현장을 조직하며 채워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 직무대행은 “소중한 연대를 잊지 않을 것이며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힘을 준 이들에게 정말 고맙다”면서 그동안 재능교육투쟁에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민희 재능교육지부 조합원은 “제 손으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었고 누군가 올려준 밥을 먹고 누군가 찾아와야 만나며 그렇게 202일을 보냈다”고 말하고 “2075일 전 여기서 사측에 폭행을 당해 아픈 옆구리를 움켜쥐고 비닐 한 장 덮은 채 밤을 새웠고, 202일 전 종탑에서 침낭과 핫팩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2076일 농성의 마지막이고, 202일 종탑농성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설레고 착잡하다”면서 “이제 나도 해고자가 아니고 재능선생님이구나 싶어 기쁘면서도 현장에 돌아아갈 것을 생각하니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고 이지현 조합원의 이름을 되찾아줄 수 있어서, 단협을 원상회복시키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오수영, 여민희 조합원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덩 종탑에서 202일 동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 한 가운데 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가 해고자 전원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 등 노사간 합의문 조인식을 갖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잠정합의 내용

1. 회사와 재능교육지부는 2008.10.31자로 해지한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한다. 회사와 재능교육지부는 복귀 후 즉시 교섭을 시작하고, 2013. 12.31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2013.12.31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합의된 조항으로 단체협약을 우서 체결하고, 미합의 조항에 대해서는 이후 교섭을 통해 보충협약을 체결한다.

2. 월회비정산제도는 복귀 후 노사가 협의하여 합의서 체결일 기준으로 3개월 이내에 개선한다. (-)월 순증수수료와 하절기지원금은 복귀 후 우선 논의한다.

3. 회사는 고 이지현 조합원을 포함한 해지교사 12명 전원을 즉시 복귀시킨다.
-해지교사는 해지 당시 지국으로 복귀한다.(이사했을 경우, 인근 지국으로 복귀)
-관리지역은 해당지국 교사의 평균과목수를 고려하여 공정하게 배정한다.
-누계순증수는 해지 전월과 당월 발생한 퇴회수의 50%를 차감하여 산정한다.

4. 현 사태와 관련하여 발생한 모든 고소고발에 대해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상호불원탄원서를 제출한다.
-합의서 체결일(2013.8.23) 이전에 발생한 모든 사안에 대해서는 일체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하지 않는다.

5. 회사는 재능교육지부에 생활안정기금 및 노사협력기금으로 2억2천만원을 지급한다.

<부속합의서>
-주내용 1. 단협은 10월1일부터 시작. 금전은 9월16일까지 지급한다
            2. 해지자 재계약은 9월1일~30일까지.
            3. 고 이지현 조합원 관련 9월 30일까지 마무리.
            4. 인터넷 등 상호비방자료 삭제 등 이행일 관련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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